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53 (금)
겨울철 쓰레기장 돼버린 제주 북부 해안 ... 1년 내내 쓰레기장
겨울철 쓰레기장 돼버린 제주 북부 해안 ... 1년 내내 쓰레기장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12.29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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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민간단체, 제주 북부 해안 쓰레기 수거 나서
3일 동안 5톤 분량 쓰레기 수거 ... 부표도 300개 주워
여름철엔 남쪽 바다로 상당한 수의 쓰레기 떠밀려와
지난 28일 오후 제주시 내도동 해안가에 떠밀려와 있는 수많은 해양쓰레기. /사진=디프다 제주.
지난 28일 오후 제주시 내도동 해안가에 떠밀려와 있는 수많은 해양쓰레기. /사진=디프다 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겨울이 되면서 제주 북부 해안가로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밀려들오면서 쓰레기장이 되고 있다.

제주도내에서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에 나서고 있는 단체인 ‘디프다 제주’와 ‘세이브제주바다’ 등에 따르면, 최근 제주시 해안가를 따라 상당히 많은 양의 해양쓰레기가 떠밀려 오고 있다.

쓰레기는 패트병과 각종 플라스틱은 물론 다양한 크기의 스티로폼 조각, 폐목재 등이 대다수다. 여기에 더해 부표 등 어구의 수도 상당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겨울철 제주 북부로 해양쓰레기가 밀려드는 것은 바람과 해류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겨울철 제주에는 다소 강한 북풍이 불어온다. 아울러 해류 역시 제주의 북쪽 바다에서 남쪽으로 흘러드는 경우가 나타난다. 이에 따라 북풍과 해류를 정면으로 맞는 제주 북부해안에 많은 양의 쓰레기가 쌓이게 된다.

이처럼 밀려드는 쓰레기를 도내 민간 단체들이 나서 수거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디프다 제주’에서는 지난 26일 제주시 한림읍 월령리 해안가에서 쓰레기 수거 활동을 나섰다. 이 활동을 통해 80L 포대 14개를 가득 채웠으며 그 외에 해안가로 밀려온 부표 62개를 수거했다.

그 다음날인 27일에는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 인근 해안가에서 쓰레기 수거 활동에 나선 결과 80L 포대 8개를 가득 체우고, 약 60여개의 부표를 수거했다. 같은 날 오전 한림읍 금능리에서도 쓰레기 수거 활동에 나선 결과 80L 포대 10개를 채우고, 부표 49개를 수거했다. 28일에는 제주시 내도동 해안가에서 80L 포대 33개와 40L 포대 1개를 채우고, 부표 131개 및 밧줄과 박스 등을 수거했다. 

단 3일 동안의 수거로 80L 포대를 채운 양만 5톤에 가까운 쓰레기가 수거됐다. 여기에 부표만 해도 300개가 넘게 수거됐다. 

지난 28일 제주시 내도동 해안가에 떠밀려와 있는 해양쓰레기들. /사진=디프다 제주.
지난 28일 제주시 내도동 해안가에 떠밀려와 있는 해양쓰레기들. /사진=디프다 제주.

제주 북부 해안에서는 이처럼 수많은 양의 쓰레기가 수거되고 있지만, 수거되는 양보다 바다에서 밀려드는 쓰레기의 양이 더욱 많아 해안가가 다시 쓰레기로 뒤덮이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세이브제주바다’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의 해안에 수많은 쓰레기가 밀려와 있는 영상을 공유하며 겨울철 제주 북부해안의 해양쓰레기 문제 심각성을 알렸다.

세이브제주바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1월에서부터 2월에 걸쳐 제주 북부 해안가에 상당시 많이 밀려오게 된다”며 이와 관련해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같은 민간단체들은 아울러 겨울철은 제주도가 고용해 활동하는 ‘바다환경지킴이’ 역시 자리를 비우는 시기임을 강조했다.

‘바다환경지킴이’는 제주도가 국비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사업이다. 제주도가 고용한 이들이 12월까지 제주도내 해안가에서 해양쓰레기 수거 등의 환경정화 활동에 나선다. 문제는 12월 이후다. 12월 계약이 만료되고 그 해 사업이 끝나게 되면 다음해 1월 초 중앙정부로부터 다시 관련 지침이 내려와 제주도가 다시 바다환경지킴이 모집에 나서게 된다.

제주도는 바다환경지킴이 고용을 위해 1월부터 공모에 나서고, 관련 절차들을 거쳐 2월에 계약을 체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다. 즉 1월 한 달 간은 바다환경지킴이 모집 및 채용 기간이기 때문에 바다환경지킴이의 활동이 사실상 없게 된다. 해양쓰레기 수거와 관련된 행정력의 투입이 한달 동안 ‘제로(0)’가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 공백기에 제주 북부 해안가에 많은 쓰레기가 밀려오기 때문에, 도내 민간단체들에서 이와 관련된 제도의 보완을 촉구하고 있기도 하다.

디프다 제주의 변수빈 대표는 최근 시기에 대해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이지만 매우 춥기 대문에 활동참여가 위축되기도 하고, 바다지킴이의 공백도 크다"며 "제주도가 나서 바다지킴이의 공백이 없도록 해주시거나, 1월 및 2월 등 겨울철에 활동하는 단체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있을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한다. 그렇게 돼야 지속적으로 겨울철 해양폐기물 수거가 이뤄질 수 있을 것 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의 해안가에는 겨울철 북부로 해양쓰레기가 밀려오는 것에 더해 여름철에는 남풍 및 해류의 영향으로 제주 남쪽 해안가로 상당히 많은 양의 쓰레기들이 떠밀려 온다. <미디어제주>가 지난 8월 서귀포시 성산읍에서부터 대정읍까지의 해안가를 확인한 결과 제주 남쪽 해안가 대다수의 지역에서 상당히 많은 양의 쓰레기가 확인된 바 있다.

여름에는 남쪽, 겨울에는 북쪽으로 많은 양의 쓰레기가 떠밀려 오면서 사실상 1년 내내 제주 해안이 쓰레기장처럼 변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환경운동연합 등의 시민단체는 이와 관련해 제주도에 해양쓰레기 문제를 전담할 과 수준의 부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처럼 해양쓰레기문제를 전담할 부서의 신설 등은 요원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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