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3 18:27 (화)
쓰레기장 되고 있는 제주 항만 ... "처리 어렵다" 행정당국도 난색
쓰레기장 되고 있는 제주 항만 ... "처리 어렵다" 행정당국도 난색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7.27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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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항 해양쓰레기, 쓰레기 매립장 방불케 해
테트라포드 틈세로 장기간 쓰레기 쌓여 처리 힘들어
지난 16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서방파제 테트라포드 사이에 쌓여 있는 쓰레기. 잘게 부서진 스티로폼 알갱이 사이로 각종 쓰레기들이 파묻혀 있다.
지난 16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서방파제 테트라포드 사이에 쌓여 있는 쓰레기. 잘게 부서진 스티로폼 알갱이 사이로 각종 쓰레기들이 파묻혀 있다.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김녕항 등 제주도 주요 항만에 상당히 많은 양의 해양쓰레기가 쌓이고 있지만 이를 처리할 방법이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안전신문고에 김녕항에 쌓여 있는 해양쓰레기에 대한 수거를 요구하는 민원이 제기됐다.

현재 김녕항의 서쪽 방파제 바깥 부분으로 상당히 많은 양의 쓰레기들이 쌓여 있는 상태다. 김녕서방파제는 바깥 부분으로 설치된 테트라포드 사이로 쓰레기들이 쌓인 것이다.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테트라포드 사이로 부서진 스티로폼 알갱이들이 흙처럼 쌓여 있었고, 그 안으로 통발과 그물 및 밧줄 등 각종 어구는 물론 다양한 종류의 생활쓰레기가 묻혀 있었다. 장기간에 걸쳐 쓰레기가 쌓인 것으로 보이면서 쌓인 깊이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됐다. 쓰레기 매립장을 방불케 하는 수준이었다. 곳곳에서 식물이 쓰레기 사이로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기도 했다. 

지난 16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서방파제 테트라포드 사이에 쌓여 있는 쓰레기. 잘게 부서진 스티로폼 알갱이 위로 일부 식물들이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다. 식물이 자라고 있는 곳은 흙이 없는 곳이다.
지난 16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서방파제 테트라포드 사이에 쌓여 있는 쓰레기. 잘게 부서진 스티로폼 알갱이 위로 일부 식물들이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다. 식물이 자라고 있는 곳은 흙이 없는 곳으로 스티로폼 알갱이와 한 번 녹았다가 다시 굳은 플라스틱 등만 있었다. 

행정당국에서는 이와 같은 쓰레기의 처리에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안전상의 문제 때문이다.

안전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에 대해 제주시는 “해안가 환경정비를 위해 정비 인력을 배치, 관내 해양폐기물을 지속적으로 수거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방파제에 쌓인 해양페기물은 인력이 수거하기에는 안전상 위험해 수거하지 못함을 이해해달라”고 답변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도 “환경정비에 나서는 분들은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되신 분들인데 50~60대로 연령대가 있으신 분들"이라며 "하지만 현장을 확인한 결과 민원이 제기된 곳은 테트라포드 사이라 이 분들이 들어가 쓰레기를 수거하게 될 경우 자칫 안전사고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인력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장대 등을 활용해 안전한 곳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해봤다”며 “하지만 일부 쓰레기들이 스티로폼 알갱이 속에 깊히 파묻혀 있어 사람이 손으로 파내지 않는 한 수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부 민간단체에서 항만 쓰레기 수거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전체 쓰레기를 처리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내 해안가를 중심으로 주기적으로 쓰레기 수거활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인 ‘디프다제주’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 두 차례에 걸쳐 김녕항에서 쓰레기 80L 포대 72개 분량을 수거했다. 하지만 남아 있는 쓰레기가 더욱 많다.

이와 같은 상황은 김녕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최근 제주항 서부두 일대 현장을 확인한 결과 항만 구조물 사이에 오랜 기간 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들이 쌓여 있는 것이 확인됐다. 판포리 포구 등 도내 곳곳의 항만 구조물 사이에서도 많은 양의 쓰레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달 26일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포구 항만구조물 사이에 쌓여 있던 쓰레기들.
지난달 26일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포구 항만구조물 사이에 쌓여 있던 쓰레기들.

이처럼 쓰레기가 쌓여 있는 곳은 대부분 테트라포드 사이이거나 항만시설의 경사면 등이라 쓰레기 수거는 물론  인력 진입도 어렵다.

이 때문에 쓰레기가 버려지는 것을 미리 방지하거나 항만에 쓰레기가 쌓이기 전에 미리 수거를 하는 등의 예방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행정에서는 이와 같은 예방책 마련에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쓰레기가 버려지는 것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해양쓰레기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밀려올지 예측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예방책 마련의 필요성은 꾸준히 강조되고 있다. ‘디프다제주’의 변수빈 대표는 이와 관련해 “도내 항만의 상황은 모두 비슷할 것”이라며 “쓰레기를 수거하기에 안전상의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 때문에라도 쓰레기가 버려지지 않도록 행정에서 관리감독을 하는 등 예방에 나서는 것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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