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동굴' 옆 공사인데... 문화재청 허가는 '당처물동굴', "부실 행정"
'용천동굴' 옆 공사인데... 문화재청 허가는 '당처물동굴', "부실 행정"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2.06.10 12: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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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이면을 보다] 제주세계자연유산의 위기7.

제주동부하수처리장 공사 위해 받은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사업지에서 가까운 '용천동굴'은 누락, '당처물동굴'만 기재
허가서에 당처물동굴 주소도 달라... "현상변경 재신청 해야"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를 위한 문화재청 허가 서류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동부하수처리장과 가까운 문화재는 ‘용천동굴’이건만, 허가 서류에는 엉뚱하게 ‘당처물동굴’만 기재되어 있다. 이밖에도 문화재의 주소지도 다르게 기재되어 있어 '뒤죽박죽 허가 서류', '부실행정'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해당 문제에 대해 <미디어제주>가 살펴봤다.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 하려면? "문화재청 허가 필수"

용천동굴 내부의 모습. (사진=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용천동굴 내부의 모습. (사진=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문화재보호구역 주변 500m 이내에서 이뤄지는 사업은 반드시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문화재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받도록 법으로 명시한 것이다.

그리고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 예정지는 국가지정문화재 용천동굴로부터 약 200여미터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다. (주민이 직접 측정한 거리는 이보다 가깝지만, 제주도가 작성한 현상변경 허가서 내용을 기준으로 기사에 기재함)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는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업이라는 의미다.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서 살펴보니... "사업지와 가까운 '용천동굴' 빠져 있어"

이에 제주도는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지정(등록)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받았다. 가장 최근 받은 허가서(2020년 4월 14일자 허가)가 바로 아래 서류다.

제주도가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은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서. 
사업지는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이며, 대상문화재는 '당처물동굴'로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제주도가 현상변경 허가를 받은 대상문화재는 사업지와 408m 떨어진 ‘당처물동굴’이다. 사업지와 더 가까운 ‘용천동굴’의 이름이 현상변경 허가서에 빠져 있는 것이다.

아래 사진을 참고하면 이해가 쉽다. 제주동부하수처리장(사업예정지)에서 가장 가까운 국가지정문화재는 용천동굴이다. 

노란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용천동굴 문화재지정구역의 위치. 당처물동굴은 용천동굴 문화재지정구역에 포함되어 있다.
제주동부하수처리장과 더 가까운 문화재는 '용천동굴'이다.

사진에서처럼 사업지와 가까운 문화재는 ‘용천동굴’이다. 하지만 제주도는 ‘용천동굴’이 아닌, ‘당처물동굴’의 이름으로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받았다. 이에 제주도가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를 진행하려면, ‘용천동굴’의 이름으로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제주도는 어떤 입장일까.

제주도 관계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상변경 허가서에 ‘당처물동굴’만 기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실제 조사는 ‘용천동굴’까지 전부 이뤄졌다는 것이 행정의 설명이다.

도 관계자는 문화재 현상변경 신청 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전구간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다며, 서류와는 달리 실제로는 용천동굴 하류 지점까지 현상변경 검토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사실일까. <미디어제주>는 행정의 답변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당시 관련 근거를 요청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관련 내용은 차후 다루도록 한다.

 

문제는 또 있다, "당처물동굴 주소지도 실제와 달라"

문제가 또 있다. 위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서에는 '제주 당처물 동굴'의 소재지의 주소가 나와 있다. '월정리 1544번지'란다.

하지만 막상 지도에 '월정리 1544번지'를 검색하면, 엉뚱한 위치가 찍힌다. 아래 사진을 참고하자.

빨간색으로 동그라미 친 부분이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서'에 나온 당처물동굴의 위치.
하지만 당처물동굴은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다른 곳에 위치한다.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서에 나온 '당처물동굴'의 주소지(월정리 1544번지)는 용천동굴 문화재지정구역의 위치다. 쉽게 말해, 허가서에는 용천동굴과 당처물동굴의 위치와 이름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것이다.

위 문제에 대해 행정은 '단순 서류상 문제'로 인지하고 있다. <미디어제주>가 주소지가 다르게 찍히는 이유를 물으니 행정은 '이전 담당자의 단순 실수로 보인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월정리 마을회 측의 생각은 다르다.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서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부실하게 작성된 허가서로 인해, 세계자연유산과 문화재를 대하는 제주도의 허술한 태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마을회 측은 "세계자연유산 보호에는 소홀하고, 난개발로 인해 야기된 하수처리장 증설사업은 강행하려는 제주도정"이라며 "행정의 행태를 월정 주민들은 용납하기 힘들다" 지적하고 있다.

용천동굴하류유네스코등재서명운동위원회 황정현 위원장 또한 위 제주도의 답변을 믿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업 예정지에서 가까운 대상문화재는 명백히 ‘용천동굴’인데, 현상변경 허가서에 ‘당처물동굴’ 이름만 넣은 목적이 분명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 위원장은 "제주도가 제주동부하수처리장 공사 강행을 위해,  (현상변경 허가 신청 시) 제주도가 '용천동굴' 이름을 고의로 누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끝으로 황 위원장은 “현상변경 허가서를 사업지에서 가까운 ‘용천동굴’이 아닌, ‘당처물동굴’로 받은 것은 명백한 문제다. 문화재 현상변경을 다시 신청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제주도는 공사 강행을 논하기에 앞서, 현상변경 허가 신청서부터 제대로 작성해야 함"을 강조했다.

기사는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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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일 2022-06-10 13:16:39
세계적 희귀 용천동굴과 월정주민들을 우롱하고 있는것 같네요. 행정도 뭔가 찔리는 구석이 있으니 허술해 보이도록 뒤죽박죽 해논게 아닐까요?
보호구역 관리에 들추면 들춰 낼수록 이상한 점이 계속 튀어 나오는것 같아요.
상식적으로 세계적 희귀 용천동굴 보호구역내 분뇨하수처리장은 너무 이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