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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 한국 메이저 무관 18개월 한 풀었다
전인지, 한국 메이저 무관 18개월 한 풀었다
  • 미디어제주
  • 승인 2022.06.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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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

전인지가 18개월 만에 한국 메이저 무관 설움을 씻었다.

 

◆ 첫날부터 64타, 3번째 메이저 우승으로 향한 전인지

여자 5대 메이저 중 하나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 4라운드가 6월 26일(한국시간)부터 6월 27일까지 진행됐다.

올해 28세인 전인지는 이 대회 전까지 LPGA 투어 통산 3승을 기록했다. 첫 번째 우승과 두 번째 우승은 모두 메이저 대회였다.

첫 승은 2015년 7월 US 위민스 오픈에서 거머쥐었다. 당시 양희영을 1타 차로 제치고 272타(8언더파)로 생애 첫 우승컵을 메이저로 장식했다.


두 번째 우승은 2016년 9월 에비앙 챔피언십이다. 당시 전인지는 유소연과 박성현을 4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합계는 263타(21언더파).

5대 메이저 대회 중 2개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까지 남은 대회는 이제 3개(세브런 챔피언십,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AIG 위민스 오픈).

그러나,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공동 7위부터 커트라인(합격선) 탈락까지 다양했다.

3번째 우승은 2018년 10월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추가했다.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그런 전인지가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향해 한 발 내디뎠다. 전인지는 이번 대회(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첫날부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첫 홀(1번 홀) 보기가 유일한 오점이었다. 이후 2~4번 홀 3홀 연속 버디에 이어 7번 홀 버디를 추가했다.

전반 9홀 3타를 줄인 전인지는 11번 홀 버디에 이어 15~18번 홀 거푸 버디를 낚았다.

1라운드 결과 64타(8언더파)로 독주를 시작했다. 후발 주자는 태국의 포나농 파트넘과 최혜진으로 69타(3언더파)다. 전인지와는 5타 차였다. 메이저 대회에서의 5타 차는 일반 대회보다 큰 격차다.

전인지는 첫날 대회 종료 후 "골프는 과정이 중요한 스포츠다. 지난 몇 주 동안 성적이 내 생각만큼 따라와 주지 않았다. 심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부담감을 느꼈다. 과정에 집중해보자고 많은 노력을 쏟았다. 골프에 대한 의욕이 살아나고 있다. 좋은 성적으로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보답해드리고 싶다. 남은 사흘 동안 최대한 많은 버디와 보기 없는 라운드를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5타 뒤에서 전인지를 쫓는 최혜진은 "보기 없는 좋은 플레이를 했다. 그 와중에 전반에만 버디 3개 한 게 오늘 전부인 것 같은 느낌이다. 첫 버디 당시에도 샷이 잘 됐다. 어려운 파 세이브 이후에 버디를 낚을 수 있었다"며 "처음이라 기대가 된다.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 남은 라운드도 즐겁게 경기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드라이버를 쥐고 앞으로 나아가는 전인지.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 흔들림 없었던 2라운드, 흔들렸던 3라운드

전인지는 2라운드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버디 5개(2·4·5·10·18번 홀)와 보기 2개(7·8번 홀)를 스코어 카드(기록표)에 적었다.

전날 64타에 이어 이날 69타(3언더파)를 기록했다. 이틀 합계 11언더파다. 전날은 5타 차였지만, 이날은 6타 차로 한 타를 더 벌렸다.

전날 2위 그룹(최혜진, 파트넘)은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그 자리를 차지한 선수는 뉴질랜드의 리디아 고와 미국의 제니퍼 쿱쵸다.

두 선수는 2라운드에서만 각각 5타와 4타를 줄였다.

2라운드 종료 후 전인지는 "18번 홀 버디로 하루를 마칠 수 있었다. 행복했다. 출발하기 전에 부담감이 있었다. 1라운드에서 너무 잘 쳤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5타 차이인데 어떻게 했냐고 이야기했다. 좋은 위치에 있으므로 모든 사람의 기대가 굉장히 높았다. 그래서 집중하기 어려웠다. 어쨌든 그런 것도 내 인생의 한 과정이라고 믿는다. 큰 그림을 보고 싶다. 남은 이틀도 즐기겠다"고 말했다.

전인지가 이야기한 큰 그림은 자신의 골프 인생 중 평범한 한 주일뿐이라는 뜻이다.

평범했던 한 주의 3라운드는 평범하지 않았다. 전반 9홀은 버디 1개(2번 홀), 보기 2개(1·7번 홀)로 한 타를 잃었다.

11번 홀 보기, 12번 홀 버디, 14번 홀 버디, 15번 홀 보기로 냉탕과 온탕을 번갈았다.

