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53 (금)
교육감이 말했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숙의형 공론과정 필요해"
교육감이 말했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숙의형 공론과정 필요해"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1.12.22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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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역행하는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 사업13.

이석문 교육감 송년 기자회견,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 관련 질의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문제, 숙의형 공론과정으로 해결 방안 찾아야"
12월 22일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교육부 소유 토지에 대한 수용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 중인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과 관련,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서귀포 시민들의 숙의형 공론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12월 22일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송년 기자회견을 가진 이석문 교육감은 최근 제주도가 발주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에 이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이란, 총 길이 4.2km, 왕복 6차로의 대규모 도로사업이다. 도로 예정지와 인접한 곳에는 제주유아교육진흥원, 서귀포도서관 등이 존재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왕래가 잦은 곳에 6차로 개설이 예고되며 학생 안전과 학습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제주도교육청은 꾸준히 ‘지하차도’ 혹은 ‘우회도로’ 등 다양한 방안을 제주도 측에 제의해왔다. 하지만 제주도는 모두 거절 의사를 내비쳤고, 현재 도교육청과 협의 없이 우선 공사 발주를 고시한 상태다.

문제는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은 교육청과 협의 없이 완공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있다.

해당 사업 예정지에는 교육부 소유의 토지가 존재한다. 4.2km 구간 중 350m 가량이 교육부 소유다. 그리고 해당 토지에 대한 관리, 사용권을 이임 받은 제주도교육청 측은 지상도로 개설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밝힌 아이들의 안전과 학습권 침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교육벨트인 서귀포학생문화원 등 4개 기관 바로 앞을 통과할 6차선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미디어제주
서귀포시 교육벨트인 서귀포학생문화원 등 4개 기관 바로 앞을 통과할 6차선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미디어제주

22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석문 교육감은 중요한 사실 하나를 알렸다. 당초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계획은 “폐쇄”가 유력했었고, 도로가 개설된다 하더라도 “지하차도” 방안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는 것이다.

이 교육감은 제주유아교육진흥원이 들어설 당시, 교육상임위 소속으로 각종 논의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특히 제주유아교육진흥원 설립 예정지 인근에 “도시계획도로 구획선(지금의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 예정지)”이 있어 안전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주유아교육진흥원은 도시계획도로 구획선 위치에도 불구, 현재 위치에 들어서게 된다. 이유는 해당 도시계획도로의 경우, 시행 이전에 폐기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었다.

이 교육감은 "당시 제주도의회 서귀포 지역구 의원들과 함께 '구도로(도시계획도로 구획선)가 폐쇄될 것'이라고 이야기 했고, '만약 도로가 개설된다면 지하로 가면 된다'"라는 내용으로 협의를 마친 바 있다고 회상했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시민들'은 기자회견과 세미나 등을 개최하며 무차별적인 도로 확장이 아닌, 자연과 어우러지는 도심을 바라고 있다.
제주도내 주민으로 구성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사람들'은 기자회견과 세미나 등을 개최하며 무차별적인 도로 확장이 아닌, 자연과 어우러지는 도심을 바란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간은 흘러 2021년 12월, 과거의 약속은 파기된 채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이 진행 중인 상황.

이에 대해 이 교육감은 “서귀포시 도시계획도로 사업예정지에는 유아체험관, 도서관, 외국어학습관, 학생문화원 등이 있다”며 “(학생들이 오가는 시설이) 밀집한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도로사업으로 인해 아이들 안전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다.

또 이 교육감은 “여러분도 가서 보면 알겠지만, 도로가 건물하고 바로 붙어서 생길 예정”이라며 “인도조차 만들기 쉽지 않은 범위”에서 도로사업이 진행 중인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교육감은 “안전한 통학길에 대해 쉼 없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학생 안전에 대한 문제가 충분히 논의되면서 방법을 찾을 수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점을 피력했다. “서귀포 시민들이 주체가 되는 숙의형 공론화 과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관련해 이 교육감은 “'숙의형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사회적) 합의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 라는 생각으로, 제주도에 요청을 했지만, 수용이 잘 되지 않고 있다”며 애로사항을 전했다.

주민과 학생들의 삶에 밀접한 영향을 미칠 도로사업. 이에 대한 공론화 요구를 제주도가 거부하는 이유는 뭘까. 막상 도교육청과의 협의 없이는 사업 완료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말이다. 

이에 서귀포시 도시계획도로와 관련한 논란은 2022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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