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0:45 (금)
농약에 적셔진 제주, 사용량 전국대비 4배 높아 ... 화학비료도 ↑
농약에 적셔진 제주, 사용량 전국대비 4배 높아 ... 화학비료도 ↑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1.10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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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화학비료 및 농약사용 저감 위한 용역 마무리
화학비료 및 농약사용량, 2014년 이후 꾸준 증가
미생물 활용, 생산 늘리고 화학비료 사용 줄여야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의 한 밭 전경. /사진=제주도의회.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의 한 밭 전경. /사진=제주도의회.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내에서의 농약 사용량이 전국 다른 지역에 비해 무려 4배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군다나 화학비료의 사용 역시 2000년대 초반 줄어드는 듯한 경향을 보이다 최근 들어 다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는 최근 ‘제주친환경농업 확산을 위한 화학비료 및 농약사용 저감방안 마련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용역진에 따르면 도내에서의 화학비료 사용은 1996년 무려 11만6000톤에 달했다. 이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건 복합비료였다. 11만6000톤의 66%인 7만6000톤이 복합비료였다.

이와 같은 화학비료의 사용은 해가 거듭될수록 줄어들었다. 특히 2005년에서 2006년으로 넘어가면서 화학비료의 사용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2005년 도내 화학비료의 사용량은 9만2000톤이었지만 그 다음해인 2006년에는 4만5000톤으로 감소했다.

용역진은 이와 같은 급격한 화학비료 사용의 감소가 친환경 농업과의 관련성 보다는 보조금의 영향으로 풀이했다. 용역진은 "2006년 비료사용량 격감은 비료가격보조금 폐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화학비료 사용량은 그 후에도 지속감소, 2011년 들어서는 3만7000톤까지 사용량이 줄었다. 이는 앞선 보조금 폐지에 더해 무기질 비료 가격의 상승, 친환경농업의 확대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 이후 화학비료의 사용량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20년에는 화학비료의 사용량이 9년 전과 비교해 9000톤 가량이 늘어난 4만6000톤 수준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용역진은 애월과 한림, 한경면 등 제주 서북부에서 화학비료가 관행적으로 뿌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농약 사용량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농약 중 살균제는 2000년 2495톤이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2008년에는 1327톤까지 사용량이 줄었지만 최근들어서 급증, 2020년에는 5874톤이 사용됐고 지난해에도 5585톤의 살균제가 땅에 뿌려졌다.

제초제의 상황도 비슷하다. 2000년 1125톤의 제초제가 사용되고 2005년 743톤까지 사용량이 줄었지만, 2014년을 기점으로 사용량이 늘어나기 시작해 매년 약 2000톤에서 4000톤의 제초제가 농지에 살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살충제는 사용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매년 2500톤에서 3500톤 가량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면적당 농약사용량은 전국 보다 무려 4배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 전국 평균 ha당 10.2kg의 농약이 뿌려졌지만 제주에서는 ha당 41.32kg 농약이 뿌려졌다. 2020년에는 ha당 47.09kg의 농약이 사용됐고, 2021년에도 ha당 43.96kg의 농약이 사용됐다.

제주에서 이처럼 많은 화약비료와 농약이 사용되고 있지만, 정작 작물 생산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용역진에 따르면 비료 사용량이 적었던 2009년과 2010년 대비 2016~2020년 주요 작물 단위 면적당 평균 생산량은 무가 13%, 양파가 6%, 참다래가 19% 늘었다. 하지만 온주밀감과 마늘은 변화가 없었다. 더군다나 같은 기간 감자는 26%, 콩은 40%, 양배추는 16%, 당근은 27% 생산량이 감소했다.

용역진은 이와 같은 결과에 다른 연구결과를 종합한 결과 “비료 사용량 증가가 생산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용역진은 이어 이와같은 화학비료 및 농약 사용에 대한 대안으로 미생물을 이용한 농법을 제안했다. 미생물 농법에 소량의 화학비료를 첨가하는 방안으로 화학비료 및 농약 사용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용역진은 이와 관련해 “농가 실증사례에서도 화학비료 사용량 감소와 생산량 증대가 나타났다”며 “이외에도 바이러스 감염 나무의 회복 및 각종 방제 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친환경농업확대를 위한 농산물의 광역간 거래 활성화를 위해 친환경광역급식센터 건립 추진과 친환경단체가 운영하는 로컬푸드 설치, 군부대 친환경 급식 공급 추진, 친환경 관광상품 개발, 친환경자재 지원 품목 확대 등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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