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문섬 일대, 관광 잠수함으로 심각하게 훼손됐다"
"천연기념물 문섬 일대, 관광 잠수함으로 심각하게 훼손됐다"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6.08 13: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녹색연합 "문섬 일대 암반훼손 폭넓게 확인 ... 의도적 현상변경 정황도"
"잠수함 운항 구역서 법정보호종도 다수 발견"
문화재청 향해 '직무유기' 비판 ... "문섬 보존계획 마련해야"
녹색연합이 8일 공개한 문섬 일대 수중 모습. /사진=녹색연합
녹색연합이 8일 공개한 문섬 일대 수중 모습. /사진=녹색연합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서귀포 문섬 일대 관광잠수함 운항구역에서 산호 군락의 훼손이 심각하다는 지적 제기됐다. 해당 구역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산호들의 서식도 확인되고 있는 곳으로 이들 역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일부 구역에서는 의도적인 해중 지형의 훼손이 일어났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녹색연합은 ‘세계 해양의 날’인 8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귀포 관광잠수함 운항구역인 문섬 일대의 수중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녹색연합이 조사를 진행한 문섬의 구역은 북쪽면 동서 150m 지역으로 수심은 0m에서 35m 까지다.

녹색연합은 “이 조사구역에서 잠수함 운항에 따른 암반 훼손을 폭넓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잠수함의 충돌로 수중 암반이 무너진 현장도 있었고 수중 직벽의 튀어나온 부분은 잠수함에 긁혀 훼손된 상태였다”며 “이는 서귀포 관광잠수함을 운항하는 과정에서 수중 조류와 가시거리를 무시한 채 관광객에 무리하게 문섬의 수중 환경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추측된다”고 지적했다.

일부 구역에서는 의도적인 수중 지형의 현상변경 정황도 나타났다.

이들에 따르면 잠수함은 통상 수중 암반을 따라 산호와 해양생물을 관찰하고 수심 20m에 위치한 길이 25m, 폭 6m의 ‘중간 기착지’에 착지해 수중 다이버쇼를 관람한 후 수심 35m의 난파선을 둘러보고 부상한다.

녹색연합은 이 ‘중간 기착지’에 대해 “바닥과 좌우 암반지형은 길이 25m, 폭 6m로 반듯하게 평탄화돼 있었다”며 “잠수함 운항을 위해 인위적인 불법 현상변경이 의심된다. 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녹색연합.
사진=녹색연합.

녹색연합은 해당 구간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법정보호종을 확인하기도 했다.

녹색연합은 “잠수함 운항으로 인한 훼손지에서 천연기념물 해송과 긴가지해송을 포함해 자색수지맨드라미, 검붉은수지맨드라미, 측맵시산호, 밤수지맨드라미, 연수지맨드라미, 흰수지맨드라미, 둔한진총산호 등 법정보호종 9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외에도 각종 연산호, 지농산호, 돌산호류가 서식하고 있었다”며 “정밀한 추가 조사를 한다면 법정보호종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잠수함 운항구간의 산호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수심 10m 이내 구간은 잠수함 충돌로 감태 등 대형 갈조류와 분홍바다맨드라미 등 연산호류가 훼손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그 외에도 “천연기념물인 해송과 긴가지해송은 잠수함 훼손구간과 중간 기착지에서 함께 발견됐다”며 “잠수함 중간 기착지 바닥에는 채 자라지 못한 자색수지맨드라미도 확인됐다. 문화재청, 해양수산부, 환경부가 각각 지정한 천연기념물, 해양보호생물, 멸종위기야생생물이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녹색연합은 그러면서 ‘문섬 천연보호구역 내 잠수정 운항 규정’을 언급하며 “규정 제7조에는 산호 보호대책으로 연산호 운항코스 시간을 줄일 것과 돌출 암벽 부분과 접촉되지 않도록 안전거리를 유지할 것, 급격한 훼손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즉시 그 원인과 대책을 수립해 제출할 것 등을 명시하고 있다. 잠수함 업체는 이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사진=녹색연합.
사진=녹색연합.

이들은 문화재청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문섬은 2000년에 천연기념물 제421호로 지정된 곳이다. 이곳에서 1988년부터 관광잠수함 사업을 이어온 업채는 2001년부터 천연기념물 형상변경허가를 받아 잠수함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녹색연합은 이를 두고 “문화재청은 잠수함 운항으로 인한 문섬 일대 수중 암반 훼손과 산호 충돌 상황을 알면서도 단 한 번도 멈추게 한 적 없이 20년 이상 잠수함 운항을 허가했다”며 “문화재청이 문화재보호의 기본 원칙인 ‘원형 유지’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문화재청은 잠수함 운항으로 훼손된 연산호 군락지는 3년이면 회복된다는 궤변으로 잠수함 운항구역을 변경, 허가하고 있다”며 “20년 동안 잠수함 운항을 허가해 직접적이고 인위적 훼손을 방치한 것이다. 문화재청이 저지른 문화재보호법 위반 사항”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외에도 “해양수산부에서는 2018년 문섬 일대를 ‘해중경관지구’로 지정해 해양레저스포츠종합지원센터 건립, 수중경관 전망 등 해양관광 인프라를 조성하고 있다”며 “서귀포 문섬 일대에 대해서는 레저와 관광이 아니라 국제적 수준의 해양보호구역에 합당한 보전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 문섬의 훼손을 방치한 직무유기를 인정하고 잠수함 업체의 규정 위반사항을 철저히 조사할 것과 훼손지 검증 및 대안 마련을 위한 민간합동위원회를 구성할 것, 문화재청과 해양수산부 및 환경부에서 공동으로 법정보호종의 서식 현황을 조사할 것, 문섬 보존계획을 수립할 것 등을 요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