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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 주민들 "세계자연유산 용천동굴 보호 방안, 지방선거 후보에 공개 질의"
월정 주민들 "세계자연유산 용천동굴 보호 방안, 지방선거 후보에 공개 질의"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2.05.11 12: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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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1일 월정리 주민들이 용천동굴 하류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추가로 등재해야 한다며, 관련 내용을 제주도지사 및 제주도의원 후보들에게 공개 질의했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용천동굴 보호를 위해 월정리 해녀, 마을회 등 주민들이 나섰다.

11일 월정리 주민 등으로 구성된 ‘용천동굴하류 세계자연유산등재운동위원회’와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철거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월정 주민들’)는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제주도지사 후보 및 제주도의원 후보들에게 공개 질의를 진행했다.

월정 주민들이 제주도지사 후보들과 도의원 후보들에게 질의하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오는 16일까지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제주도지사가 되면 용천동굴 하류지역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할 것인가? 혹은 분뇨하수처리장 보호를 위해 지금처럼 등재하지 않고 방치할 것인가?

-세계자연유산보호를 동부하수처리장을 철거할 생각이 있는가? 동부하수처리장은 용천동굴에서 불과 115m 떨어져 있다.

-문화재보호구역인 용천동굴 하류 지역이 훼손되더라도 현재 추진 중인 증설 공사를 그대로 진행할 것인가?


먼저 황정현 위원장은 이날 “원희룡 지사는 세계자연유산 제주, 보존, 가치를 키우는 일은 우리들의 책무라고 했다. 구만섭 행정부지사는 세계자연유산이 인류에게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제주도민이 나고 자란 이 땅이 세계자연유산이라는 사실은 도민들에겐 큰 자랑이고, 마을 주민들에겐 큰 자부심이라 했다”면서 “그런데 막상 세계자연유산 마을인 월정리는 소외되고,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서 그는 “제주도와 문화재청은 아직까지 용천동굴 하류 지역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지 않았다”며 “이것은 용천동굴 하류에서 약 115m 거리에 위치한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을 증설하기 위함”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황 위원장은 “어제 국민의힘 허향진 후보 지지자 측인 제2공항 성산읍 추진위원회 관계자와 만나 이야기했다. 용천동굴 중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지 않은 곳이 있다고 말하니 놀라더라”면서 “용천동굴의 핵심구역은 해변가인데, 이곳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어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목록에는 용천동굴의 하류 부분이 등재되어 있지 않다. 반면, 용천동굴을 보호하기 위해 문화재청이 지정한 문화재보호구역에는 동굴 하류가 바다로 이어져 있다. 즉, 용천동굴이 월정리 바닷가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을 제주도와 정부가 알고 있었음에도 유네스코 측에 이를 숨긴 것이다.

좌측에 있는 사진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현재 등재되어 있는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모습. 사진에서 윗쪽이 용천동굴의 위치인데, 바다와 

이에 황 위원장은 “어제 용천동굴 하류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전국 서명운동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을 저지하고, 용천동굴 하류의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세계자연유산에 해당 하류 부분을 등재시켜 보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위 서명운동은 제주 곳곳에서 오프라인과 동시에 온라인에서도 이뤄진다. 서명에 동참하고자 한다면, 아래 주소를 참고하면 된다.

유네스코 제주 세계자연유산을 지키기 위한 전국민 서명운동: https://forms.gle/cuMHHdZRQcyo3Erk7

5월 11일 월정리 주민들이 용천동굴 하류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추가로 등재해야 한다며, 관련 내용을 제주도지사 및 제주도의원 후보들에게 공개 질의했다.

이날 김창현 월정리장은 “제주도에 7개 유산마을이 있는데, 월정에만 하수처리시설이 있다”며 “다른 마을은 ‘유산마을’이라고 해서 굉장히 띄우고 있다. 서로가 같이 살아야 하는데, 월정리만 말살시키고, 죽이고 하는 것은 모순이 많다. 월정리민을 살려달라고 외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후손들에게 청정한 환경을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월정리를 살립시다”라며 월정리 주민들의 행동에 많은 이들이 함께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영숙 월정리 해녀회장은 "목숨걸고 막지 않으면 우리 월정리는 다 죽는다. 이렇게 주민이 고통받는 곳은 월정리 뿐일 것"이라며 "못살게 구니까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목숨걸고 더 열심히 막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월정 해녀들은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설치와 증설 과정을 겪으며 악취, 해양 오염 등으로 고통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하수처리장을 또다시 증설한다는 것은 감당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또 이날 회견에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추미숙 회장,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시지회 강순희 회장,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연맹 김윤철 의장, 민주노총제주본부 임기완 본부장이 함께 참석해 연대 의사를 밝혔다.

관련해 민주노총제주본부 임기완 본부장은 “세계자연유산인 용천동굴은 세계인류가 보전해야 할 인류 공동의 자산”이라며 “민주노총제주본부는 월정 주민과 함께 뜻을 함께하며 용천동굴 보호에 힘을 보태겠다”라고 약속했다.

11일 (왼쪽)용천동굴하류 세계자연유산등재운동위원회 황정현 위원장이 제주도지사 오영훈 예비후보 사무실에 들러 이종우 비서실장에게 공개질의서를 전달했다. 

한편, 회견에 앞서 월정 주민들은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사무실에 들러 ‘공개 질의서’를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오 예비후보가 2017년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비 등 명목으로 국비를 확보했다는 과거 언론 보도들에 기반해, 그의 의견을 묻기 위함이다.

이밖에도 주민들은 부순정, 박찬식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및 위성곤 국회의원, 김희현 도의원 등에게도 공개질의서를 직접 전달했다. 현역인 김경학 예비후보(현재 제주시 구좌읍·우도면 선거구 도의원)에게도 직접 찾아가 공개질의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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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일 2022-05-11 15:19:20
용천동굴은 제주도가 세계자연유산 지정에 핵심 역할을 한 세계적 희귀 동굴인데 보호구역내 오염문제가 자주 불거지는 분뇨하수처리장이 운영되고 있었고 2배 증설까지 획책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 없어요. 철거 대책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