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7:52 (금)
찬·반 의견 팽팽했던 제주 제2공항 경청회 ... 충돌 직전까지
찬·반 의견 팽팽했던 제주 제2공항 경청회 ... 충돌 직전까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3.29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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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측 "제2공항 조류 충돌 위험 축소, 항공수요 예측도 잘못돼"
찬성측, 지역주민 보상 강조 ... "현 공항 난기류 심해" 지적도
야유에 인신공격성 발언도 ... 갈등,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도민 의견수렴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가 도민들의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듣기 위한 자리인 도민 경청회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제2공항 찬성측과 반대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 자리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 측은 조류충돌 문제와 관련된 우려점과 항공수요와 관련된 오류 의혹 등을 제기했다.  찬성 측은 이에 반발하며 현공항의 혼잡성과 기후 문제 등을 언급하며 제2공항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주도가 제2공항에 대한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현장에서 듣기 위한 ‘제주 제2공항 1차 도민경청회’가 29일 오후 3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날 도민경청회는 2018년부터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을 진행해왔던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의 기본계획안에 대한 설명에 이어 제2공항 반대 측의 발표와 찬성 측의 발표가 이어졌다.

제주도가 제2공항에 대한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현장에서 듣기 위한 '제주 제2공항 1차 도민경청회'가 29일 오후 3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제주도가 제2공항에 대한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현장에서 듣기 위해 마련한 '제주 제2공항 1차 도민경청회'가 29일 오후 3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 “현 제주공항, 혼잡한데다 지연율도 높아” 강조된 제2공항 필요성

먼저 기본계획 용역을 담당했던 포스코건설 컨소시엄 측 정기면 포스코E&C 이사가 제주 제2공항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정 이사의 현제 제주국제공항의 문제점을 언급하면서 제2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먼저 정 이사가 언급한 현 제주국제공항의 문제점은 단일 활주로로 운영되는 공항 중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혼잡한 공항이라는 점과 그 중 김포~제주 노선이 전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노선이라는 점이다. 아울러 활주로 이용률이 101.9%에 달하고, 지연율로 14.1%로 높은 편이라 이용자 편의 및 항공안전이 저하된다는 점이 지적됐다.

아울러 이와 같은 문제점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공항 인프라의 확충이 있어야만 하는데, 현 제주공항의 확장은 해양매립 및 대규모 시설 이전, 현 공항 주변의 혼잡 심화, 기상 악조건의 해소 불가 등의 문제로 어렵다는 점이 언급됐다. 즉 새로운 공항 인프라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이사는 이외에 2055년 기준 제주의 항공수요가 3969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현 제주국제공항만으로는 이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정 이사는 아울러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환경훼손 문제와 관련해서는 “항공안전과 자연·생활환경 보전이 조화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겠다”며 “제기되는 이슈 등을 검토해 기본 및 실시계획에 반영하고,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에 따라 조류·맹꽁이 서식지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 아울러 ‘공항 환경관리 기준’에 따라 대기질·수질·토양·폐기물·에너지·온실가스 등 환경관리를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아울러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제2공항은 두 단계로 나눠 1단계 개발시에는 연간 169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공항을 개발하고, 그 후 30년에 걸쳐 연간 199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발하는 방향으로 건설되게 된다.

이외에 이번 기본계획에서는 주민지원 방안 등도 제시가 됐다.

♢ 제2공항 반대측 “제2공항 조류충돌 위험성 축소 … 항공수요 예측도 엉망”

용역진의 기본계획 설명 이후 발표에 나선 이는 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는 박찬식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공동대표였다.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조류충돌 위험성이 축소됐다는 주장을 내놨다.

제주도가 제2공항에 대한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현장에서 듣기 위해 마련한 '제주 제2공항 1차 도민경청회'가 29일 오후 3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박찬식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공동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제주도가 제2공항에 대한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현장에서 듣기 위해 마련한 '제주 제2공항 1차 도민경청회'가 29일 오후 3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박찬식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공동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박 대표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 “성산 일대에서 발견되는 172종의 조류 중에서 133종이 누락된 채 39개 종만 충돌 위험 평가에 들어가 있다. 그 중에서도 20종 정도는 다른 공항에서도 위험성이 높다고 평가된 새들이다. 그리고 이 새들이 성산에 많이 살고 있음에도, 그 동안 국내 공항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 만으로 충돌 위험 평가에서 빠졌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이어 “이처럼 133종의 새를 누락시켰는데도 조류 충돌 위험이 현 제주공항에 비해 최대 8.3배 높은 것으로 나왔다”며 “172종의 새를 다 포함시키게 되면 제2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성은 몆 배로 뛰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가 지적한 제2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이 현 제주공항보다 최대 8.3배 높을 것이라는 의견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검토한 전문기관인 한국환경연구원의 의견이다. 환국환경연구원은 이외에도 제2공항 계획이 조류 서식지 보호대책에 대한 이해가 낮은 계획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아울러 항공수요에 대한 언급도 했다. 사전타당성 조사 당시 2055년 기준 연간 4560만명의 항공수요가 예측되기 때문에 제2공항의 필요성이 강조된 바 있는데, 이 수요가 현재 3969만명으로 600만명 가량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타당성에 대한 재검토 없이 제2공항이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대표는 아울러 국내 인구의 노령화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공항 이용객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요인이 검토되지 않은 채 항공수요가 조사됐다는 점도 지적됐다. 인구 노령화에 더해 인구감소까지 더해지면 2055년 기준 항공수요가 더욱 줄어들 수 있음에도 이와 같은 점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외에 국방부 등에서 지속적으로 군사공항 언급이 나오고 있다는 언급도 하면서 우려를 더했다.

