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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10월항쟁과 연대 … ‘동백이 피엄수다’ 대구 전시 개막
제주4.3, 10월항쟁과 연대 … ‘동백이 피엄수다’ 대구 전시 개막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2.07.28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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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개막식, 8월 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 12‧13관
지난 2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린 '4370+4 동백이 피엄수다' 대구 전시 개막식 모습. /사진=제주4.3범국민위원회
지난 2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린 '4370+4 동백이 피엄수다' 대구 전시 개막식 모습. /사진=제주4.3범국민위원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4.3 74주년을 맞아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중인 ‘4.3과 여순 – 동백이 피엄수다’ 전시가 지난 26일부터 대구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 대전에 이어 4번째다.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평화재단, 대구‧경북 및 제주 노무현재단,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대구제주특별자치도민회 후원으로 오는 8월 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 12‧13관에서 진행된다.

전시에는 아픔을 기억하고 세대를 전승한다는 의미에서 20대부터 50대까지 11명의 작가가 제주4.3과 여순항쟁 관련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5개 주요도시 전국 순회 전시를 기획한 범국민위 관계자는 “한국전쟁 과정에서 대구형무소 재소자와 보도연맹, 예비검속 등 관계자들이 고통스럽게 잠들어 있는 대구 경북에서 시민들과 함께 하게 돼 그 의미가 크다”면서 “유해 발굴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경산 코발트 광산 현장을 비롯해 4.3항쟁과 형제인 여순항쟁 등 11명의 작가들이 한국전쟁 전후의 야만적 역사에 대한 진실을 담고자 노력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한 손유진 작가는 버려진 폐목에서 과거의 기억을 도출, 오늘 우리가 야만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는 의미를 인두화에 담아냈다.

또 현아선 작가는 어린 시절 4.3의 현장을 다니면서 각인된 고통스러운 역사를 연필화로, 대전에서 활동중인 임재근 작가는 4.3 당시 대전 골령골에서 학살된 수많은 제주민들의 학살 현장을 사진으로 담아냈고 박금만 작가는 성인이 돼 유가족으로서 여순항쟁의 진실을 파헤치면서 알게 된 진실의 역사화로 참여했다.

이처럼 다양한 작품 외에도 기록전 형식을 통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미군정 당시 문서들 중 기밀에서 해제된 문서와 당시 언론 기사, 정부 기록, 그리고 그동안 진실을 밝혀온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기록을 주철희‧박진우 작가가 준비했다.

또 이야기 작가인 이하진씨는 예술 작품을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전시 해설을 통해 제주4.3과 여순항쟁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작업으로 전시에 참여했다.

백경진 4.3범국민위 상임이사는 26일 개막식 인사말에서 “대구는 경산 코발트 광산에서 피해자들이 집단 암매장을 당한 인근 지역”이라며 “오늘 이 전시를 통해 여러분들이 역사적 인식과 성찰과 고민을 나누길 기대한다”면서 최근 검찰이 4.3 관련 일괄 재심 재판에 대해 우려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서도 “여기 모여 있는 분들이 힘을 모아주신다면 능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당부를 전했다.

김용한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위원회 상임대표도 “잘못된 이념과 권력의 욕망이 빚어낸 4.3과 여순의 진실 규명 발걸음이 4.3은 22년이 됐고 여순항쟁은 출발점에 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역사 정립의 길에 이념의 시선과 잣대가 사라지는 그날, 4.3의 백비에 이름이 새겨지는 그날까지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채영희 10월항쟁유족회 회장은 연대사를 통해 “오늘 전시를 보니 눈물도 나지만 부끄럽기도 하다”며 “제주에서 오셔서 이렇게 큰 행사를 하는 걸 보니 격세지감이 든다. 10월항쟁유족회도 대구에서 이런 행사를 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특히 “유족으로서 가슴 아프고 살아남았던 얘기를 하고 싶다”면서 말문을 연 채 회장은 “대구라고 왜 화가가 없고 소설가가 없겠느냐. 아무도 용기 있게 나서는 사람이 없었는데 8년 전 10월행장 문학회가 결성됐다. 이번 전시를 보며 제주가 얼마나 비참한 삶을 살아왔는지 싶어 전시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에 반해 10월항쟁은 기록이 별로 없고 남아있느 자료도 없다. 힘들게 조례안도 만들었고 위령탑도 세웠다. 바깥에선 대구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느냐고 묻는다. 10월항쟁과 관련해서도 이런 전시를 꼭 하고 싶다”고 간절한 소망을 피력했다.

8월 6일까지 대구 전시가 마무리된 후 8일부터는 부산시청 2층에서 부산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 2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린 '4370+4 동백이 피엄수다' 대구 전시 개막식 모습. /사진=제주4.3범국민위원회
지난 2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린 '4370+4 동백이 피엄수다' 대구 전시 개막식 모습. /사진=제주4.3범국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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