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5:54 (금)
'스카이워크' 뭐길래, 제주 천혜 절경 송악산에도 "건설 필요해"
'스카이워크' 뭐길래, 제주 천혜 절경 송악산에도 "건설 필요해"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12.23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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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워크, 높은 지대에 설치되는 전망대 또는 교량
제주도, 용역 통해 송악산에 "가능하다면 설치 필요"
최근 전국에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 ... 경관훼손 비판도
곶자왈도립공원서도 논란에 무산 ... 해중전망대와도 비슷
송악산 전경. /사진=제주관광공사.
송악산 전경. /사진=제주관광공사.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송악산 정상에 전망대를 설치하는 것에 더해 높은 곳에서 풍경을 조망하며 걷는 시설인 ‘스카이워크’를 설치하는 안을 내놓고 있다. 전국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비판까지 받고 있는 ‘스카이워크’에 제주도 역시 합류하는 듯한 모양새다.

더군다나 이 안이 제시된 것은 송악산의 자연환경 및 경관을 보전하는 방안을 찾기 위한 용역의 최종보고서에서였다. 송악산을 개발로부터 보호하자는 취지의 용역이었지만 이 용역마저도 개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꼴이다.

제주도는 22일 오후 3시 대정읍 사무소에서 ‘지속가능한 송악산 관리 및 지역상생방안 마련 용역’에 대한 최종 보고회를 가졌다.

이 보고회에서 송악산 보전과 관련해서는 송악산의 일부가 포함돼 있는 현재의 마라해양도립공원 면적을 보다 확대해 송악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보전하는 안과, 송악산 일대를 문화재로 지정해 보전하는 안 등이 제시됐다.

하지만 현재 주민의 재산권 침해 문제 등으로 문화재 지정안은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번 용역에서 제시된 보전 안 중에서는 도립공원 확대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용역에서는 이외에도 지역주민과의 상생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문제는 이 상생방안에 송악산의 개발 내용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제주도는 특히 이 개발 내용에 전망대와 스카이워크 등의 설치를 제시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역주민 상생방안으로 이른바 ‘송악산 대표 관광명소 해돋이/해넘이 전망대 건설’을 제시하고 있다. 사업기간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로 소요 예산은 5억원으로 책정됐다. 송악산에서 일출과 일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점에 전망대를 건설, 관광콘텐츠를 강화하자는 취지다.

도는 이외에도 “가능하다면 스카이워크를 건설해 대정의 렌드마크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송악산 위에서 하늘길과 송악산 앞 바다 위를 걷는 짜릿함과 마라해양도립공원의 아름다운 전경을 한눈에 담고, 짜릿한 재미와 스릴 만점 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스카이워크 명소 건설”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여놨다.

스카이워크는 높은 지대에 바닥이 유리 등의 투명한 재질로 된 전망대 또는 교량 등의 구조물을 말한다. 도의 설명을 토대로 봤을 때 스카이워크가 설치될 경우, 송악산의 일부 지점에서 송악산 앞 바다까지 스카이워크가 걸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스카이워크’ 사업은 이미 전국 각지의 지자체가 앞다투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지난 7월 기준 국내에는 모두 53곳의 스카이워크가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출렁다리’와 함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53곳의 스카이워크 중 상당수인 37곳이 비교적 최근인 2017년 이후에 준공됐다.

이와 관련해서는 “하나의 사업이 성공하자 사업에 대한 검증없이 ‘우리도 해보자’는 식으로 복붙(복사하고 붙여넣기)하듯 마구잡이로 이뤄지고 있다”는 취지의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스카이워크는 이전부터 경관훼손으로 비판을 받아온 사업이기도 하다. 2013년 부산 오륙도에서 스카이워크가 추진될 당시 “행정이 천혜의 자연절경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게 나온 바 있다.

제주에서도 앞서 이런 비판이 제기되면 스카이워크가 한 차례 무산된 적이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2011년 곶자왈 도립공원에 65억원을 투입하는 생태공원 조성사업을 계획하면서 스카이워크 계획안도 꺼내놨다.

JDC가 구상한 스카이워크는 지상에서 6~12m 떨어진 높이에 나무로 많은 200m의 교량 형태 구조물을 만드는 것이었다. 공원 입구인 탐방안내소부터 곶자왈 도립공원  내부의 전망대까지 이어 이를 통해 곶자왈 전체 생태경관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곶자왈 훼손 논란이 일기도 했으며, 결국 스카이워크 설치는 취소됐다.

이외에도 이번에 제시된 송악산 스카이워크는 육지에서 바다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현재 우도에서 추진되고 있는 해중전망대와 유사하기도 하다. 우도의 해중전망대는 육지부에서 바다로 뻗어나가는 높이 23.5m·폭 19.5m의 전망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길이는 약 110m다. 이 사업 역시 해양환경의 훼손과 관련해 논란이 이어지다 지난 8월 인허가 절차가 모두 완료됐다.

이와 같은 선례들이 있는 상황이라 송악산에서의 스카이워크가 실제로 추진될 경우, 논란이 가볍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송악산을 최근 몇년간 보전하자는 움직임을 보여온 제주도가 정작 관련 용역을 통해서는 경관훼손 논란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꺼내들면서 이에 대한 비판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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