제주, 나흘째 상괭이 사체… 해결책은? "탈출장치 의무화"
제주, 나흘째 상괭이 사체… 해결책은? "탈출장치 의무화"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1.12.10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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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양생물 보호 프로젝트3.
그물 걸려 질식사하는 상괭이, 멸종위기 직면
해결책은? "혼획저감장치 설치 의무화해야"

4일 연속 제주 해안에서 상괭이 사체 발견
겨울철 발견되는 사체, 전체의 70% 이상 

해양수산부는 '상괭이 보호'를 위해, 인강망에 혼획저감장치를 설치할 것을 권장한다. (사진=해양수산부 블로그 이미지 갈무리)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지난 7일 화요일부터 10일까지, 4일 연속 제주에서 해양보호생물 상괭이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올해 제주 해안 발견된 상괭이 사체는 총 32마리. 이중 78%(25마리)가 겨울철(1~3월, 12월)에 집중적으로 발견되었으며, 모두 불법 포획의 흔적은 없었다.

이는 추자도 조기잡이 등 제주 북부 안강망 어선의 조업이 활발해진 것과 관련이 있다. 포유류인 상괭이가 대형 그물인 안강망에 걸린 채 빠져나가지 못해 질식사하고 있는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올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견되는 상괭이 사체 중 65% 이상이 ‘혼획’에 따른 죽음이다. 안강망으로 조업하는 과정에서 먹이 활동을 하던 상괭이가 함께 포획되는데, 그물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서 실시한 '서해 상괭이 개체수 추정 결과'에 따르면,  2005년 상괭이 개체수는 3만 6000마리였다. 하지만 2011년에는 1만 3000마리로 줄어 6년간 64%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후 상괭이 사체가 매년 발견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국내 남은 상괭이 개체수는 1만 마리 이하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결국 인간의 ‘어업’ 활동 자체가 상괭이 멸종위기를 불러온 상황. 해결책은 없을까.

해양생물 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의 조약골 공동대표에게 자문을 구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상괭이 탈출장치 규격 정하고 있지만...
"강제성 없다면, 효용성 기대 어려워"

상괭이 모습. (사진=국립수산과학원 블로그)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대표에 따르면, 상괭이 지키기를 위한 ‘현실적인 대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보호책 마련 △현황 파악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보호책 마련에 대한 이야기를 우선 하겠다.

조 대표는 상괭이가 안강망(대형 그물)에 걸리더라도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는 '탈출장치 의무 설치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3월 17일부터 ‘해양포유류 혼획저감장치에 관한 고시’를 제정하고, 시행하고 있다.

이 고시는 혼획으로 질식사하는 상괭이 등 해양포유류 보호에 목적이 있다. 어구에 포획된 상괭이의 탈출을 돕는 ‘혼획저감장치 규격’이 ‘법제화’됐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문제는 ‘혼획저감장치(상괭이 등 해양포유류 탈출장치, 이하 ‘장치’) 설치’가 현행법상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점이다.

해당 고시 제1조(목적)에 따르면, “이 고시는 해양포유류 혼획저감장치의 설치가 필요한 어업에 대하여 혼획저감장치의 구성, 어구의 그물코 규격 및 사용 시기 등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즉, 해당 고시는 장치의 규격, 사용시기 등을 정하는 것에 목적이 있을 뿐. 장치 설치를 장려하거나, 강제하는 성격과는 거리가 멀다.

이에 어민은 혼획저감장치를 설치하지 않고 조업활동을 하더라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자발적으로 장치 설치에 나서는 어민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어민들은 어획량 감소를 우려해 장치 설치를 꺼리고 있다. 

안강망에 설치하는 '해양포유류 혼획저감장치' 구성도. (사진=국립수산과학원) 

해양포유류 혼획저감장치는 큰 기술을 요하는 성격의 장치가 아니다. 기존 어구에 해양포유류가 탈출할 수 있도록 구멍을 뚫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기존 어구에 없던 구멍을 새로 뚫는다는 것은, 어민 입장에서는 ‘잡은 물고기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는 셈’이 된다.

다만, 조 대표는 이 같은 어민들의 우려가 "오해에서 비롯된 부분이 크다" 말한다.

조 대표는 “혼획저감장치 설치로 인해 소실되는 어획량은 약 5% 내외”라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어민들이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고 장치를 설치해준다면, 많은 상괭이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테다.

12월 10일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서 발견된 상괭이 사체. 죽은 지 7~8일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되며, 불법 포획의 흔적은 없었다.

하지만 현재 상괭이가 직면한 멸종위기 문제는 '적색' 경보가 켜진 상황. 매우 심각한 상태다. 이에 어민들의 협조만을 바라며,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이렇기에 조 대표는 "혼획저감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해양포유류 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시각은 전문가들 또한 동의하는 분위기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2020년 12월 발표한 ‘해양포유류 보호에 관한 수산업 대응 방안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제언이 등장한다.

“개별 법령에서 각각 필요에 따라 규정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해양 포유류의 보호를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법률을 정비해야 할 것인지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입법의 목적이 무엇인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데, ‘해양포유류의 보호’라는 입법 목적을 담을 수 있는 현행 법률은 무엇이고, 개정을 통해서 이와 같은 입법 목적이 달성 가 능한지에 대한 검토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현행 법률’에서 어떤 부분을 추가하고, 수정해야 하나.

기사는 이어진다.

한편, 상괭이는 예부터 ‘쇠물돼지’, 곱시기’라는 별명으로 불려온 토종 돌고래종이다. 눈과 입이 사람의 웃는 모습을 닮아 '웃는 고래'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환경오염, 무분별한 어획 등으로 점차 개체수가 줄어 현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의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상태다. 이에 2016년 우리 정부(해양수산부)는 상괭이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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