문제는 16번 홀. 파5 홀에서 7번째 만에 홀에 공을 밀어 넣었다. 더블 보기.

결국 전인지는 75타(3오버파)를 기록했다. 합계 208타(8언더파)로 내려오는 순간. 전인지를 쫓던 선수들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첫날 2위였던 최혜진이 두 타를 줄이며 제자리로 돌아왔다. 211타(5언더파)로다. 최혜진은 3라운드에서 1타를 줄인 김세영과 2타를 줄인 렉시 톰프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전인지와는 3타 차다.

1라운드 5타 차, 2라운드 6타 차가 3라운드 3타 차까지 좁혀졌다.

전인지의 인터뷰는 짧았다. "기복이 있어서 힘들었다. 하지만, 지나간 일이다. 오늘 있었던 일을 잊고 좋은 느낌만으로 4라운드를 준비해보고 싶다"며 "첫날 좋은 성적을 냈다. 자꾸 비교하면 부담감이 커진다. 4라운드는 철저하게 코스와 나의 게임을 펼쳐보고 싶다. 내 모든 집중력을 발휘해서 내가 하고자 하는 게임을 하겠다."

추격하는 최혜진은 만족하는 눈치다. "안전한 방향으로 하려고 했던 게 마무리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더워서 힘들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만족스러운 하루가 된 것 같다. (전인지) 언니가 잘 챙겨준다. 연습 라운드도 최근 같이 했다. 잘 지내고 있다. 언니는 정확한 공략을 한다. 남은 라운드도 굉장히 잘하고 있다. 4라운드도 언니와 함께라면 즐거운 라운드가 될 것 같다. 누구와 같이 치더라도 즐겁게 경기할 수 있었으면 한다."

 

◆ 엎치락뒤치락 4라운드···흔들림 버틴 전인지

이날(6월 28일) 종료된 4라운드는 시작부터 엎치락뒤치락했다. 모든 선수는 아웃 코스(1번 홀)로 출발했다.

선두인 전인지는 2번 홀 보기를 범했다. 7언더파로 한 타 더 내려왔다. 그 모습을 본 김세영과 톰프슨이 각각 3번 홀과 1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1타 차로 다가섰다.

최혜진은 1번 홀과 2번 홀 파로 잠시 쉬어갔다.

전인지는 이후 4·6·9번 홀에서 보기를 추가했다. 순식간에 4언더파까지 내려왔다.

톰프슨이 1위에 올랐다. 전인지는 전반 9홀을 마치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전인지는 11번 홀 버디로 힘을 내기 시작했다. 12번 홀 보기를 범했지만, 16번 홀 버디를 더했다.

기세가 등등했던 톰프슨은 11번 홀 버디, 12번 홀 보기, 14번 홀 보기, 15번 홀 버디에 이어 16·17번 홀 거푸 보기를 적었다.

전인지는 5언더파, 톰프슨은 4언더파로 내려가는 순간이다.

 

◆ 3년 8개월 만에 날아오른 '덤보'···한국 낭자 메이저 우승은 1년 6개월만

전인지는 마지막 퍼트를 앞두고 차분하게 라인을 읽었다. 부드러운 퍼트. 홀에 들어간 공을 집어 들고 자신의 캐디(딘 허든)와 포옹했다. 김세영과 최혜진의 물세례도 받았다.

4라운드 결과 75타(3오버파), 합계 283타(5언더파) 우승이다. 4라운드도 흔들렸지만, 끝까지 버텼다.

284타(4언더파)로 2위 그룹을 형성한 호주 동포 이민지와 톰프슨을 1타 차로 눌렀다.

전인지의 별명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 '덤보'다. 큰 귀를 펄럭이며 하늘을 나는 새끼 코끼리다. 덤보가 3년 8개월 만에 날아올랐다. LPGA 투어 통산 4승이다. 메이저 대회 우승은 3번째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위해서는 이제 두 개의 메이저가 남았다.

2020년 12월 김아림의 US 위민스 오픈 우승 이후 1년 6개월 만의 우승이다. 한국 낭자 메이저 한을 풀게 됐다.

이번 대회는 총상금이 두 배 늘었다. 450만 달러에서 900만 달러로 증액됐다. 우승 상금 역시 마찬가지다. 전인지는 135만 달러(우승 상금·약 17억5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 직후 전인지는 "이 우승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3년 8개월 만의 우승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위는 285타(3언더파)를 때린 태국의 아타야 티띠꾼이다.

김효주, 최혜진, 김세영은 287타(1언더파)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세 선수는 각각 27만4165 달러를 나눠 가졌다.

 

아주경제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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