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2-12-08 14:23 (목)
“책은 다양한 경험을 하게 도와주는 제2의 부모”
“책은 다양한 경험을 하게 도와주는 제2의 부모”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2.09.26 11:55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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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 맛있는 책읽기 2] <1> 승리·봄 가족

미디어제주는 올해도 한우리제주지역센터와 함께 온가족 맛있는 책읽기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년째인 온가족 맛있는 책읽기는 지난 7월부터 집중적으로 운영됐으며, 책을 읽을 때의 기쁨과 가정에서 책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참여자들에게 전달했다. 각 가정은 책을 통해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기도 했다. 제주 도내에서 ‘온가족 맛있는 책읽기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정은 140곳을 넘는다. 미디어제주와 한우리제주지역센터는 이들 가정 가운데 최우수 모범가족(1), 우수 모범가족(4)을 찾아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많이 읽는’ 독서에서 ‘잘 읽는’ 독서로

TV와 소파 없앤 거실은 가족 소통공간

“아이들이랑 ‘책의 지혜’로 소통할 것”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승리·봄이 가족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서점에 들러서 책을 사는 일이 많다 보니, 늘 책은 이웃이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크면서 아이들의 행동이나 생각도 변했다. 따라서 책을 읽는 방식에도 변화를 줘야 했다. 뭔가 변화를 줄 시점에 ‘이사’라는 요소가 따라왔다.

“집에 책이 많다 보니 책은 점점 아무 것도 아닌 게 되더라고요. 그 많은 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됐어요. 고민의 시간은 무척 오랬는데, 마침 작년 가을에 이사를 하게 되고, 과감하게 비울 건 비우자고 마음을 먹었죠. 책을 읽는 일은 즐거워야 하고, 재밌어야 끝까지 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요.”

승리·봄이 가족은 이사를 오면서 책을 줄였다. 책을 읽는 방식도 '많이'가 아니라, '잘 읽는' 쪽을 택했다. 미디어제주
승리·봄이 가족은 이사를 오면서 많던 책을 줄였다. 책을 읽는 방식도 '많이'가 아니라, '잘 읽는' 쪽을 택했다. ⓒ미디어제주

승리·봄이 엄마인 박단비씨는 고민 끝에 곁에 있던 수많은 책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이사를 오면서 꼭 챙길 책만 동행시켰다. 그래서일까, 승리·봄이 가족의 거실은 덜어낸 느낌을 단박에 받는다.

“거실 책장에 꽂은 책은 거부감이 들지 않는, 애들이 재밌어할 그런 책을 놔뒀어요. 간식을 먹으면서 간단하게 볼 수 있는 책도 있어요. 저희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그런 책도 있죠.”

승리·봄이 가족의 거실은 가족들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다. 가족들이 앉아서 이야기할 수 있는 탁자와 책장은 가족들의 친구이다. 물론 책은 더 오래된 친구이다. 어쩌면 승리·봄이 가족은 ‘온가족 맛있는 책읽기’가 추구하는 프로그램을 잘 적용시키고 있다. ‘온가족 맛있는 책읽기’는 가족들의 독서공간 만들기, 도서관 및 서점 나들이 등을 주기적으로 할 것을 강조하는데, 승리·봄이 가족이 바로 그렇다.

거실 책장엔 아이들이 직접 골라온 책도 꽂혀 있다. 봄이는 얼마전 <내 친구 알피>라는 책을 독립서점에서 골랐다. 책은 주인공 니아가 거북이 알피와 교감을 나누는 내용이다. 봄이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내 친구 알피>를 걷어본다. 책에서 만난 거북이 알피는 봄이에겐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는지, 자신도 거북이를 갖고 싶다고 조른다. 당장 사줘야 할까, 참아야 할까. 부모로서는 이럴 때 난감하다. 거북이를 사줬을 경우 관리는 할 수 있을까? 승리·봄이 가족은 책의 힘을 믿기로 했다.

“처음엔 허락을 해주지 않았죠. 그런데 독서의 힘을 빌려보자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거북이를 키우고 싶으면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잖아요. 봄이는 책을 보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배우게 됐어요. 좋지 않은 습관도 바꿔주는 게 독서의 힘이잖아요. 봄이에게 그랬죠. ‘네가 지금 키우고 있는 사슴벌레를 더 신경 써서 잘 키운다면 엄마가 그 모습을 믿고 거북이를 사줄게’라고요. 정말 잘 지켰어요.”

<내 친구 알피>와 만난지 두 달 만에 봄이는 거북이 친구들과 어울리게 됐다. 책을 통해 소통을 알고, 기다림을 배우고, 그런 과정을 거치며 승리·봄이 가족은 공통의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승리·봄이 가족은 도서관이나 서점 나들이를 곧잘 한다. 승리와 봄이가 책을 고를 때도 있고, 엄마·아빠가 책을 고르기도 한다. 그런데 승리가 불쑥 ‘신기한 책’ 이야기를 한다. 엄마가 고른 ‘신기한 책’이다. <빛을 비추면>이라는 이 책은 책 이름처럼 빛을 비추면 책에 보이지 않던 그림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런 책은 승리·봄이 집에 왜 왔을까.

“장난감이 아니어도 책으로 흥미를 일으킬 수 있어요. 저는 따뜻하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샀어요. 아이들에겐 신기한 책이기도 하고요.”

