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8 17:15 (목)
KEI "제2공항, 보호종 보호 방안 미흡" 환경부, 거짓말 했나?
KEI "제2공항, 보호종 보호 방안 미흡" 환경부, 거짓말 했나?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3.08 10: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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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제2공항 KEI 검토의견 공개 "철새 서식지 쇠퇴 불가피"
"주민 수용성 확보도 부족" ... 다른 기관도 "저감방안 없어"
환경부, 정작 "입지타당성 인정" ... 심상정 "기만행위" 질타
심상정 국회의원이 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한국환경연구원의 검토 의견을 공개, 입지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한 환경부를 질타하고 나섰다. /사진=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심상정 국회의원이 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한국환경연구원의 검토 의견을 공개, 입지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한 환경부를 질타하고 나섰다. /사진=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국토부가 환경부에 제출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한국환경연구원(KEI)의 검토의견이 공개됐다. 이 검토의견에는 “국토부의 계획대로 할 경우 항공기 안전과 조류 보존 대책이 상충할 수 밖에 없고, 항공기 안전을 위해서는 인근 철새 서식지를 쇠퇴시킬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저어새나 큰기러기, 흑로 등 국제적 보호종 및 멸종위기종에 대한 보호방안이 미흡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국토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용역에서 제시한 내용과도 다른 데다,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동의하면서 “반려사유에 대한 보완이 평가서에 적정하게 반영되는 등 입지타당성이 인정됐다”고 말한 부분과도 상충되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향후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국회의원(경기 고양시갑)은 8일 오전 10시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대한 한국환경연구원의 검토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6일 국토부가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대해 ‘조건부 동의’ 결정을 내리면서 “한국환경연구원 등 전문 검토기관의 검토를 거친 결과 상위 및 관련 계획과의 부합성이 인정되고 입지타당성이 인정됨에 따라 조건부 동의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한국환경연구원의 검토의견에 따르면 사실상 전문 검토기관은 성산읍 부지에 대한 입지타당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입지로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기에는 국토부가 제출한 평가서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국환경연구원이 강조한 점은, 국토부의 계획에 따를 경우 항공기 안전과 조류의 서식지 보전 둘 중 하나는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한국환경연구원은 검토 의견을 통해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공항예정지 및 항공기 이착륙 경로와 인접해 법정보호종을 포함한 다양한 철새들의 서식지가 분포하고 있고, 다양한 조류가 선호하는 유인시설 등이 입지해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계획부지 주변에 한반도 최남단 주요 철새도래지가 분포하고 있고, 저어새와 큰기러기, 흑로 등 다수의 국제적 보호종 및 멸종위기종 등이 공항예정지 주변에 도래하고 있음을 문헌조사와 현지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이는 지역시민 조사결과에서도 확인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환경연구원은 이어 “하지만 보호종 서식지 보존 노력과 항공기-조류 충돌 예방방안이 서로 연계돼 있음에도 제출된 평가서는 이를 구분해 두 가지 대책을 독립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평가서의 계획대로 갈 경우 항공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류 서식지 쇠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조류 서식지 보호대책에 대한 이해가 낮은 계획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그러면서 “철새도래지 및 국제적 보호종과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환경변화에 민감한 조류들의 종 다양성 및 서식지 지속성 확보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구원은 아울러 “신규공항 입지 검토를 위한 항공기-조류 충돌 위험성평가 결과 신규 공항 입지의 조류 충돌수가 기존 제주공항에 비해 최대 8.3배에서 최소 2.7배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는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 비해서도 최소 1.6배 및 최대 4.96배 높아, 주변 철새도래지 주변 조류 서식지 퇴치활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토부가 지난해 완료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용역 최종보고서에 제시된 내용과 전면적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국토부는 보완가능성 용역 최종보고서를 통해 “공항예정지 주변 철새도래지는 해안가에 위치, 겨울철 다양한 수조류가 도래해 월동하고 있다”면서도 “계획 시행시 철새도래지 훼손은 발생하지 않으며, 조류 이동패턴을 고려할 때 공항예정지로의 유입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작 전문기관은 조류 충돌 위험이 높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류 퇴치 및 서식지 훼손 등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낸 것이다.

연구원은 아울러 주민 수용성 확보도 충분치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해당 계획은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사업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 재추진 이전에 주민 수용성 확보 노력이 선행돼야 하지만, 관련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 계획과 관련해 주민 수용성 확보방안을 확보하고 이해당사자와 우선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이외에도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인 국립생태원 역시 검토의견을 통해 제2공항이 멸종위기종에 대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이에 대한 저감방안이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을 내놨다. 그러면서 제2공항 개발면적 규모의 축소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국립환경과학원 역시 “멸종위기종 등에 대한 저감방안을 제시하고 제2공항에 따른 환경영향 보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검토에 나선 주요 기관들이 사실상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환경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조건부로 동의 입장을 보이면서 “반려사유에 대한 보완이 평가서에 적정하게 반영되는 등 입지타당성이 인정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문기관의 검토의견을 무시하고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동의를 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심상정 의원 역시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 국토부가 제시한 대책 수준으로는 ‘제주 성산읍에 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환경과 안전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 검토기관의 의견인데, 환경부는 정반대로 '입지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며 “무엇을 근거로 승인을 한 것인가? 이는 국민에게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기만행위이자 위법행위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제주 제2공항 부지. /자료=환경부
제주 제2공항 부지. /자료=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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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랑 2023-03-08 10:46:25
확인되지 않는 악플은 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