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1:14 (금)
"제2공항 필요하다"면서 기상정보는 입맛대로?
"제2공항 필요하다"면서 기상정보는 입맛대로?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3.02 14: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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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종 의원 "공항 마비, 성산에 공항 있었다면 비행기 떴을 것"
제주공항 마비, 폭설 영향 더 컸음에도 풍속자료만 언급 '논란'
지난 1월24일 제주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제주국제공항의 활주로 역시 결빙, 이로 인해 제주를 기점으로 하는 모든 항공편이 결항됐다. 사진은 그 당시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지난 1월24일 제주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제주국제공항의 활주로 역시 결빙, 이로 인해 제주를 기점으로 하는 모든 항공편이 결항됐다. 사진은 그 당시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의회에서 올겨울 폭설로 제주국제공항이 마비됐을 때에 성산읍에 제2공항이 있었다면 비행기가 떴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와 같은 주장의 근거로 제주국제공항 마비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폭설’ 관련 기상 자료는 언급하지 않고 ‘풍속’ 관련 자료만 언급됐다. 사실상 기상정보를 취사선택하면서 논리를 전개한 것이다.

제주도의회 현기종 의원(국민의힘, 성산읍)은 2일 열린 제413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환경도시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제주 제2공항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올겨울 폭설로 제주국제공항이 마비됐을 때에 성산에 제2공항이 있었더라면 비행기가 뜰 수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제주에는 지난해 12월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기상악화로 229편의 항공편이 결항된 바 있다. 이로 인해 당시 성탄절과 주말을 이용해 제주에 여행을 왔던 수많은 사람들의 발이 묶였으며, 육지부 나들이 등을 계획하고 있던 도민들의 발 역시 묶였다.

이와 같은 사태는 지난 1월 설 연휴 마지막 날에도 펼쳐졌다. 설 연휴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월24일 제주에 폭설이 쏟아지면서 제주국제공항을 기점으로 하는 모든 항공편이 결항됐다. 이로 인해 설 연휴 제주를 찾은 귀성객과 여행객이 모두 제주에 고립됐었다. 아울러 대기표라도 구하려는 이들이 제주국제공항에 몰리면서 수많은 인파로 혼란스러운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현 의원은 이를 언급하며 “그 당시에 아주 큰 피해가 있었다.  관광객들이 귀가하지 못해 사회적·경제적 비용이 컸을 것이고, 도민들 역시 도외로 출타를 하지 못해 큰 불편을 겪었다”고 말했다.

현 의원은 그러면서  “그 때 제2공항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한 번 해봤다”며 그 당시 제주국제공항과 성산읍의 풍속을 비교했다.

현 의원은 “1월24일 풍속을 보면 용담지역에 바람이 초속 11.7m로 불었다. 하지만 같은 시기 성산에서는 초속 6.6m로 바람이 불었다. 이는 12월22일과 23일도 마찬가지였다. 아주 큰 차이를 보이는데 이때 제2공항이 있었다면 충분히 관광객들을 이동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런 관점에서 보더라도 제2공항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람의 영향만 놓고 보면 현 의원의 언급이 옳은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 의원이 언급했던 제주국제공항 마비는 바람의 영향보다는 폭설에 따른 활주로 결빙의 영향이 더욱 컸다. 실제로 제주국제공항에서는 태풍급의 강풍이 불지 않는 이상 바람으로 인해 비행기가 결항되는 일은 흔치 않다.

더군다나 지난해 12월22일 기상청 날씨누리에 게시된 통보문에 따르면 당시 성산에는 제주국제공항이 자리잡은 제주북부보다 더욱 많은 눈이 내렸다. 당시 통보문에는 오후 8시 기준 성산수산에 9.8cm의 적설이 기록됐다. 하지만 제주북부에는 따로 적설량이 집계되지 않았다. 유의미한 적설이 기록되지 않은 것이다.

아울러 기상청 방재기상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2일 제주북부의 일최고 적설값은 0.2cm에 불과했다. 하지만 성산수산에는 무려 11.5cm의 눈이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적설량의 차이 때문에 성산에 제2공항이 있었더라도 역시 전편 결항됐을 것이라는 의견이 오히려 지배적이다.  

이외에도 기상청에 따르면 역시 공항이 마비됐던 1월24일에는 제주북부에 최대 1.6cm의 눈이 쌓였다. 성산에서는 당시 장비 장애로 인해 적설이 기록되지 않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다만 “그 당시에 제주 전지역에 많은 눈이 내렸다. 성산에서도 꽤 많은 적설이 기록됐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당시 서귀포에는 제주시보다 많은 3.5cm의 적설이 기록됐다.

하지만 현 의원이 적설 자료는 언급하지 풍속 자료만 가지고 “성산에 제2공항이 있었더라면 비행기가 떴을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입맛에 맞게 기상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토부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바 있다. 지난 1월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제주국제공항과 성산읍의 풍속을 비교했고, 제주국제공항 마비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 폭설과 관련된 데이터는 사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토부가 제2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기상 관련 데이터를 취사선택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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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랑 2023-03-03 12:20:11
현재 공항도 없애라고 기사 써주라 환경파괴 심하다 니놈들 특히 기자세끼들은 배타고 육지다니고 개세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