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53 (금)
제주출신이라는 이유로 "빨갱이XX" 오영훈 지사도 "분노"
제주출신이라는 이유로 "빨갱이XX" 오영훈 지사도 "분노"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2.27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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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27일 티타임서 "학부모 인식 저급 ... 재발방지 필요"
다른 지역서 공부하는 제주학생에 대한 대책 마련도 주문
정치권 반발도 ... 김한규·위성곤 의원 등 "참담하다"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 하루만에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과거 학교폭력 발언과 관련,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제주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학교폭력 대상자가 되야 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한 것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7일 오전 제주도청 간부 공무원들과 가진 티타임 자리에서 이와 같은 발언을 했다.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은 과거 같은 학교에 다니던 한 학생이 제주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돼지 ××’와 ‘빨갱이 ××’라는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정 변호사의 아들은 법정까지 서게 됐지만, 정 변호사가 1심과 2심에 불복하며 대법까지 이 사건을 끌고 가면서 정 변호사의 아들 처벌은 미뤄지게 됐고, 정 변호사의 아들은 서울대까지 진학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다.

오영훈 지사도 이와 같은 점을 지적하며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학부모 인식의 저급함에 대해서는 제주도 공직자로서 분노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재발방지 대책 마련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이어 학교폭력 예방 대책 등과 관련해 “관련 제도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제도가 미비한 점은 없는지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각 지역 교육청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다른 지역에서 공부를 하는 제주 출신 학생들이 이번과 같은 피해를 받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른 시·도에서 공부하는 중·고등학생 현황을 파악하고, 그 학생들에 대해 학교 폭력피해 당사자가 되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앞서 김한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을)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김 의원은 게시글을 통해 “피해 학생은 가해자 이름이 언급될 때마타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며 “폭언에 시달린 것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무너져내리는 모멸감이 더욱 참담했을 거다. 피해 학생이 입은 정신적 고통과 상처에 어떤 말로 위로를 드려야 할지 막막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가해 사실만큼이나 충격적인 것은 자식의 잘못을 바로잡아도 모자란 상황에서 부모가 나서서 가해를 두둔했다는 것”이라면서 학폭위 처분에 불복, 대법원까지 간 것을 두고 “판결문에 적시된 대로 ‘부모님께서 많이 막고 계신다’는 정황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정 변호사의 아들은 서울대에 입학한 반면 피해 학생은 학업을 중단했음에도 가해학생의 아들인 정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에 취임한 것을 두고 “과연 이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과 상식’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위 의원 역시 자신의 SNS을 통해 “(피해학생이) 제주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폭언을 들어야 했다니 정말로 참담하다”며 “피해 학생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다고 한다. 여전히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피해 학생이 입은 상처에 어떤 위로가 가능한지 가늠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위 의원 역시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하고, 이번 인사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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