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제주4.3왜곡 '서북청년단' 집회 시도, 욕설에 충돌 직전까지
제주4.3왜곡 '서북청년단' 집회 시도, 욕설에 충돌 직전까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4.03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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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청년단, 3일 오전 4.3평화공원에서 집회 시도
진보단체 등에서 막아서 ... "학살자들" 비난 쇄도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제주도민 학살에 앞장섰던 서북청년회를 계승한 서북청년단이 집회를 가지려 하자, 진보단체 등이 이에 반발하면서 충돌 상황 직전까지 펼쳐졌다. 경찰이 이를 막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제주도민 학살에 앞장섰던 서북청년회를 계승한 서북청년단이 집회를 가지려 하자, 진보단체 등이 이에 반발하면서 충돌 상황 직전까지 펼쳐졌다. 경찰이 이를 막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극우보수단체인 서북청년단이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이 열리는 3일 추념식 현장인 4.3평화공원 일대에서 4.3왜곡 집회를 가지려 했지만 일부 진보단체의 강한 반발에 막혔다. 이 과정에서 욕설이 오가고 물리적 충돌 상황이 벌어지는 듯 했지만 경찰이 이를 원천봉쇄하면서 상황이 커지진 않았다.

극우 성향의 단체인 서북청년단은 미리 집회신고를 하고 3일 오전 8시부터 4.3평화공원 진입로 삼거리에서 미리 집회를 가질 예정으나,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에 반발한 진보단체가 현장에 모여들고, 이들의 충돌을 막기 위한 경찰이 진을 치면서 집회는 결국 열리지 않았다.

이들은 75년 전인 1948년 제주 4.3당시 제주에서 도민을 학살하는데 앞장서는 등 4.3 기간 동안 벌어진 도민 학살의 주범 중 하나인 서북청년회를 계승하는 단체다.

이들이 계승한다는 뜻을 밝혔던 서북청년회는 해방 이후 38선 이북에서 남쪽으로 내려온 청년단체들이 통합되면서 구성된 극우성향의 단채였다. 당시 국내에서 이념갈등이 심해지면서 좌익 계열을 공격하는데 앞장서기도 했으며, 좌익 세력을 대상으로 사실상 태러에 가까운 사건을 벌이기도 했다.

제주에 들어와서는 도민들을 대상으로 태극기 등을 강매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서 도민들과 갈등 관계를 만들어왔으며, 4.3이 일어난 후 본격적인 초토화가 시작되면서 이들 역시 군·경 등에 합세해 도민들을 학살하는데 앞장섰다.

서북청년단은 이 서북청년회의 도민 학살을 ‘4.3폭동 진압’이라고 표현하며 4.3을 왜곡하고 있는 상황이다.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제주도민 학살에 앞장섰던 서북청년회를 계승한 서북청년단이 집회를 가지려 하자, 현장에 이에 반발하는 현수막 등이 걸려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제주도민 학살에 앞장섰던 서북청년회를 계승한 서북청년단이 집회를 가지려 하자, 현장에 이에 반발하는 현수막 등이 걸려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이와 같은 서북청년단이 4.3희생자 추념식 당일 추념식장에서 집회를 갖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찌감치 이에 대한 반발이 나온 바 있다.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는 이들의 집회 예고에 대해 민간인 학살인 주범인 ‘서북청년회’의 이름을 다시 언급하는 것은 최소한의 인류애적·역사적 의식이 전무함을 보여주는 한심한 행태”라며, 아울러 “이들의 집회는 가장 ‘잔인한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도 서북청년단의 집회예고에 “극우단체가 입도하고 추념식 장소에 기어들어 온다면 역사와 도민의 이름으로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응징하고, 쫓아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집회가 예고된 3일이 되자 서북청년단은 모두 3명이 승합차를 이용해 4.3평화공원 입구까지 이동했다. 이들이 4.3평화공원 입구에 도착하자 이들의 집회 및 4.3왜곡을 규탄하는 현수막들이 그 옆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어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 등 일부 단체가 이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충돌을 우려한 경찰은 서북청년단이 탑승한 승합차를 2·3중으로 둘러쌌으며, 진보 단체 등은 서북청년단을 향해 비난과 함께 주먹을 휘두르기도 했다. 중간 중간 욕설 등이 나오기도 했다.

이들은 서북청년단을 향해 "학살자들"이라던가 “살인자들”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또 어떤 이들은 “사람을 죽여놓고, 죽은 사람의 제삿집에 찾아와 깽판을 치려는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분위기가 더욱 험악해지자 4.3희생자유족회 측에서 나서서 “이와 같은 충돌은 4.3의 정신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라며 현장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상황은 쉽사리 나아지지 않았다. 이 가운데 이들의 대치가 이어지다 결국 서북청년단이 4.3평화공원을 떠나면서 현장에서의 상황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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