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국적인 민주당 참패 분위기 속 20년 만에 제주도지사 탈환
국회의원 제주시 을 지역구 수성, 도의원 선거마저 27석으로 과반수 확보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야당 참패 라는 결과가 나온 가운데, 제주에서는 도지사 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제주도의회 선거까지 민주당이 모두 승리를 가져가는 반전이 일어났다.
대선 이후 3개월도 안돼 지방선거가 연달아 치러지면서 사실상 ‘대선 연장전’이었던 만큼 애초부터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던 선거였다.
하지만 이런 선거 구도에서도 제주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20년만에 도지사 당선인을 배출해낸 것은 물론, 불과 4년 경력의 40대 정치 신인 김한규 후보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제주시 을 선거구를 지켜내는 성과를 거뒀다.
비례대표를 포함해 45석으로 늘어난 제주도의회 의원 선거마저 민주당은 비례 4석을 합쳐 모두 27석을 확보, 가뿐하게 다수당의 지위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제주에서만큼은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정권 안정론’보다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정권 견제론’이 훨씬 더 먹혀들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이같은 선거 결과는 선거 막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포함해 당 지도부가 총출동, 김포공항 이전이 제주 관광을 말살할 것이라고 제주도민 여론을 호도하려 했던 전략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선거를 불과 4일 앞두고 주말 제주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선거 바로 전날인 31일에도 잇따라 제주를 방문했던 이준석 대표의 행보가 정작 제주도민들의 표심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얘기다.
이처럼 제주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완패한 데는 제주를 중앙 정치권의 이슈로 덮어 누르려는 전략이 다른 지역과 달리 제주에서는 더 이상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주에서 내걸었던 제1호 공약이 제2공항 조속한 추진이었고, 도지사 후보로 나선 허향진 후보도 자신있게 제2공항 조속 추진 공약을 내세웠지만 선거 결과를 통해 확인된 도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심지어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 지역 도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했던 후보가 지역 주민들의 찬반 갈등을 부추기는 발언 등으로 주민들의 반발을 산 끝에 도의회 재입성에 실패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성산 지역 주민들의 제2공항 찬성 여론을 들어 도민 전체의 반대 여론을 묵살했던 원희룡 전 지사도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 ‘성산 제2공항’ 강행하려던 움직임이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20년 만에 도지사직을 탈환하고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 제주시을 선거구까지 지켜내면서 도의회에서도 다수당을 지켜낸 민주당으로서도 “오로지 도민 뜻만을 받들겠다”는 다짐을 잊지 말고 제주의 미래를 위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내야 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떠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