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7:52 (금)
80년 전 4월 제주 물들인 벚꽃, 이젠 3월 중순부터 활짝
80년 전 4월 제주 물들인 벚꽃, 이젠 3월 중순부터 활짝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3.24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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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벚꽃 3월22일 공식개화 ... 일부 지역 그 이전부터
1940~50년대, 4월 초 개화 일반적 ... 4월9일 기록되기도
기온상승 영향 풀이돼 ... 80년 동안 평균기온 2.5~3도 상승
기온상승에 제주 식생변화 등도 우려, 대책마련 등도 필요
지난 22일 제주시 한라수목원에 피어 있던 벚꽃. /사진=미디어제주.
지난 22일 제주시 한라수목원에 피어 있던 벚꽃.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70여년 전까지만 해도 4월 초에 피어나던 벚꽃이 기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개화시기가 2주 가량 앞당겨지고 있다. 3월 중하순부터 제주 곳곳에서 벚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면서 제주 전체가 점차 분홍빛으로 물들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에서는 지난 22일 벚꽃이 공식적으로 개화해했다. 이는 작년보다 3일이 빠른 수준이고 30년 평균 개화일을 뜻하는 평년 개화일보다도 3일 빠른 수준이다.

제주지방기상청의 벚꽃 공식 개화는 기상청 내 관측 표준목을 기준으로 한다. 표준목의 한 가지에서 세 송이 이상 꽃이 활짝 피어났을 때 벚꽃이 개화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와 같은 공식 개화 이전인 21일부터 제주 곳곳에서는 벚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기상청의 공식 개화 발표가 있기 전부터 한라수목원 등 제주도내 대표적인 벚꽃 명소에서는 이미 나무 전체에 벚꽃이 피어난 경우도 관측됐다. 사실상 3월 중하순부터 제주도내에서 벚꽃이 개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70년전에 비하면 약 2주 이상 빨라진 것이다. 제주에서 벚꽃 개화 관측이 시작된 것은 1940년이었다. 그 해 공식 개화일은 4월4일이었다. 벚꽃 만발은 그로부터 9일이 지난 4월13일로 기록됐다.

그 다음해인 1941년에는 3월29일에 개화되면서 3월에 개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 후에는 대체적으로 4월2일에서 늦으면 4월9일에 개화가 공식적으로 관측됐었다. 이와 같은 4월 개화는 1950년대까지 지속됐다.

지난 22일 제주시 한라수목원에 벚꽃이 피어난 가운데, 많은 방문객들이 벚꽃을 즐기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지난 22일 제주시 한라수목원에 벚꽃이 피어난 가운데, 많은 방문객들이 벚꽃을 즐기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1960년대 들어서는 3월에 개화하는 빈도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고, 197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3월로 앞당겨졌다. 1970년에는 4월3일 개화가 이뤄졌고, 1971년에는 4월2일 개화가 기록됐다. 하지만 그 후 6년 동안은 3월 말에 공식 개화가 기록됐다. 1980년대 들어서는 개화시기가 더욱 앞당겨졌다. 1987년과 1989년에는 3월23일 개화가 이뤄졌다. 1992년에는 3월 초중순인 3월9일 개화가 이뤄지면서 역대 가장 빠른 공식개화로 기록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3월 중하순에 개화가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2000년 이후 4월에 벚꽃 개화가 공식적으로 기록된 것은 2005년 4월3일이 유일하다. 그 후 현재까지 4월에 벚꽃이 개화한 기록은 없다.

그 외 2000년 이후 3월15일에서 19일 사이에 개화가 이뤄진 경우는 모두 6차례고, 3월 20일에서 25일 사이에 개화가 이뤄진 경우가 11차례다. 그 외 3월 28일 개화가 3차례, 3월30일 개화가 1차례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4월 개화가 일반적인 상황이었지만, 그 후 70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개화 시기가 2주 가량 앞당겨지고, 4월 개화가 이례적인 상황이 돼버린 형국이다.

벚꽃의 개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온과 강수량이다. 특히 약 80년에 걸처 제주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벚꽃의 개화시기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시 기준 1940년 평균기온은 14.5도다. 그 다음해인 1941년에도 14.5도의 평균기온이 기록되는 등 1940년대는 14도 안팎의 평균기온을 보였다.  하지만 하지만 그 후 평균기온은 매년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했다. 1990년에는 평균기온이 16.4도로 기록됐고 1998년에는 17도까지 기록되기도 했다. 2000년 이후에는 16도 이상의 평균기온이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2020년대 들어서는 기온이 더욱 높아지는 모양새다. 2020년 평균기온은 16.7도로 기록됐고, 2021년 평균기온은 17.5도가 기록됐다. 2022년 평균기온도 17도다. 80년 전인 1940년과 비교하면 무려 2.5~3도 가량 높아진 것이다.

특히 시간이 지나면서 기온 상승이 더욱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향후 봄철 벚꽃의 개화시기가 앞당겨지는 것만이 아니라, 제주의 식생 자체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보다 전문적인 분석과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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