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1년에 평균 12회씩 전혈‧성분헌혈 참여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헌혈 정년을 맞게 될 때까지 헌혈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이 제겐 행운이었습니다”
지난 2월 28일 제주시 연동에 있는 헌혈의집 신제주센터. 강병삼씨(69)에게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이날 센터에서는 생애 227번째 헌혈을 마지막으로 헌혈 정년을 맞게 된 강씨의 헌혈 정년식이 조촐하게 열렸다.
강씨는 <미디어제주>와 전화 인터뷰에서 “50세를 전후로 평소 비만이 있어 마라톤을 시작했는데, 건강을 되찾으면서 헌혈을 시작하게 된 뒤로 꾸준하게 해온 것이 200회를 넘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남들보다 조금 늦은 50세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헌혈을 시작했지만, 의미있는 일에 참여해보고자 꾸준히 헌혈에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마지막 헌혈에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그는 “뿌듯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이상 참여할 수 없다는 아쉬움도 크다”면서 “함께 운동하는 마라톤클럽 회원들이 저를 이어서 헌혈에 참여해주고 있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씨가 헌혈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찾게 도움을 준 마라톤이 ‘헌혈 릴레이’로 이어지게 된 것에서 또다른 보람을 찾는 듯했다.
무려 227차례나 헌혈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그는 “전혈만 하게 되면 헌혈 주기가 길어져 자주 하지 못하는데, 중간에 성분 헌혈을 하기 때문에 1년에 12회 정도 헌혈을 할 수 있었다”고 자신만의 ‘특급 비밀’을 소개하기도 했다.
약을 먹거나 검진을 위해 헌혈 주기를 건너뛰는 것을 제외하면 중간에 몇 차례씩 성분 헌혈을 병행하는 방법으로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헌혈에 참여해온 셈이다.
아내도 처음에는 주기적으로 헌혈을 하는 그를 보면서 걱정했지만, 오히려 꾸준히 건강을 유지하는 모습에 안심하게 됐다고 한다.
제주혈액원 관계자는 강씨에 대해 “마지막으로 헌혈을 한 시점에는 만 69세였는데 다음 헌혈 주기가 되면 만 70세가 돼 헌혈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헌혈 정년식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에서 헌혈 정년식을 가진 헌혈자는 강씨가 두 번째라고 한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해부터 다회 헌혈자를 예우하기 위해 100회 이상 헌혈자들을 대상으로 강씨처럼 헌혈 정년식 이벤트를 마련해주고 있다.
이 관계자는 “헌혈은 만 60세까지 참여할 수 있고, 60~64세 사이에 헌혈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만 69세까지도 헌혈이 가능하다”면서 “중장년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는 당부를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10~20대에 대한 헌혈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방학 때가 되면 반복적으로 혈액 보유량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