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5:31 (금)
출입제한되는 제주오름? 온라인서 버젓이 공유되는 불법탐방
출입제한되는 제주오름? 온라인서 버젓이 공유되는 불법탐방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7.20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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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자연휴식년제 제주오름 탐방 내용 버젓이 공유
현장적발 아니면 처벌 힘들어 ... 제주도, 인력 부족에 관리도 난항
제주시 구좌읍 동검은이오름에서 바라본 문석이오름의 모습.
제주시 구좌읍 동검은이오름에서 바라본 문석이오름의 모습.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내에서 훼손이 이뤄진 오름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 오름에 대해 자연휴식년제가 적용, 출입제한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를 무시한 불법탐방이 이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불법탐방 내용들이 인터넷을 통해 버젓이 공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처벌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인력부족 등의 이유로 자연휴식년제 오름의 불법탐방을 막는 것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에서는 2022년 7월 기준 모두 6개의 오름에 대해 자연휴식년제가 적용돼 출입제한이 이뤄지고 있다. 도너리오름과 문석이오름, 물찻오름, 백약이오름, 송악산, 용눈이오름 등이다.

이 중 가장 먼저 출입제한이 이뤄진 오름은 도너리오름과 물찻오름이다. 2008년 12월1일부터 자연휴식년제가 적용돼 출입제한이 이뤄지고 있다. 식생훼손에 더해 소와 말의 방목에 따른 훼손 등이 자연휴식년제가 적용된 주된 이유였다.

2015년부터는 많은 탐방객의 방문에 따른 훼손으로 송악산에 자연휴식년제가 적용됐다. 2018년에는 문석이오름에 대한 출입제한이 이뤄졌다. 당시 산악자전거와 산악오토바이, 차량 등의 무분별한 통행으로 인해 오름이 급격히 훼손되면서 자연휴식년제가 적용됐다.

백약이오름과 용눈이오름도 많은 탐방객들이 방문하면서 훼손이 심화됐다. 각각 2020년과 2021년부터 자연휴식년제가 적용돼 출입제한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들 오름에 대한 불법탐방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문석이오름과 도너리오름 등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문 곳에 자리 잡은 오름에 대한 불법탐방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서 ‘문석이오름’으로 검색을 할 경우 출입통제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석이오름을 탐방한 내용의 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게시글의 내용에는 문석이오름의 입구에 걸려 있는 출입통제 현수막과 게시글의 내용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수막을 넘어 탐방을 이어가는 내용들도 나와 있다. 일부 게시글에서는 “문석이오름을 추천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도너리오름 역시 포털사이트에서 어렵지 않게 불법탐방이 이뤄진 게시글을 찾아볼 수 있다.

인터넷 상의 게시글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다녀온 각종 등산 코스를 공유하는 등산 관련 앱에서도 문석이오름과 도너리오름 등을 불법탐방한 코스가 공유되고 있다. 심지어 문석이오름의 경우 앱에서 공식적으로 ‘인증지점’으로 등록해 놓기도 했다. 출입제한이 이뤄지고 있는 오름임에도 불구하고 등산 앱에서 다녀오라고 부추기는 형국이다.

자신이 다녀간 등산 코스를 다른 사람들이 따라갈 수 있게 공유하는 앱에 공유된 등산 코스. 자연휴식년제에 따라 출입이 제한된 문석이오름과 도너리오름이 등산 코스에 포함돼 있다. 이 코스를 공유한 이들은 모두 올해 상반기에 이 오름들을 다녀온 것으로 보인다. /자료=등산 관련 GPS앱 갈무리.
자신이 다녀간 등산 코스를 다른 사람들이 따라갈 수 있게 공유하는 앱에 공유된 등산 코스. 자연휴식년제에 따라 출입이 제한된 문석이오름과 도너리오름이 등산 코스에 포함돼 있다. 이 코스를 공유한 이들은 모두 올해 상반기에 이 오름들을 다녀온 것으로 보인다. /자료=등산 관련 GPS앱 갈무리.

이처럼 출입이 통제된 오름을 무단으로 들어갈 경우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과태료 처분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위반자에 대한 개인신상 파악 등이 이뤄져야 한다. 이 때문에 현장적발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공공연하게 온라인에서 공유되고 있는 불법탐방 내용에 대해서는 어떤 처벌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문석이오름과 도너리오름의 경우는 인적이 드문 외지에 있어 관리 자체도 쉽지 않다. 제주도에서도 오름 관리를 위한 인원이 턱없이 부족해 출입제한 오름에 대한 불법탐방을 막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몇년 간 이 오름들에 대한 불법탐방 적발건수는 전무하다.

제주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서 추진 중인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창출 사업을 통해 오름 관리 인원을 모집, 출입제한 오름에 대해 관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60대 연령층의 인원을 파트타임 형태로 고용, 하루 최대 5시간 가량 오름 관리를 맡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JDC와 협의까지 마친 상황이다.

하지만 이처럼 인원이 상주해 오름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인원이 머물 시설이 갖춰져야 한다. 하지만 출입통제가 이뤄지고 있는 오름은 물론 제주도내 대부분의 오름에 이와 같은 시설은 갖춰져 있지 않고 있다.

JDC 측은 이와 관련해 “관리인원이 상주하면서 오름을 관리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졌는지, 아니면 향후 갖출 수 있는지 등을 면밀이 따지고 제주도와 협의하면서 인원을 배치할 오름을 선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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