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는 역사를 대중들에게 전승하도록 해주는 것”
“콘텐츠는 역사를 대중들에게 전승하도록 해주는 것”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2.09.21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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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묘왜변 따라잡기] <8> 역사문화자원 콘텐츠

[인터뷰] 노기욱 호남의병연구소 소장

백의종군로조선수군재건로등에 관여

이순신 아내 방수진을 콘텐츠로 만들기도

콘텐츠는 사진 한 장과 같은 이미지 역할

노기욱 호남의병연구소장. 미디어제주
노기욱 호남의병연구소장.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문화원형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런 배경엔 당연히 ‘역사문화자원’이 포함된다. 세상 모든 이야기의 원천을 들여다보면 역사문화자원을 벗어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책으로 만나기도, 더 나아가 영화나 드라마로도 만들어진다. 이렇듯 역사문화자원을 잘 활용한 콘텐츠는 먹고 사는 문제와도 연결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이순신. 그는 임진왜란의 영웅이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역사문화자원이기도 하다. 특히 이순신에 진심인 이가 있다. 바로 노기욱 호남의병연구소 소장으로, 그는 이순신을 배경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해온 인물이다. 그의 명함엔 ‘의병’이 또렷하게 새겨있으나, 그는 이순신연구소 활동을 먼저 해왔다. 그가 관여한 건 ‘백의종군로’와 ‘조선수군재건로’다.

“이순신이 백의종군을 했는데 걷는 길처럼 해보자고 했죠. 전남 구례에서 순천까지 갔다가 순천에서 다시 구례를 거쳐 하동 화계장터까지 가는 그 길을 1차로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백의종군로’는 규모가 더욱 커졌다. 지난 2014년엔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와 해군역사기록관리단이 손잡고 이순신이 백의종군하며 거쳐 간 길을 고증하는 작업도 하게 된다. 현재 ‘백의종군로’는 서울을 거쳐 전국을 도는 구간으로 확장됐다.

“백의종군로는 점점 커지면서 각 지역이 참여하게 됐어요. 백의종군로는 걷는 길로 다 만들었는데, 서울 동아일보 있는 곳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이순신은 백의종군하며 이동하는데 여기저기 들르면서 45일 걸렸어요.”

‘백의종군로’와 아울러 ‘조선수군재건로’라는 이름의 콘텐츠도 만들어진다. ‘백의종군로’가 전국 단위의 길이라면, ‘조선수군재건로’는 전남 연해안에 있는 8개 시군을 연결하는 길이다. 역시 노기욱 소장이 관여하며 만들었다.

“역사는 대중에게 어필이 되어야 기억되죠. 조선수군 재건이라는 이름은 회의를 거쳐서 만들었어요. 문헌에는 ‘재건’이라는 말은 없지만 수군을 다시 일으켰으니까 ‘재건’이라고 하자고 했죠. 처음엔 건설 공사장이냐고 비난했던 사람들도 이젠 그 이름을 쓰더라고요.”

이순신을 배경으로 한 콘텐츠는 또 있다. 그는 이순신을 연구하면서 ‘방수진’이라는 인물을 발굴했다. 그는 국보 76호인 ‘서간첩’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거기에서 ‘여성’을 콘텐츠로 등장시켰다.

“편지를 보면 세주(細註)가 보여요. 당시 지평 지위에 있던 현덕승이 이순신에게 보낸 편지에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는 말이 들어 있어요. 호남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인데, 그걸 검토하면서 세주를 보는데 아버지는 누구이며, 아들은 누구고, 내 마누라는 누구인지 써 있는 거예요.”

이순신 장인은 전남 보성 출신이었다. 세주를 읽어내리던 그는 이순신 아내인 방수진을 찾아냈고, 보성이라는 작은 도시를 알리는 콘텐츠로 이순신 아내 ‘방수진’을 드러낼 수 있었다.

“보성에 ‘방진관’을 만들었어요. 원래는 군수 관사였어요. 군수 관사가 아방궁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선거에서 떨어졌거든요. 다음 군수는 그 관사에 들어올 수도 없었어요. 청남대같은 집을 지었으니 어찌 들어가겠습니까. 그래서 제안을 했죠. 국민들에게 돌려주자고요.”

군수 관사로 쓰던 건물은 리모델링을 거쳐 역사문화자원을 보유한 ‘방진관’이라는 콘텐츠로 거듭난다. 그건 다름 아닌 이순신 자신이 아니라, 이순신의 곁을 지키던 이들을 부활시킨 콘텐츠다. 보성은 녹차로 유명하지만, ‘방수진’ 덕분에 보성을 역사적으로 더 부각시킬 수 있는 중요한 콘텐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이순신을 만든 인물은 누구였을까요? 이순신은 과거에 합격하려고 무려 11년동안 도전하는데, 후원해준 사람은 바로 장인과 그 아내였어요.”

노기욱 호남의병연구소장은 후대에 지속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전승'이라는 의미로서,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디어제주
노기욱 호남의병연구소장은 후대에 지속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전승'이라는 의미로서,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디어제주

이순신 관련 콘텐츠를 줄곧 만들어내고 있는 노기욱 소장. 그에게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콘텐츠는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닐까.

“우리 지역엔 장보고도 있고, 왕건도 있어요. 콘텐츠 가능성이 있는 게 많은데, 그냥 역사적 관점으로만 보면 딱딱합니다. 대중과 연결이 잘 안돼요. 이걸 콘텐츠로 만든다면 ‘전승’이라는 이미지, 그러니까 대중에게 알려줌으로써 후세에 전승해줄 수 있다는 것이죠. 시대의 변화 속에서 절멸되는 게 있는데 계승하도록 해주는 건 콘텐츠밖엔 없더라고요. 글을 써서 이야기를 해봐도 지금 시대의 사람들은 잘 안 읽으려 하죠. 대중들에겐 빠른 시간 안에, 몇 분, 몇 초 만에 결정을 하도록 해야 하는데, 사진 한 장이 호감을 가지게도 하잖아요. 콘텐츠는 사진 한 장과 같은 이미지 역할을 해줄 수 있어요.”

그의 머릿속에는 콘텐츠가 무궁무진하다. 구례군 이야기가 나오자 곧바로 이순신과 연결을 시킨다. 무등산 옛길을 만든 이야기도 그의 입에서 나온다. 무등산 옛길은 무등산 둘레길로 확장되기도 했다. 제주도라는 주제를 던지자, 그의 입에서 또다른 콘텐츠가 튀어나온다. 역사문화자원으로 만들 수 있는 콘텐츠는 무한하다는 사실을 노기욱 소장은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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