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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제주를” ‘기쁨과 희망 포럼’ 출범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제주를” ‘기쁨과 희망 포럼’ 출범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2.10.05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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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제주교구, 인권‧평화‧생태‧환경 등 현실 참여 교회 역할 다짐
조성윤 제주대 명예교수 “공동체 회복, 교회의 ‘중간집단’ 역할 필요”
천주교 제주교구가 제주지역 내 인권과 평화, 생태, 환경 등 제주 현실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교회로 거듭나기 위해 5일 오후 ‘제1회 제주 기쁨과 희망 포럼’ 행사를 개최했다. ⓒ미디어제주
천주교 제주교구가 제주지역 내 인권과 평화, 생태, 환경 등 제주 현실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교회로 거듭나기 위해 5일 오후 ‘제1회 제주 기쁨과 희망 포럼’ 행사를 개최했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천주교 제주교구가 제주지역 내 인권과 평화, 생태, 환경 등 제주 현실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교회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5일 오후 2시 제주교구 주교좌 성당인 중앙성당에서는 제1회 ‘제주 기쁨과 희망 포럼’ 행사가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교구장인 문창우 주교와 교구 내 전 사제, 수도자를 비롯해 위성곤‧김한규 국회의원, 제주도의회 이상봉‧이승아 의원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포럼 행사는 조성윤 제주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의 ‘제주 사회와 가톨릭 교회가 가는 길’ 강연과 문화 공연, 참가자 나눔 발표 등 순으로 진행됐다.

조성윤 제주대 명예교수가  ‘제주 사회와 가톨릭 교회가 가는 길’ 주제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미디어제주
조성윤 제주대 명예교수가 ‘제주 사회와 가톨릭 교회가 가는 길’ 주제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미디어제주

조성윤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우선 “제주지역 천주교 신자 수는 일제강점기 내내 500명을 넘지 못했지만 지금은 신자 수 8만 명이 넘는 종교단체가 됐다”면서 “87년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한국사회가 처한 현실에 등을 돌리지 않고 맞서 목소리를 내온 한국 천주교회와 마찬가지로 제주교구에서도 제주의 현실 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신부님과 신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고 천주교가 제주를 비롯한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갖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제주 지역의 가장 큰 현안으로 꼽히는 제2공항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공동체 회복을 위해 가톨릭을 비롯한 종교가 ‘중간집단’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등 다양한 중간집단이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면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드는 역할을 해왔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교회가 갖고 있는 영향력과 포용력으로 흩어진 개인을 모아주고, 같이 사는 형제라는 것을 알려주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중간집단으로서의 역할을 작동시킬 수 있다면 우리 사회가 방향을 잡아갈 수 있다고 본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특히 그는 “제주의 자연이 하루가 다르게 망가지는 것을 보면서 위기가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느 정도의 선을 넘게 되면 더 이상 제주는 멋진 관광지로 남아있지 않게 된다. 이제 그 선을 잘 고려해서 욕망을 다스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독일 출신의 독일 출신의 영국 경제학자 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가 자신의 첫 수필집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제목의 책에서 ‘인간이 가진 욕망은 끝이 없다. 자본주의 발전과 과학기술이 우리 삶을 변화시켜 왔지만, 하느님과 똑같이 되려고 하다 보면 잃어버리는 게 생긴다’면서 ‘욕심을 줄이고 이웃을 살피는 삶을 회복하지 않고서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망가진다’고 경고한 대목을 인용해 “이제는 욕망을 좀 줄여야 할 때가 아닌가. 서로 조금씩 내려놓고 양보하면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창우 주교가 5일 오후 중앙성당에서 열린 ‘제1회 제주 기쁨과 희망 포럼’ 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문창우 주교가 5일 오후 중앙성당에서 열린 ‘제1회 제주 기쁨과 희망 포럼’ 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문창우 주교도 인사말을 통해 “오늘 첫 행사를 가진 ‘제주 기쁨과 희망 포럼’은 교회의 새로운 가치관을 제시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을 보여준다”면서 “제주 가톨릭의 여정은 그동안 제주도민들의 고통과 함께 해온 만큼 앞으로도 도민들의 삶, 크고 작은 어려움에 동참하면서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은 제주를 만들어가는 데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는 당부를 전했다.

한편 ‘제주 기쁨과 희망 포럼’에는 제주교구 사제들과 수도자, 교구 평신도협의회 외에 지역 국회의원 3명과 제주도청 및 제주도의회, 시청, 경찰청 신우회와 가톨릭언론인모임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제주교구는 전 세계 가톨릭 교회가 함께 하고 있는 제16차 시노드 결과를 주교회의에 보고한 주요 내용 중 하나인 ‘제주 인권과 평화, 생태, 환경 등 제주의 현실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교회’를 지향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이번 ‘제주 기쁨과 희망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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