박 대표는 아울러 제주도를 향해 제2공항과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검증을 하고, 제2공항과 관련된 갈등 해소를 위해 제2공항과 관련된 주민투표 등을 진행할 것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제주도가 제2공항에 대한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현장에서 듣기 위해 마련한 '제주 제2공항 1차 도민경청회'가 29일 오후 3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오병관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회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제주도가 제2공항에 대한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현장에서 듣기 위해 마련한 '제주 제2공항 1차 도민경청회'가 29일 오후 3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오병관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회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제2공항 찬성측 “지역 주민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 있어야”

제2공항 찬성측에서는 오병관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회 위원장이 발언에 나섰다.

오 위원장은 먼저 성산읍의 갈등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오 위원장은 “찬성 측 대표자로 나섰지만, 만감이 교차하는 착찹한 심정”이라며 “저와 친하게 지내던 분이 제가 제2공항에 찬성하는 것을 보고 돌아섰을 때 마음이 아팠다. 인사도 하지 않는 후배들을 보면서도 마음이 아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제2공항이라는 현실 앞에 서로 갈등하는 것이 8년 째 이어지는데, 여기에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까지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오 위원장은 이어 제2공항이 들어서게 될 경우 토지수용을 당하면서 피해를 입게될 주민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토지 수용에 대해 보상액을 최대한 늘려줘야 한다”며 “수용 토지에 대한 세금 감면 등의 혜택도 강구해야 한다. 또 수용에서 제외된 토지에 대한 구제 대책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또 “소음 피해 지역에 대해서도 특단의 보상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며 “소음 피해는 어떤 보상으로도 만족시킬 수가 없다. 기본계획에서는 주거지 이전 등의 조치기 고려된다고 하지만, 그보다도 공항 내에 시설이 입점할 때 지역에 우선권을 주는 등의 인센티브가 있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이외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제주 공약 중 하나인 관광청이 성산에 유치돼야 한다는 점과 제주도가 제2공항 운영에 가담해야 한다는 점 등을 언급했다.

오 위원장은 또 “항공업계에서 일했던 분들의 말을 들으면 현 제주공항은 강한 난기류에 의해 조종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공항이라고 한다. 또 제주공항은 작아서 비행기를 타려면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고, 불편함도 많다”며 “하루 빨리 제2공항을 건설해서 관광객과 도민들의 불편을 덜어달라”고 말했다.

제주도가 제2공항에 대한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현장에서 듣기 위해 마련한 '제주 제2공항 1차 도민경청회'가 29일 오후 3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제2공항 찬성측과 반대측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제주도가 제2공항에 대한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현장에서 듣기 위해 마련한 '제주 제2공항 1차 도민경청회'가 29일 오후 3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제2공항 찬성측과 반대측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 고성과 욕설, 물리적 충돌 위험까지 … 아슬아슬했던 갈등

이날 경청회에서는 제2공항 찬성측과 반대측의 갈등이 눈에 띄게 표출되기도 했다.

박찬식 제주가치 공동대표가 제2공항과 관련해 조류 충돌 및 항공수요와 관련된 지적을 이어가던 중에는 찬성측에서 야유 등이 나오기도 했다. 이로 인해 박 대표가 발표를 하던 중 중간 중간 발표가 중단됐으며, 진행자가 “발표자의 발언을 경청해달라”며 찬성측을 자제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요청에도 불구하고 발표가 진행되던 중 제2공항 찬성 측 인원이 박 대표를 향해 달려들기도 해, 제주도 소속 공무원 등이 이를 제지하기도 했다.

갈등 상황이 표출된 것은 청충들의 의견 발표 자리에서도 나타났다. 찬성 측의 한 발표자가 박찬식 대표를 향해 “지난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다가 4%의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치인”이라고 언급, 인신공격성 발언을 한 것에 더해 “제2공항의 이해관계자는 도민이 아닌 성산읍 등 동쪽 지역 주민들”이라고 발언하자 이에 대해 반대 측에서 반발한 것이다.

이 가운데 서로 욕설과 고성이 오가면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뻔 했지만 공무원들이 이를 말리면서 상황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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