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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아~ 맘껏 불러보자! 제주어 노래!
아이들아~ 맘껏 불러보자! 제주어 노래!
  • 미디어제주
  • 승인 2022.01.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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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애리 제라진소년소녀합창단 단장 겸 지휘자
제주어 보존을 위한 등 공간 마련 근거 기대감 ‘솔솔’
이애리 제라진소년소년합창단장.
이애리 제라진소년소년합창단장.

제주어로 노래하는 어린이소년소녀합창단을 운영하면서 ‘제주어’하면 떠오르는 생생한 기억이 하나 있다. 지난 2019년 한글날 아침, 제주어 특별공연을 위해 공연장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의 일이다. 기사님께서 이른 아침부터 왜 공연장에 가느냐는 질문을 해 오셨다. 그래서 세계토착어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제주어 공연하러 간다고 설명드렸다. 수고한다는 말 대신에 돌아온 질문은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왜 그곳에서 제주어 특별공연을 하죠? 제주에는 제주어 기념관이나 박물관은 없습니까?”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렇다. 제주어를 보존하기 위한 공간이 있으면 그곳에서 제주어 공연을 하면 될 텐데 일반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느냐라는 물음이었다. ‘제주어가 소중하다면 제주어를 보존하기 위한 공간이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뜻이었다.

우리는 누구나 제주어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제주어를 보존하기 위한 조례도 만들어지고 제주어의 독창성을 연구하는 학술사업이나 행사도 개최한다. 제도를 만들고 제주어의 특성을 연구하는 행정이나 연구자의 역할도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뭔가 하나 빠진 느낌이 든다. 과연 제주어 보존을 위한 주체가 누구인가라는 것이다. 제주어가 오래도록 살아남기 위해서는 보존의 주체가 중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보존의 주체를 다르게 이야기하면 그 말을 사용하는 사람이 누구냐 하는 것이다.

실제 소멸위기 정도에 대한 판단도 ‘언어를 사용하는 집단이 특정계층에 머물고 있는가’ 아니면 ‘다양한 계층에서 사용되고 전승되는가’ 여부를 놓고 판단한다.

이처럼 제주어 보존을 위해서는 생활 속 제주어 사용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그때 기사분의 말씀처럼 제주어로 소통하는 공간이 있었다면 제주어 이용자인 도민과 다양한 보존 정책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날 아침에 질문을 받은지 3년, “제주어 육성과 교육, 홍보 등을 위한 공간 마련의 근거를 만드는 조례개정을 추진한다”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제주어를 체계적으로 전승하기 위한 공간, 도민과 함께 제주어와 제주문화를 이야기하는 상설 공간이 조성된다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이제 한걸음 더 나아가서 그 공간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했으면 한다. 아마 그 기준은 제주어 보존을 위한 주체는 누군가에서부터 출발해야지 않을까 싶다. 우리 제라진 합창단을 비롯한 많은 제주의 아이들이 맘껏 제주어로 노래하는 공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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