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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굿 윌 헌팅'…최민식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3월 극장가 깨울까
한국판 '굿 윌 헌팅'…최민식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3월 극장가 깨울까
  • 미디어제주
  • 승인 2022.02.2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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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박동훈 감독과 주역들[사진=쇼박스 ]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박동훈 감독과 주역들[사진=쇼박스 ]

 

"한국판 '굿 윌 헌팅'이다."

지난 2월 22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진행된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감독 박동훈) 직후 들려온 관객들의 소감이었다.

영화 '굿 윌 헌팅'은 1998년 개봉해 할리우드는 물론 세계 전역을 휩쓴 '명작' 중의 '명작'이다. 불우한 반항아 '윌'(맷데이먼 분)이 스승 '숀'(로빈 윌리엄스 분)과 만나 수학을 매개로 위안을 받고 변화해가는 모습을 담았다. 많은 영화 애호가가 '인생 영화'로 꼽는 작품이며, 한 번쯤은 지나쳐 봤을 법한 유명한 영화다.

배우 최민식도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한국판 '굿 윌 헌팅'이 될 것이라 자신했었다.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의 이야기가 한국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 희망을 안겨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입시 경쟁, 남북 관계 등 한국적인 상황과 정서를 입고 조금 더 '우리 식'대로 꾸며졌다. 세계를 놀라게 할 정도로 천재적인 수학자지만 과거의 상처로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아가는 수학자와 치열한 명문고에서 살아남는 게 위태롭기만한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의 모습은 곪아있는 사회 문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핵심은 영화의 무게 중심을 잡아준 배우 최민식의 힘이 컸다. 영화 '올드보이' '명량' '침묵' '천문: 하늘에 묻는다' 등 다양한 장르, 캐릭터에서 활약한 국내 손꼽히는 배우 최민식은 '공식'처럼 느껴질 수 있었던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세심하고, 풍성하게 채워넣었다. 그의 묵직함이 있었기에 신예 김동휘, 조윤서가 마음껏 활약할 수 있었다.

이날 최민식은 "이학성이란 인물을 영화에서 소개할 때 천재와 탈북이라는 단어가 항상 따라온다. 하지만 나는 이 작품에 임하면서 두 가지의 상징성을 오히려 배제하려고 노력했다. 너무 사랑하는 학문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학자다. 더 큰 상심을 하고 살아가는 학생을 만나면서 생긴 교감, 그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더 중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최민식[사진=쇼박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최민식[사진=쇼박스]

 


그는 "외피는 학원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 안에 있는 수학이라는 매개체가 있다. 성인이지만 아직 미완인 청춘이다. 사실 이 영화는 어른들을 위한 영화인 것 같다. 아직 미완의 학생과 청춘의 교훈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성인이 된 우리가 다시 한 번 삶을 곱씹고 자신을 성찰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없다. 인생은 정답이 없다. 나름대로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떻게 사람들과 소통하고 어떻게 살아가는 게 괜찮은 삶인지 돌아보는 영화다. 누굴 가르치는 영화가 아닌 스스로 반성하고 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하는 영화"라고 전했다. 

또 한국판 '굿 윌 헌팅'이라는 감상에 관해 "언감생심 고(故) 로빈 윌리엄스와 비교할 수 있겠나. 그저 그 영화가 떠올랐다. 예전에 그 영화를 봤을 때 감동적으로 본 기억이 있다.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었고 세대를 불문한 선생과 학생의 소통하는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 영화와 공통점은 있겠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지우' 역을 맡은 김동휘는 25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민식의 상대역으로 발탁됐다.

김동휘는 "박동훈 감독, 최민식 선배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최민식 선배와는 연기 외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선후배를 떠나 인간 대 인간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최민식 선배가 연기한 이학성의 연기에 집중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또 최민식과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으로 "언제 또 이런 선배들과 작품을 해볼 수 있을까 싶었다. 전혀 어렵게 대하지 않고 내 아이디어를 적극 받아주고 함께 만들어가는 느낌이 컸다.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작업하고 예술을 대한다는 부분을 느꼈다. 전체적인 부분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박동훈 감독은 "공부에 지친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졸업 이후에도 경쟁을 하게 된다. 피로감에 포기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포기하지 않고 휴지기를 갖는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연출하게 됐다"라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박 감독은 '수학'이 인물들의 매개인 것과 관련해 "수학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려고 했다. 수학은 일반적으로 딱딱하고 거리를 두고 싶어한다. 나 역시 수포자였다. 직관적으로 수학이 어디에서나 존재한다는 걸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라고 거들었다.

올해 극장가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대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등 이슈로 보릿고개를 맞았다. 지난해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이후 눈에 띄는 흥행작이 없는 상황. 2월 야심 차게 개봉한 한국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킹메이커'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한국 관객들이 믿고, 사랑하는 최민식과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3월 극장에 봄을 찾아 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월 9일 개봉. 상영시간은 117분이고 관람 등급은 12세다.

아주경제 최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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