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소한 친절에 도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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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제주
  • 승인 2022.01.0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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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귀포시 여성가족과 김고운
서귀포시 여성가족과 김고운
서귀포시 여성가족과 김고운

실무수습으로 배치되어 첫 출근을 한 일이 벌써 작년이다. 어느새 2022년 새해가 밝았다. 남다른 계획을 세워 보겠다며 준비한 다이어리를 펼쳐보았더니 첫 장에는 이런 질문이 쓰여 있었다. 올해 가장 도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요?

진부하다면 진부한 그 질문이 새삼스러운 동시에 부담스러웠다. 답을 적지 못하고 다이어리를 덮었다. 내가 도전하고 싶은 일이 뭐가 있을지 한번 고민해 보기로 했다. 거창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면 뭐든 좋을 것 같은데...

지난해를 되돌아보니 보람을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었다. 나는 작년부터 출근길 버스에서 초등학생 남매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오빠와 동생으로 보이는 둘은 버스에 타면 함께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찾는데, 아이들이 버스에 탈 즈음에는 내 옆자리를 포함한 모든 자리가 꼭 한 자리 씩만 비어있다. 둘이 떨어져 앉아야 하는 것이다. 나는 아이들이 버스에 타는 순간 자리에서 일어나 두 자리를 비워준다. 둘이 목적지까지 함께 앉았으면 해서다. “여기 와서 둘이 같이 앉아.”라고 친절하게 얘기할 수 있는 넉살 좋은 어른은 아니기에, 나는 자리만 남기고 조용히 내리는 문 쪽으로 도망가 버린다. 빈자리를 발견해 함께 앉은 아이들을 확인하면 뿌듯해져서 출근길이 즐겁다.

눈에 띄는 일은 사양하고 싶은 소극적인 나에게는, 이런 작은 배려조차 꽤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다. 오지랖을 떠는 것으로 보일까 하는 염려에도 불구하고, 행동에 옮기고 나면 뿌듯함은 배로 찾아온다. 사소한 일에서 오는 보람이 의외로 크다. 다이어리 첫 장을 다시 펼쳐서 이렇게 적어야겠다. 새해에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소한 친절을 베푸는 도전을 하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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