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19 16:35 (화)
[단독] 에메랄드 빛 제주바다 덮친 기름덩어리, 정체 파악도 안돼
[단독] 에메랄드 빛 제주바다 덮친 기름덩어리, 정체 파악도 안돼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12.08 16: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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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좌읍 해안가 따라 상당한 양의 덩어리들 확인돼
구좌읍 및 해경, 김녕해수욕장서 200kg 수거
해경에서 성분 분석 의뢰 ... 행정, 처리계획은 없어
8일 '미디어제주'가 확인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한 해안가. 굳어버린 기름으로 추정되는 하얀색 덩어리들이 해안가를 뒤덮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8일 '미디어제주'가 확인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한 해안가. 굳어버린 기름으로 추정되는 하얀색 덩어리들이 해안가를 뒤덮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에메랄드 빛 바다를 자랑하는 김녕해수욕장을 포함한 제주시 구좌읍 해안에 기름으로 추정되는 수많은 덩어리들이 떠밀려 왔다. 하지만 행정당국에서는 해안에 떠밀려온 이 덩어리들에 대한 향후 처리 계획 등이 전무한 상황이다.

8일 오후 <미디어제주>가 김녕해수욕장 등 구좌읍 바다를 살펴본 결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해수욕장 인근 해안가를 따라 하얀색으로 굳은 기름 추정 덩어리가 떠밀려 온 것이 확인됐다. 떠밀려 온 덩어리의 양은 상당했다. 

이 덩어리들은 김녕해수욕장 해변에도 많은 양이 떠밀려와 있었지만 이 덩어리를 확인한 해양환경단체 ‘세이브제주바다’에서 이를 구좌읍 주민센터 및 제주시 해양경찰 등에 신고해 수거가 이뤄졌다. 구좌읍과 해경에서 이날 수거한 기름 추정 덩어리의 양은 약 200kg 정도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처럼 상당한 양의 덩어리가 수거됐음에도 아직 해수욕장 이외에 다른 해안가에는 굳어버린 기름으로 추정되는 덩어리들이 수거되지 않고 띠를 이뤄 이어져 있는 상황이다.

8일 '미디어제주'가 확인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한 해안가. 굳어버린 기름으로 추정되는 하얀색 덩어리들이 해안가를 뒤덮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8일 '미디어제주'가 확인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한 해안가. 굳어버린 기름으로 추정되는 하얀색 덩어리들이 해안가를 뒤덮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세이브제주바다는 구좌읍 해안가의 이와 같은 상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알리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7일 김녕해수욕장을 중심으로 한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 중 이 이 덩어리에 대해 “처음에는 스티로폼 알갱인 줄 알았지만 만져보니 기름이 굳은 것 같은 촉감이었다”며 “이 덩어리를 만졌던 장갑과 밟았던 신발이 미끄러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수거한 덩어리 중 일부를 물에 녹여보니 기름성분이 물 위로 떠올랐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8일 '미디어제주'가 확인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한 해안가. 굳어버린 기름으로 추정되는 하얀색 덩어리들이 해안가를 뒤덮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8일 '미디어제주'가 확인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한 해안가. 굳어버린 기름으로 추정되는 하얀색 덩어리들이 해안가를 뒤덮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이 덩어리의 성분도 미스터리다. 제주도내에서 햇수로 7년 가량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세이브제주바다의 한주영 대표는 “지금까지 해양쓰레기 수거활동을 하면서 이런 물질을 처음 봤다”며 “구좌읍이나 해경 등에도 이 덩어리들의 정체에 대해 문의해 봤지만 알지 못한다는 답변만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해경 역시 이 덩어리들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서 관계자는 “현장에 가서 확인을 하고 해수욕장 주변에서 수거활동을 했지만, 현장에 나갔던 이들도 이제까지 본적이 없는 덩어리들이었다고 말했다”며 “성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어 연구센터에 성분분석 의뢰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이와 비슷한 물질이 2009년 충청남도 태안 해안으로 밀려온 적이 있었다. 그 당시 태안 해안으로 밀려온 하얀색의 기름덩어리는 식물성 기름인 ‘팜유’였다. 8800톤급 마샬군도의 한 케미컬 선박이 태안 학암포 앞 바다 8마일 해상에서 불법으로 기름을 배출했고, 이 기름이 굳어 태안 학암포 앞바다로 떠밀려 왔다.

당시 해경은 기름덩어리가 밀려온 것을 확인하고 해양오염방제요원 및 수사요원 등을 배치, 관내를 통행한 케미컬 선박 등을 확인했고, 그 결과 해당 선박의 불법행위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 당시 태안 해안가에서는 약 700kg의 기름덩어리가 수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미디어제주'가 확인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한 해안가. 굳어버린 기름으로 추정되는 하얀색 덩어리들이 해안가에 고인 물 웅덩이에 일부 녹아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8일 '미디어제주'가 확인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한 해안가. 굳어버린 기름으로 추정되는 하얀색 덩어리들이 해안가에 고인 물 웅덩이에 일부 녹아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한편, 행정당국에서는 구좌읍해안가를 따라 남아 있는 기름 추정 덩어리에 대해서 뚜렷한 대책 방안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 덩어리들의 성분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며 남은 덩어리에 대한 처리계획을 묻는 질문에 “아직까지 계획이 잡혀 있는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이브제주바다의 한 대표 역시 “행정당국에서 이와 관련해 뚜렷한 대책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성분분석을 하든, 처리계획을 마련하든 행정당국에서 이와 관련해 나서줬으면 한다”며 행정에서 이와 관련해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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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줜 2022-12-08 22:31:16
제대로 조사 및 수거에 인력투입을 해야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널리 알려지길 바랍니다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