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53 (금)
증상 덜해 방치했다 퇴행성 관절염까지? 십자인대파열
증상 덜해 방치했다 퇴행성 관절염까지? 십자인대파열
  • 김성찬
  • 승인 2022.09.28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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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찬의 무릎클리닉]<7>

하늘이 높고 푸르러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가을은 무더웠던 여름 동안 저하됐던 체력을 운동을 통해 회복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계절입니다. 하지만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무리해서 사용하다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최근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같은 해시태그를 달고 소셜 네트워크에 운동을 인증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스포츠를 즐기는 분들이 더욱 늘고 있는데요. 그만큼 스포츠로 인해 부상을 입는 일도 흔해지고 있습니다. 스포츠로 인한 손상 중에서도 십자인대파열은 비교적 높은 발생률을 보입니다. 얼마 전에는 한 유명 방송인 또한 십자인대파열로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상황이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광고 촬영 중 춤을 추다 사고로 전방 십자인대와 그 옆의 반월상 연골판도 함께 파열되는 심각한 부상이었습니다.

무릎 관절 내에 있는 십자인대는 대퇴골(허벅지 뼈)와 경골(정강이 뼈)를 연결하는 십자 형태의 인대로 무릎 앞쪽에서 관절이 꺾이거나 과도한 회전을 방지하는 전방십자인대와 무릎 뒤쪽에서 같은 역할을 하는 후방십자인대로 나뉩니다.

전방십자인대는 굵기가 가늘고 비틀림에 약해 외부 충격에 특히 약한 편입니다. 손상의 대부분은 스포츠 손상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데, 점프 후 착지, 과신전(몸이 펼쳐지는 범위가 정상치를 벗어난 경우) 동작, 순간적인 방향 전환 시 무릎의 뒤틀림 등에 의해 다치기 쉽습니다. 반면 후방십자인대는 전방십자인대보다 1.5배 정도 두껍고 약 2배 가량의 힘을 가지고 있어 대부분 교통사고처럼 충격이 큰 외상으로 인한 파열 가능성이 높습니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심한 통증과 함께 ‘툭’하는 파열음이 들리며 인대의 끊어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보행이 불가할 정도의 통증과 함께 무릎 관절 내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무릎이 불안정해 발을 내디딜 때 무릎이 지탱하지 못하고 갑자기 구부러지는 현상이나, 쪼그려 앉기가 힘들고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것이 잘 되지 않는 등 관절 운동에 제한 같은 증상도 나타납니다.

파열 초기에는 부종이 심하고 걷기 어렵지만, 관절 내 출혈이 흡수되면 통증도 줄고 무릎의 구부러짐이 한결 수월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며칠이 지난 뒤 증상이 상당 부분 완화되는 경우, 단순 타박상이나 근육통으로 오인해서 치료시기를 놓칠 위험이 있습니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경도 파열이 아닌 이상 회복이 어렵고, 만성적인 무릎 관절의 불안정성, 관절 연골의 스트레스로 인한 반월상 연골의 파열, 관절 연골의 비정상적인 마모로 퇴행성 관절염 조기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십자인대파열의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뉘는데, 십자인대파열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완전히 파열되지 않으면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시행합니다. 주사 치료 및 물리 치료, 약물 치료와 함께 냉찜질, 압박, 보조기 착용 등으로 상태를 호전시킵니다. 또 활동성이 작거나 고령인 경우 등 무릎 사용량이 많지 않다면 수술 없이 재활 치료를 통해 회복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파열의 정도가 심해 관절염 등의 이차적인 질병 유발과 다른 관절 내 구조물의 손상이 예상될 경우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파열이 심하지 않다면 인대를 이어 붙이는 봉합술을 시행하며, 파열의 정도가 심한 경우 기존 인대를 제거한 후 새로운 인대를 연결하는 재건술을 시행합니다. 무릎 십자인대파열 수술은 대부분 관절내시경을 사용하여 진행하게 되는데, 절개 부위 최소화로 감염과 합병증의 위험이 적고, 수술 시간도 짧아 빠른 회복이 가능해 일상으로의 복귀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십자인대파열로 수술을 한 경우는 물론이고, 무릎 관절 및 인대에 손상이 발생한 경우라면 반드시 재활 치료가 필요합니다. 운동 범위의 회복과 근력 강화를 위한 재활은 일상 복귀에 매우 중요합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회복에 중점을 두고 점점 강도를 올려 재활 운동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무릎 손상을 막기 위한 예방에 신경 써야 합니다. 십자인대파열이 주로 스포츠 선수들에게서 발생하던 과거와 달리, 운동을 즐겨 하는 일반인에게서도 흔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운동 전 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인대에 긴장감을 풀어주시고, 무릎 주변과 하체의 힘을 기르는 꾸준한 근력 강화 운동과 인대의 탄력과 가동 범위 내에서의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십자인대 파열을 예방하는 방법입니다.


 

김성찬의 무릎클리닉

김성찬 칼럼니스트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제주대학교병원 인턴 및 레지던트 수련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슬관절 임상강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스포츠의학 임상강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임상 자문의
現 한국병원 관절척추센터 정형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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