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7 17:15 (수)
"제주4.3 왜곡 현수막, 지역공동체 파괴하려는 악의적 선동"
"제주4.3 왜곡 현수막, 지역공동체 파괴하려는 악의적 선동"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3.23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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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단체, 23일 공동 기자회견 ... 현수막 철거 등 요구
"분노와 비통한 심정 ... 진정 제주도민인지 의심스럽다"
고희범, 선관위 비판 목소리도 ... "정당 활동 아닌 거짓 선동"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평화재단, 제주4.3연구소, 제주민예총,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등이 23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평화재단, 제주4.3연구소, 제주민예총,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등이 23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일부 극우 성향 정당 및 단체가 제주4.3을 왜곡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제주 곳곳에 걸린 가운데, 제주4.3관련 단체들이 공동으로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놨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평화재단, 제주4.3연구소, 제주민예총,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등은 23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1일부터 제주 곳곳에 내걸리고 있는 4.3왜곡 현수막에 대해 “4.3 화해와 상생 분위기에 먹칠을 하고, 진실을 왜곡하며 지역공동체를 파괴하려는 악의적 선동”이라며 현수막의 철거와 사과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주에는 현재 곳곳에 우리공화당과 자유당, 자유민주당, 자유통일당 4개 정당 명의로 ‘제주4.3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해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4개 정당 이외에 후원단체로 자유논객연합의 이름도 현수막에 올라 있다.

도내 4.3단체는 이에 대해 “극우보수정당과 단체에서 제주 전역에 4.3을 악의적으로 왜곡선동하는 현수막을 설치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분노하고 비통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며 “기다리던 제주4.3의 봄은 어디로가고, 손가락 총으로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켰던 그 엄동설한 시절이 다시 부활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아울러 이들의 주장이 국가가 정식으로 채택한 보고서를 왜곡 및 부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보수정당과 보수단체가, 국가에서 공식 채택한 보고서를 부정하고 4.3을 왜곡하는 만행을 통해 도대체 무엇을 얻고자 하는 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지금 걸린 현수막은 4.3의 화해와 상생의 분위기에 먹칠하는 것이며, 지역사회를 다시 갈등과 대립의 장소로 만들어 극우 보수의 입지를 다지고자 하는 하찮은 음모이자 어리석은 의지 표현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주4.3을 왜곡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정당과 단체에 엄중히 경고한다”며 “반세기 동안 숨죽이며 살아왔던 제주도민과 10만 4.3유족들의 이름으로 이제는 무서워하지도, 입을 닫지도 않을 것이다. 4.3의 진실을 왜곡하고 지역공동체를 파괴하는 악의적 선동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고, 4.3단체 및 시민단체와 연대하며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수막을 철거할 것과 제주도민 및 4.3유족들에게 사과할 것 등을 요구했다. 국회를 향해서도 제주4.3특별법의 왜곡 및 명예훼손 처벌 조항을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특히 이번 현수막에 대해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현수막을 내건 이들이 진정 제주도민인지 의심스럽다”라고 강도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고희범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관련 법에 의해 이번 현수막의 게시가 보장받고 있는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현수막 게시는 지난해 6월 현수막의 설치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 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 개정된 것이 영향을 미친 바도 있다.

해당 법령이 개정되면서 게시자의 연락처와 게시 기간 등이 명시될 경우 정당의 정책 및 정치적 현안에 대해 최대 15일 동안 별도의 신고 없이 자유롭게 현수막을 내걸 수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도 이와 같은 내용을 들며 이번 현수막 게시를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 해석하고 있다. “역사적 사안에 대해 정당의정치적 입장을 밝힌 차원의 현수막”이라는 것이다.

고 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관련 법 등에서는 정당의 정책을 선전하거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정당이 할 수 있는 활동을 보장하고 있지만, 이번 현수막은 정당활동도 아니고, 국가가 결정한 4.3관련 내용에 대해 거짓으로 선전을 하고, 거기다가 도민 및 국민 분열을 일으키려는 목적을 갖고 있는 것이다. 통상적 정당활동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는데 너무 폭넓게 해석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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