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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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2.05.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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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찬의 무술 이야기] <66>

최근 대선이 끝나고 대통령이 바뀌었다.
선거 기간 내내 자신의 공약을 내세워 후보들이 연일 미디어를 통해 자신만이 약속을 지킨다면서 한 표를 읍소하고 다녔고 상대를 비방하기에 바빴다.
이제는 그 공약들이 얼마나 지켜지는지를 봐야 할 때이다.
그 대선이 끝나자 이제는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대선판의 축소판인 지방 선거 또한 후보들은 자신의 공약을 내세워 반드시 지킨다면서 한 표 달라며 매일 아침저녁으로 굽신굽신이다.
지켜지지 않을 약속에 조그만 희망을 걸고 공약들을 꼼꼼하게 하나하나 읽어 보지만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불신은 어쩔 수 없다. 이 마음은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약속!

어떤 이는 지키라고 있다 하기도 하면 어떤 이는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 한다.
자신의 목표를 이룬 순간 여의치 않아 약속을 바꾼다며 핑계 아닌 핑계를 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떡해서든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무술 수련을 하고 있다.
매일같이 자신을 단련해야 한다고 스스로와 약속하고 수련하는 날도 있지만 술 약속이 생기거나 피곤하기라도 하면 어떡해서든 핑계를 만들어 자신과의 약속을 깨기도 한다.
자신과의 약속은 그래도 양반이다.
같이 훈련하기로 서로에게 약속하고 깨는 경우가 허다하니 말이다.
자신과의 약속을 깨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오지만 서로에게 한 약속을 깨면 피해는 모두 상대의 몫이 된다.
자신과의 약속이 지키기 가장 어렵다고 한다.
나와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아도 원망을 사지 않으니 현실과 타협하기 너무 쉽다.
그 타협에 또다시 내일을 찾곤 한다.

나에게 있어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깨라고 있는 것인지......
그래도 운동만큼은 30년이 넘게 꾸준히 하고 있다.
어렸을 적 꼭 도복을 입는 삶을 살겠다는 약속을 아직까지는 지키고 있다.
그러나 돌이켜보니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는 피해를 보는 일이 많아졌다.
어렸을 땐 어머니께서 너무 운동만 한다고 걱정을 많이 했으며, 결혼 후 아내는 내가 가정에 대한 책임감 없이 운동만 한다며 많이 힘들어했다.
이런 것들을 깨달았을 땐 이미 상처를 너무 많이 준 후였다.

이번 선거 시기를 보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선거에 나오는 후보들은 실현 불가능한 말도 안 되는 공약을 들고 나오기도 하며, 또는 이미 실현된 것들을 공약이라며 들고 나오기도 한다.
내가 지키겠다고 다짐하는 약속이 혹시 다른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는 이기적인 약속이라면 그 약속은 파기되는 게 맞다.

나는 정말 꼭 필요한 약속을 하고 지키려 노력하고 있는지, 또 내가 지킴으로 인해 가까운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일은 아닌지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때이다.

무사는 검 앞에서 약속을 한다. 문영찬
무사는 검 앞에서 약속을 한다. ⓒ문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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