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3-01-30 13:26 (월)
불법어업·해양쓰레기·혼획의 3연타, 제주바다에 미래 있나?
불법어업·해양쓰레기·혼획의 3연타, 제주바다에 미래 있나?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1.25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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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환경운동연합, 25일 '불법어업 보고서' 발간 및 공개

3년간 제주해역 불법어업 404건, 제주도 단속 실적 적어
어선 선적되는 페트병·캔류는 대부분 바다에 그대로 버려져
혼획으로 죽는 고래류도 상당 ... 행정당국은 "혼획 없다"
제주바다. /사진=미디어제주.
제주바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바다가 고통받고 있다. 불법어업은 물론 어선에서 버려지는 상당한 수의 쓰레기와 혼획 등으로 인해 문자 그대로 제주바다의 ‘씨’가 마를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5일 ‘지속가능한 바다를 위한 제주지역 불법어업(IUU) 보고서’를 공개했다.

IUU는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을 뜻하는 말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이 보고서를 통해 “IUU는 어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을 정도로 무분변발 남획을 불러일으킨다”며 “이와 같은 무분별한 남획으로 지속가능성을 잃은 바다는 곧 어업을 통한 식량공급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바다 생물다양성과 생태계도 크게 훼손하며 해양생태계와 산호초, 바다거북, 바다새, 주요어종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IUU는 반드시 근절해야 하는 불법 행위다. 제주도 역시 IUU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제주에서 벌어지는 IUU어업과 관련해 현재까지 관련 정보를 취합해 공개하거나 보고서를 발행한 경우는 찾을 수 없었다. 사실상 IUU어업에 대해서는 관심 밖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 및 남해어업관리단, 제주지방해양경찰청 등의 유관기관 등과의 면담 등을 통해 확인한 내용을 토대로 이번 보고서를 제작했다”며 “이번 보고서가 제주지역 IUU어업의 근절과 지속가능한 어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 3년간 제주해역에서의 불법어업 단속, 404건

제주환경운동연합이 공개한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해역에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단속된 불법어업은 모두 404건이다. 제주지역에서의 불법어업 단속은 모두 3개 기관에서 이뤄졌다. 제주해양경찰청이 193건으로 가장 많고 남해어업관리단이 186건으로 뒤를 잇는다. 제주도의 단속건수는 25건에 그친다.

먼저 해양경찰청의 단속을 살펴보면 다른 나라 허가 어선의 불법행위가 가장 많다. 모두 61건이다. 그 외 조업금지구역에서의 조업과 포획금지기간 중 조업이 36건이며 무허가 어업이 26건, 금지 및 제한 어구 사용이 17건 등이다.

환경운동연합은 “해양경찰은 인력이나 출동가능한 선박이 다른 기관에 비해 많기 때문에 단속 실적도 높은 편”이라며 “적발된 주요 사례를 보면 무허가 및 포획금지 구역 및 기간 위반 등이 많은데, 특히 중국에서 넘어와 불법어업을 하는 중국어선에 대한 경계와 단속도 주요 업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12월 8일 차귀도 남서쪽 150km 해역을 순찰 중이던 경비함정이 전체 길이가 500m에 달하는 초대형 어구인 범장만 틀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 일대에서 발견된 범장망 틀만 100여개 가량으로 보고됐다”고 강조했다.

범장망은 크기도 크지만 그물코의 크기가 2cm에 불과해 어린 물고기까지 무차별 포획이 가능, 이 때문에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의 사용이 금지된 어구다.

사진은 2019년 제주 해역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들. /사진=남해어업관리단.
사진은 2019년 제주 해역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들. /사진=남해어업관리단.

남해어업관리단은 도내 불법어업 단속 및 중국 및 일본과의 EEZ 경게에서 우리 선박 또는 타국 선박의 불법 침입을 예방 및 단속한다. 지난 3년간 중국어선의 우리측 수역 불법 침범 조업을 69건 단속했고, 어선관련 위반사항을 88건 단속했다.

