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7:54 (수)
태풍 '힌남노'에 앞선 폭우 ... 제주서부 역대급 물폭탄 쏟아져
태풍 '힌남노'에 앞선 폭우 ... 제주서부 역대급 물폭탄 쏟아져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9.04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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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에 시간당 64.6mm, 역대 1위 기록 갈아치워
서부 집중대 물폭탄에 침수피해 42건 접수
태풍 힌남노, 5~6일 제주에 직접 영향
시간당 강수량 100mm, 초속 60m 강풍 예상
4일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의 마을 길이 폭우에 침수돼 있다.
4일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의 마을 길이 폭우에 침수돼 있다./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제주를 향해 북상 중인 가운데, 태풍의 앞에서 발달한 비구름의 영향으로 제주 서부에 역대급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로 인해 각종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4일 제주지빙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50분 기준 서귀포시 대정에는 시간당 74.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아울러 이날 오후 4시까지 153.5mm의 누적 강수량이 기록됐다.

제주시 서쪽 끝에 자리잡은 고산에서는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는 시간당 강수량이 기록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제주시 한경면 고산에는 시간당 64.6mm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이전 기록은 2019년 9월4일 38.8mm다. 정확히 3년만에 이전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시간당 강수량이 기록됐다. 짧은 시간 동안 역대급 물폭탄이 쏟아진 셈이다.

이로 인해 각종 피해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제주 서부를 중심으로 소방에 접수된 침수피해 신고는 모두 42건이다. 이날 오전 11시7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에 주택 마당 침수 피해 신고를 시작으로 오전 중에 대정읍 하모리와 상모리를 중심으로 상가 침수와 도로 침수 등의 피해 신고가 이어졌다.

오후 들어서는 대정읍 영락리와 신도리, 동일리, 무릉리 등에서 각종 건물침수와 도로 침수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와 용수리, 조수리, 두모리 등에서도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불어난 비에 차량 등에 고립된 사람들도 나오면서 인명 구조활동도 이어졌다. 다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마을 길 도로가 빗물에 잠겨 있다. 이날 오전 대정읍에는 시간당 74.5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사진=독자제공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마을 길 도로가 빗물에 잠겨 있다. 이날 오전 대정읍에는 시간당 74.5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사진=독자제공

한편, 태풍 힌남노가 제주에 점차 접근하면서 앞으로 더욱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풍은 이날 오후 3시를 기준으로 타이완 타이베이 북동쪽 약 39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26km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태풍은 4일 밤에 일본 오키나와 북서쪽 해상을 지나 제주에 접근,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제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제주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5일부터 6일 오전 사이에 제주에 시간당 50~100mm의 매우 강한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07년 제주에 큰 피해를 입혔던 태풍 ‘나리’가 제주에 쏟아낸 비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태풍 나리는 제주 전역에 시간당 100mm 안팎의 물폭탄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제주 주요 하천이 모두 범람하면서 13명이 숨지고 1300억원 대의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등 제주에 큰 피해를 입혔다 .

힌남노의 영향으로 바람도 역대급을 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의 영향으로 5일과 6일 사이에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40~60m 내외로 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전까지 제주에서 기록된 가장 강한 바람은 2003년 9월 제주를 지나간 태풍 ‘메미’ 당시 기록된 초속 60m였다. 이번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되면서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기상청은 “실내에서는 문과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하고, 기상상황 등을 수시로 확인해달라”며 “물에 자주 잠기는 지역이나 산사태 위험지역 등 위험한 곳은 피하고 비상상황 시 안전한 곳으로 빠르게 대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개울가 및 하천변 등 침수 위험지역은 급류에 휩쓸리거나 고립될 수 있다”며 “상류에 내리는 비로 인해 하류에서는 물이 불어날 수 있으니 접근 등을 자제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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