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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쓰레기로 뒤덮인 천연기념물 차귀도 "관리, 손놨나"
해양쓰레기로 뒤덮인 천연기념물 차귀도 "관리, 손놨나"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9.07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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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차귀도 투어 다녀온 이들, 해안가 쓰레기 더미 목격
"정화활동을 하고 싶어도 제약이 너무 많아 힘들어"
위성사진에서도 쌓인 쓰레기 확인 가능 ... 대책 마련 필요
지난 8월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의 북서쪽 해안가에 많은 양의 쓰레기가 떠밀려와 있다. 태풍 '힌남노'가 지나가기 이전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 더욱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사진작가 최진성(인스타그램 @runningphotograph)
지난 8월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의 북서쪽 해안가에 많은 양의 쓰레기가 떠밀려와 있다. 태풍 '힌남노'가 지나가기 이전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 더욱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사진작가 최진성(@runningphotograph)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에서 가장 큰 무인도인 차귀도의 해안가가 쓰레기로 뒤덮이고 있다. 높은 생물학적 가치로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임에도 불구하고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의 쓰레기가 쌓여 있어 차귀도에 대한 관리가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차귀도에 트레킹을 다녀온 제주도민 최진성씨는 차귀도에서 중 두 눈을 의심케하는 장면을 마주했다. 차귀도 북쪽 해안 대부분을 덮을 정도로 해양쓰레기가 많았던 것이다. 

최씨는 “제주도내의 섬 중에 마라도, 가파도, 비양도, 우도 등 대부분을 가봤지만 차귀도는 가보질 못해 가보고 싶던 차에 이번에 들어가게 됐다”며 “수려한 경관이 펼쳐진 차귀도의 모습을 담기 위해 촬영을 이어가던 중 해안절벽 아래로 해양쓰레기가 밀려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씨가 말한 해안절벽은 차귀도 북서쪽에 있는 해안으로 절벽이 알파벳 U자 형태로 굽어 있는 지형이다. 이 안쪽 지형을 따라 수많은 쓰레기들이 쌓여 있는 것이 확인됐다. 대부분이 어선에서 사용되고 버려진 것으로 보이는 어구 등이었다. 

지난 8월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의 북서쪽 해안가에 많은 양의 쓰레기가 떠밀려와 있다. 태풍 '힌남노'가 지나가기 이전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 더욱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사진작가 최진성(인스타그램 @runningphotograph)
지난 8월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의 북서쪽 해안가에 많은 양의 쓰레기가 떠밀려와 있다. 태풍 '힌남노'가 지나가기 이전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 더욱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사진작가 최진성(@runningphotograph)
지난 8월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의 북서쪽 해안가에 많은 양의 쓰레기가 떠밀려와 있다. 태풍 '힌남노'가 지나가기 이전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 더욱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사진작가 최진성(@runningphotograph)
지난 8월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의 북서쪽 해안가에 많은 양의 쓰레기가 떠밀려와 있다. 태풍 '힌남노'가 지나가기 이전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 더욱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사진작가 최진성(@runningphotograph)

최씨와 이처럼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것에 대해 “바다에서 밀려온 쓰레기를 차귀도가 한 몸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며 “2000년에 차귀도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고 들었는데, 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는 인상이 들어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최씨의 말처럼 차귀도는 지난 2000년 7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주변 경관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기록되지 않은 생물종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생물학적 및 학술적으로 높은 가치를 갖고 있다는 점이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부 등 행정당국 역시 차귀도의 높은 생물학적 가치 인정했을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그 해안가는 쓰레기로 뒤덮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씨와 함께 차귀도 트레킹에 나섰던 제주도민 이규호씨 역시 이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씨는 “쓰레기들이 최근에 많이 쌓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며 “사진에 찍힌 해안 뿐만 아니라 반대편에도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는 해안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평소 도내에서 주기적으로 해안정화 활동을 해온 바 있는 이씨는 “다음에라도 지인들과 함께 차귀도에 정화활동을 오고 싶은 마음이지만 차귀도가 무인도인데다 입도 비용도 만만치 않고, 머물 수 있는 시간도 1시간으로 짧아 제약이 너무 많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경면사무소 등 행정당국에서 민간 해양정화 단체와 협력해서 정화활동을 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최씨와 이씨가 차귀도에서 많은 양의 쓰레기를 목격했던 것은 태풍 ‘힌남노’가 제주에 오기 이전이었다. 태풍 이후 제주 해안에 많은 양이 쓰레기가 밀려오는 것을 감안했을 때 현재는 더욱 많은 쓰레기가 차귀도 해안가에 쌓여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해당 지역은 제주도 본섬에서는 육안으로 확인이 안되는 곳이라 그 사이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쌓였는지는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같은 차귀도 해안 쓰레기 문제는 오랜기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년 전인 2019년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도 해당 지역에 많은 양의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차귀도 인근의 와도 해안 역시 많은 쓰레기들이 밀려와 있는 상황이다. 최근 제주도 서쪽 해안가에서 확인한 결과 와도의 북쪽 해안으로 많은 양의 쓰레기들이 밀려와 있는 것이 목격됐다.

이에 대한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차귀도에 대한 관리를 하고 있는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차귀도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면서 관리를 하려고 하고 있다"며 "8월에도 한경면사무소에서 정화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쓰레기가 빠르게 쌓이고 있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촬영된 차귀도의 위성사진. 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카카오맵 갈무리.
지난 2019년 촬영된 차귀도의 위성사진. 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카카오맵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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