이외에 제주도는 3년간 무허가 어업 12건을 적발햇으며 비어업인의 포획 채취 위반을 7건 단속했다. 그 외 포획 채취 기간 위반과 어구실명제 위반 각각 2건, 불법포획과 불법어획물 판매를 각각 1건씩 적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 역시 불법어업을 단속하고 있지만 제주도 보유 선박이나 인력, 예산이 적어 앞선 두 기관과 비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제주도가 불법어업 예방과 단속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단속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변화는 없다. 그만큼 제주도가 불법어업의 단속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노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 어선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도 천문학적 … 단속은 사실상 전무

환경운동연합은 이외에도 어선에서 버려지는 해양쓰레기 문제가 주목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어선의 쓰레기 투기 적발 사례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제주대 씨그랜트센터가 내놓은 ‘어선기인 해양쓰레기 발생실태 조사 및 관리방안 연구’에 따르면 제주도의 10톤 미만 연안어선 1621척에서 연간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페트병은 무려 57만4490병이다. 무게로 따지면 31톤에 달한다. 버려지는 캔류의 수는 더욱 많다. 1년 동안 무려 210만캔의 쓰레기가 어선에서 바다로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전체 선적량의 72.4%로 분석된다.

10톤 이상 근해 어선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난다. 제주의 10톤 이상 근해 어선 352척에서 연간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페트병은 126만6800병이다. 54톤 분량으로 선적량의 50%가 바다로 버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캔류도 127만7900캔이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선적량의 80%다.

각종 쓰레기가 떠밀려와 있는 제주 해안가. /사진=미디어제주.
각종 쓰레기가 떠밀려와 있는 제주 해안가. /사진=미디어제주.

다른 지역의 어선이 제주바다에 버리고 가는 쓰레기도 상당하다. 타 지자체의 근해어선 352척에서 제주해역에 연간 버려지는 페트병은 182만1000병으로 추산된다. 캔류는 33만7800캔이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어선이 배에 싣고 나가는 대부분을 바다에 버리고 오는 샘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를 지적하며 “어구를 제외하더라도 많은 양의 생활계 쓰레기가 실제로 어선에서 바다로 버려지고 있다”며 실로 막대한 양이나 이에 대한 단속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바다라는 공간의 특수성상 현장 적발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어 “이에 따라 어선 발생 쓰레기 불법투기를 방지하려면, 이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필수적”이라며 “단속보다는 예방적 조치에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페트병 및 캔류의 투기 저감을 위해 수거해 온 양에 따라 일정금액을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정책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고래류의 혼획도 문제 … 행정당국은 “혼획 없다” 손 놓아?

환경운동연합은 고래류 및 바다거북 등의 혼획도 문제삼았다.

해양경찰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제주에서 고래류의 사체가 신고된 사례는 모두 135건이다. 이 중 가장 많이 발견된 고래는 상괭이다. 모두 107마리가 발견됐다. 그 외 제주남방큰돌고래는 19마리가 발견됐고, 참고래와 참돌고래, 혹부리고래, 밍크고래, 흑범고래, 병코돌고래, 긴부리돌고래, 쇠돌고래 등이 확인됐다. 이 중 혼획은 단 1건도 집계되지 않았다.

하지만 환경운동연합은 이 고래류 모두 혼획돼 버려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근거로 상괭이 사체가 제주에서 많이 발견되기 시점을 지적했다.

제주해양경찰서 관계자가 2020년 11월28일 제주시 김녕항 해녀탈의장 동쪽 해안에서 발견된 수컷 상괭이 사체를 조사하고 있다./사진=제주해양경찰서.
제주해양경찰서 관계자가 2020년 11월28일 제주시 김녕항 해녀탈의장 동쪽 해안에서 발견된 수컷 상괭이 사체를 조사하고 있다./사진=제주해양경찰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괭이 사체는 2017년 이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은 “상괭이는 2016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 유통 및 판매가 원천적으로 금지됐다”며 “그 이전까지는 혼획되더라도 위탁판매가 이뤄졌지만 해양보호생물 지정으로 이런 행위 자체가 금지됐다. 이에 따라 2017년 이후 사체로 발견되는 상괭이 숫자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의 상괭이는 안강망 어구를 이용한 조업과정에서 혼획돼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혼획돼 삼아할 경우 사체에 특별한 흔적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혼획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혼획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부검이 이뤄져야 하지만,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혼획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없다”고 질타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상괭이의 폐사가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는 탈출장치가 부착된 안강망을 보급하려 하지만, 어민들은 어획량이 줄 것을 우려해 이에 대한 사용을 꺼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환경운동연합은 그러면서 “멸종위기에 다다른 상괭이의 보호를 위해서는 탈출장치가 부착된 안강망에 대한 의무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어획량 감소에 대해서는 명확한 진단을 통해 일정 수준의 지원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해양쓰레기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과 지원도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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