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식 규모 상당히 클 것 ... 제주시, 저류지 강행 굽히지 않아"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시가 저류지 건설을 추진, 논란이 됐던 조천읍 와흘리의 습지에서 멸종위기종 맹꽁이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3일 오후 논평을 내고 “최근 제주시가 추진 중인 와흘리 저류지 건설 예정지에서 멸종위기종인 맹꽁이가 대규모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제주시를 향해 습지에서의 저류지 건설을 철회하고 대안을 찾을 것을 요구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5호 태풍 송다의 영향으로 지난 주말부터 산간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는데, 와흘리 저류지 예정지인 습지 지역에도 땅속에 숨어있던 맹꽁이들이 산란을 위해 활동을 하고 있었다”며 “습지에서는 놀라운 정도로 많은 맹꽁이 울음소리를 포함해 개구리 소리가 온 습지에서 울리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그러면서 “제주시가 건설을 강행하려고 하는 와흘리 저류지 예정지의 습지 지역에는 주민들의 증언대로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서식지임이 명확히 확인됐다”며 더욱이 습지의 규모와 맹꽁이 청음을 고려해 볼 때 맹꽁이 서식 규모도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시는 여전히 저류지 건설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제주시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다시 한번 더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저류지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해 저류지 건설의 명분을 얻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자연습지를 훼손하면서까지 저류지를 건설하려는 제주시의 반환경적인 행정은 시민들에게 절대 환영받을 수 없다”며 “법정보호종이 서식하는 사실이 확인된 상황에서도 아무런 조치도 없이 저류지 건설을 강행하는 것은 엄연한 법률위반이다. 따라서 제주시는 지금이라도 습지에 건설하려는 저류지 조성계획을 철회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제주도와 환경부 등을 향해 “습지 복원방안도 적극 검토하여 습지의 원형을 유지하고, 지역주민이 즐겨 찾는 생태적 공간으로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제주시는 조천읍 와흘리에서 침수피해 예방을 위한 저류지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와흘리 마을 내에 ‘대물’이라고 불리는 습지를 저류지로 만들려는 계획이었으나 반발이 나오자 일단 건설을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