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53 (금)
제주지역 가계 자산불평등 문제 심각 “성장잠재력 저해 우려”
제주지역 가계 자산불평등 문제 심각 “성장잠재력 저해 우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2.07.26 1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은 제주본부, ‘제주지역 가계 순자산 규모 및 자산 격차 현황’ 발표

상위 25% 그룹의 순자산 비중 74.4%, 16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수준
“개발계획 추진, 투자 유치시 부동산 시장 안정 비중있게 고려해야”
제주지역 가계의 자산 불평등 수준이 전국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성장잠재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 전경.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제주지역 가계의 자산 불평등 수준이 전국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성장잠재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 전경.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지역 가계의 자산 불평등 수준이 전국 수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순자산 가운데 상위 25% 그룹이 차지하는 순자산 비중이 74.4%나 돼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위 40%의 보유 자산 대비 상위 10%의 보유 자산을 의미하는 ‘팔마비율’도 14.4배로 전국 평균(11.2배)을 상회하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26일 ‘제주지역 가계순자산 규모 및 자산 격차 현황’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지역 가계순자산 현황과 자산불평등 추이, 주요 특징 등을 관련 통계와 지표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우선 지난 2021년 3월 기준 제주지역 가계의 평균 순자산은 4억9153만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서울 다음으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순자산의 연평균 증가율도 11.3%로 전국 평균(6.4%)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연령대별로는 가구주가 50대인 경우(6억1183만원), 직업 형태별로는 가구주가 자영업자인 경우(7억7407만원)가 가장 많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위 25%인 4분위 가계의 평균 순자산은 14억1128만원으로, 하위 25%인 1분위 가계 평균 순자산(1512만원)의 93.3배 수준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지표로 측정한 시도별 자산 불평등 수준(2021년 3월 순자산 기준). /자료=한국은행 제주본부 가계금융복지조사
비율지표로 측정한 시도별 자산 불평등 수준(2021년 3월 순자산 기준). /자료=한국은행 제주본부 가계금융복지조사
불평등지수(지니계수)로 측정한 시도별 자산불평등 수준. (2021년 3월 순자산 기준) /자료=한국은행 제주본부 가계금융복지조사
불평등지수(지니계수)로 측정한 시도별 자산불평등 수준. (2021년 3월 순자산 기준) /자료=한국은행 제주본부 가계금융복지조사
불평등지수(GE지수)로 측정한 시도별 자산불평등 수준. (2021년 3월 순자산 기준) /자료=한국은행 제주본부 가계금융복지조사
불평등지수(GE지수)로 측정한 시도별 자산불평등 수준. (2021년 3월 순자산 기준) /자료=한국은행 제주본부 가계금융복지조사

불평등지수(지니계수, GE계수)로 평가한 제주지역의 자산불평등 수준도 비율지표와 마찬가지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제주지역 가계의 순자산 지니계수는 0.63으로 전국 시도 중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측정됐고, 제주지역 가계의 순자산 GE지수도 1.10으로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고 전국 평균(0.89) 대비 0.21포인트 높았다.

GE지수(일반화 엔트로피 지수, Generalized Entropy coefficient)는 분포의 불평등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이같은 제주지역 가계의 자산불평등 수준은 2019년 3월까지는 등락을 거듭하면서 대체로 하향 안정세를 보였으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폭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19년 3월 기준 순자산 지니계수는 0.62로 2015년 3월(0.63)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이면서 전국 평균과 비슷한 수준까지 낮아졌다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다시 상승세로 전환, 자산 불평등이 악화되고 있다.

제주지역 가계 자산불평등 문제의 주요 특징을 보면 우선 실물자산 비중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특히 아파트 가격 차별화가 꾸준히 진행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제주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의 편차가 큰 폭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지역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실물자산 비중은 84.4%로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전국 평균 77.5%를 7%포인트 가량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은 제주본부는 “제주의 높은 자산불평등 수준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치사회적 갈등을 초래, 장기적으로는 제주지역의 성장잠재력을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자산불평등 심화로 인한 경제‧사회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하고 자산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제주지역 자산불평등의 상당 부분이 가구의 부동산 불균형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향후 제주지역에서 개발 계획을 추진하거나 투자를 유치할 때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비중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청년과 자영업자 등 자산 규모가 적고 신용도 낮은 계층을 위한 금융포용 정책을 확대, 자산 취약계층의 소득을 축적하고 자산 형성을 지원함으로써 제주경제의 성장잠재력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제안을 내놨다.

한편 제주지역 2030 청년세대 가구간 자산불평등도 코로19를 겪으면서 확대되고 있고, 순자산에 대한 상위 그룹과 하위그룹간 격차도 큰 편인 것으로 나타나 세대간 자산 이전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제주지역 상속세 및 증여세 추이를 보면 세대간 자산 이전을 의미하는 상속세와 증여세 징수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