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삼 제주시장 “시민‧관광객들께 송구 … 지속 개최여부 심도있게 검토할 것”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들불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놓기를 비롯한 불 관련 행사가 모두 취소됐다.
지난 8일 행정안전부와 농림식품부, 산림청, 경찰청, 소방청이 공동으로 산불 방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강병삼 제주시장은 10일 오전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 오후 7시께 긴급대책회의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강 시장은 “50만 시민들의 마음과 뜻을 모아 모처럼 4년 만에 제주들불축제를 정상적으로 개최, 축제의 완성도를 높이고 세계인이 공감하는 글로벌 축제로 도약 기반을 마련하는 등 제주시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힘차게 달려왔지만 정부의 담화문과 산불경보 ‘경계’ 조치에 따라 부득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놓기와 불꽃 쇼 등 불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취소하게 돼 아쉬움이 크다”며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도 송구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강 시장은 산불경보가 지난 6일 ‘주의’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됐음에도 오름 불놓기 행사 취소 결정이 늦어진 데 대해 “전국적으로 산불위험지수가 66 이상인 지역이 70% 이상이면 ‘경계’ 단계로 상향되는데, 제주는 ‘주의’보다 낮은 48 정도였다”며 “내부 논의 과정과 산림청에 문의한 결과 이 부분은 유권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이기 때문에 제주 지역만 예외를 적용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산불경보가 ‘경계’ 단계인 경우 불놓기 등 관련 행사가 금지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오름 불놓기 등 행사를 취소하게 됐다는 얘기다.

앞으로도 축제를 정상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일리 있는 지적”이라면서도 “다만 들불축제는 일회성 축제가 아니라 20년 넘게 지속돼오면서 지역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에 축제가 끝난 후 평가위원회 등 논의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심도 있게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제주시의 이같은 결정으로 올해 들불축제에서는 불 관련 프로그램을 모두 볼 수 없게 됐다. 취소된 프로그램은 10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들불 희망불씨 모심 퍼포먼스, 소원달집 태우기와 11일로 예정돼 있던 제주화산쇼(불꽃놀이), 달집 점화, 오름 불놓기 등이다.
다만 개막 공식행사와 희망기원제, 마상마예공연, 듬돌 들기, 풍물대행진 등 불과 관련이 없는 행사는 대부분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한편 전국적으로 올해는 지난 3월 5일까지 평년 대비 1.5배나 많은 194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3월 들어서도 10여 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 5일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4월말까지 ‘산불특별대책기간’을 지정, 관계부처간 산불 예방과 상황 관리에 총력을 다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