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7 17:15 (수)
"두고 볼 수 없어" 제주도민 분노, 4.3왜곡 현수막 훼손
"두고 볼 수 없어" 제주도민 분노, 4.3왜곡 현수막 훼손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3.24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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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도내 80곳에 4.3왜곡 현수막 설치
일부 도민 및 마을회 등에서 자체적으로 철거
제주시내 애조로에 설치됐다 훼손된 제주4.3 왜곡 현수막. /사진=독자제공.
제주시내 애조로에 설치됐다 훼손된 제주4.3 왜곡 현수막. /사진=독자제공.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 곳곳에 걸렸던 “제주4.3은 김일성·남로당의 공산폭동”이라는 내용의 4.3왜곡 현수막이 훼손되고 있다. 

24일 제주경찰청과 도내 4.3단체 등에 따르면 제주도 곳곳에 게시됐던 제주4.3왜곡 현수막에 대한 훼손 및 철거 등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에서는 앞서 지난 21일부터 우리공화당과 자유당, 자유민주당, 자유통일당 4개 정당 명의로 ‘제주4.3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해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했다. 이 4개 정당 이외에 후원단체로 자유논객연합의 이름도 현수막에 올라 있다.

약 현수막은 제주4.3평화공원 인근을 비롯, 제주도청과 유동인구가 많은 곳 등 약 80여곳에 설치됐다.

이와 같은 현수막이 걸리자 당장 도내 사회의 반발이 이어졌다. 4.3관련 단체와 정당 등에서 비판 성명이 이어졌으며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등의 공동 비판 성명도 나왔다.

김한규 의원은 4.3왜곡 현수막에  “4.3 영령이여, 저들을 용서치 마소서. 진실을 왜곡하는 낡은 색깔론, 그 입 다물라!"라는 내용을 담은 맞불 현수막을 달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나서서 4.3왜곡 현수막을 철거하는 등의 행위를 할 수는 없었다. 해당 현수막이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 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과 ‘정당법’ 등에 따라 게시된 현수막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현수막이 제주도내 곳곳에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6월 현수막의 설치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방향으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 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 대폭 개정됐기 때문이다.

해당 법령이 개정되면서 정당이 게시자의 연락처와 게시 기간 등을 명시할 경우 정당의 정책 및 정치적 현안에 대해 최대 15일 동안 별도의 신고 없이 자유롭게 현수막을 내걸 수 있다. 이번 현수막도 4개 정당이 함께 연락처와 게시 기간 등을 명시한 상태에서 현수막이 게시됐다.

선거관리위원회도 이 현수막에 대해 ‘통상적인 정당활동’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 현수막과 관련해 도민사회의 공분이 이어지면서 결국 훼손 및 철거 등이 연이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제주4.3평화공원 인근에 설치됐던 2개의 4.3왜곡 현수막도 모두 훼손됐으며, 애조로 및 연북로 등 도내 주요 도로에 설치된 현수막들도 훼손됐다.

일부 마을에서는 마을회 등이 나서 “현수막이 희생자 및 유족들에게 상처를 주고 국민 분열을 야기한다”며 현수막을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도민들은 자신이 직접 현수막을 철거했다고 나서기도 했다. 한 도민은 입장문을 내고 “나쁜 무리들이 4.3의 아픔을 조롱하려 한다”며 “제주에 사는 사람으로서 4.3의 아픔을 더 키우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어 현수막을 찢어버렸다. 법을 어긴 것이지만, 공감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서 그런 건 중요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4.3왜곡 현수막을 훼손했음을 밝혔다.

이 도민은 그러면서 주말에 서귀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임을 밝혔다.

제주도내 각 경찰서에는 4.3왜곡 현수막 훼손과 관련된 수사의뢰가 접수된 상태다. 현수막을 설치한 극우 성향 단체 중 하나인 자유논객연합에서 현수막 훼손 건에 대해 수사의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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