승리·봄이 가족의 책 이야기엔 아빠도 동참한다. 아빠 진민삼씨는 좀 더 현실적이다. 아이들과 책 이야기를 하며, 세상은 책과 어떻게 연결이 되어 있는지를 설명해주곤 한다. 책에서 설명되지 않는, ‘지금 순간’ 돌아가는 세상 이야기를 전달하는 몫은 아빠이다. 아빠는 세상 이야기만 해주는 걸로 그치지 않는다. 이사왔을 때 지금처럼 새로운 거실 풍경을 만든 주인공이 승리·봄이 아빠라는 사실. 여기 거실은 TV도 소파도 없다. 그 비밀을 박단비씨가 털어놨다.

승리·봄이 가족의 거실은 TV도, 소파도 없다. 가족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그걸 대신한다. 미디어제주
승리·봄이 가족의 거실은 TV도, 소파도 없다. 가족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그걸 대신한다. ⓒ미디어제주

“TV는 아이들이 서너살 때부터 없앴는데, 이번에 이사를 오면서 남편이 또 제안한 게 있어요. 소파를 없애자고 했어요. 집에 오자마자 다들 소파에 눕거나 앉으니까 소파도 없애자는 거예요. 그랬더니 소통 농도가 더 짙어졌어요.”

승리·봄이 가족은 자연스럽게 거실 탁자에 앉아서 소통을 한다. 그건 덜어냈더니 생긴 집안의 풍경이다.

요즘은 ‘고전 읽기’를 한다. 정통적인 고전은 아니다. 정통적인 고전 읽기는 아이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기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선택했다. 이 집 책장의 특징은 읽은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을 금방 알 수 있다. 읽은 책은 뒤집혀 있고, 읽고 있는 책은 앞으로 살짝 빼놓았다.

승리·봄이 가족은 “몇 권 읽었다”는 식의 ‘권수’ 집착을 벗어났다. 무조건 많이 읽히던 방식을 탈피, ‘잘 읽히는’ 쪽을 택했다.

“많이 읽혔지만 이해가 안되는, 어려운 부분이 등장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알게 됐죠. 잘 읽히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요. 이제는 많이 읽는다기보다 한 권이라도 잘 읽자는 생각에서 부담 없이 읽고 있어요. 읽고 나면 서로 생각을 나누고 간접 경험도 해보곤 해요. 어려운 어휘는 같이 찾아보기도 하고요.”

‘잘 읽는’ 쪽을 택한 승리·봄이 가족. 때문에 아이들 방에 가득하던 책장도 줄였다. 엄마는 북큐레이터 자격증까지 땄다. 이들 가족에게 책이란 무엇일까.

“즐겁고 슬프고 속상하기도 하고, 사랑 가득 차오르는 경험을 책을 통해 아이들과 하게 되죠. 책은 아이들에게 스스로 한 발짝 나가 설 수 있는 용기를 갖도록 도와주기도 해요. 저희 부부는 잔소리는 줄이고, 개선할 점이 있으면 독서로 해보려고 해요. 독서야말로 제2의 부모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아이들과 ‘책의 지혜’로 소통하려 합니다.”

 

올해 온가족 맛있는 책읽기를 끝내고 모범 가족을 선정해 시상했습니다. 시상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최우수 모범 가족=진승리·봄 가족

△우수 모범 가족=김담희 가족, 신지혜 가족, 이현지 가족, 현미영 가족

△모범 가족=김수아·수호 가족, 김지효·민지 가족, 김지율 가족, 오현빈 가족, 김현우 가족, 신지혜·정훈 가족, 전준현 가족, 강지완·채원·채연 가족, 오승찬 가족, 강유준 가족, 이선율 가족, 강채원 가족, 진성연 가족, 강서정 가족, 하지예 가족, 강민경 가족, 이하윤 가족, 한채은 가족, 고윤미·윤성 가족, 송가윤·나윤 가족, 부석영 가족, 한아름 가족, 한우진 가족, 김수아 가족, 김믿음 가족, 변예림 가족, 고강휘 가족, 손은슬·유준 가족, 오시연·시현 가족, 고하은 가족, 양민서·유진 가족, 최현준 가족, 이현지 가족, 김진환 가족, 한진호 가족, 박찬이 가족, 김지후 가족, 박지환 가족, 이은혜 가족, 이라현 가족, 최서연 가족, 양서하 가족, 부준성·은성 가족, 박하윤·설하 가족, 강효연·지율 가족, 김선우 가족, 박소정 가족, 강재연·시연 가족, 신예나 가족, 이나윤·서연 가족, 김준형 가족, 이지연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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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정 2022-09-30 10:33:44
가족들이 함께 책을 읽으니 책 읽는 시간이 즐거울 수밖에 없겠어요. 너무 아름답습니다~

현미영 2022-09-29 08:23:40
승리네 가족이 진정한 책읽기를 하시네요. 책을 꼭꼭 씹어 먹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영양분을 만들고 있는 모습 같아 보기 좋네요.~

어린왕자 2022-09-28 16:49:26
온가족이 함께하는 책읽기, 행복한 풍경입니다.
승리, 봄이에게는 가족이 함께 한 책읽기에 대한 기억이 오래도록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TV를 없애고, 소파를 치우고, 책장을 줄여나간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꿀돼지 2022-09-27 15:24:27
가족들이 책과 함께 웃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 좋은 행사가 사회에 긍정적으로 개입하는 좋은 사례가 아닌가 싶네요. 좋은 글 잘봤습니다.

현승훈 2022-09-26 19:49:13
책으로 가족 웃음꽃이 피었네요.
음식으로 신체를 건강하게!
가족 함께 맛있는 책으로 생각이 유연해지는 승리봄이 가족이,
이웃에게도 책을 잡게 하는 힘을 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