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7:54 (수)
기후위기 속 산불 심화, 오영훈 "제주들불축제, 불씨도 안 된다"
기후위기 속 산불 심화, 오영훈 "제주들불축제, 불씨도 안 된다"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4.11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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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서 축제관련해 '불' 활용방안 주문
오영훈, 선 그어 ... "생태적으로도 부합하지 않아"
제주들불축제 현장에서 오름불놓기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주시.
제주들불축제 현장에서 오름불놓기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주시.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향후 들불축제에서 불과 관련된 프로그램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들불축제와 관련해 “불은 물론 불씨도 안된다”라며 확고한 입장을 내놨다.

제주도의회에서 산불 문제 등으로 축소 개최된 ‘제주들불축제’에 대해 ‘불’을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을 고려해봐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지만, 오영훈 지사는 이에 대해서도 ‘불씨’가 날릴 수 있는 행사에 대해서는 “안 된다”라며 선을 그었다.

제주도의회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 화북동)은 11일 오전 열린 제415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 과정에서 오영훈 지사를 상대로 제주들불축제에 대해 질의했다.

올해 들불축제는 지난달 9일부터 12일까지 4일동안 진행됐다. 당초 10일 새별오름 일대에서 각종 문화경연 및 공연이 이어지고, 들불 불씨 점화와 횃불대행진, 달집 태우기 행사 등이 열릴 예정이었다. 11일에는 축제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놓기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산림청이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함에 따라 산림 및 산림인접지역에서 불을 놓는 행위가 금지됐다. 아울러 산불특별대책기간 등이 설정됨에 따라 새별오름에서 불과 관련된 행사의 진행이 불가능하게 됐다.

결국 제주시는 제주들불축제에서 불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모두 취소하는 쪽으로 결정하고, 행사 자체를 축소해 진행했다.

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최근 산불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올해는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많은 산불이 일어난 해라고 이야기가 나온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들불축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 건가”라고 물었다.

오 지사는 이에 대해 “간단치 않은 문제”라며 “들불축제가 전국적으로 좋은 축제로 평가를 받기도 했었지만, 개최 시기가 건조할 수 밖에 없는데다 산불에 상당히 취약한 시기다. 앞으로는 들불을 놓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오 지사는 이외에도 이와 관련해 “도정이 지속가능한 생태적 접근을 하고 있는데, 들불축제가 그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이에 대해 “들불축제는 제주의 가장 대표적인 축제”라며 “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분명히 있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고민이 깊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이 없는 축제로 가게 되면 들불축제가 맥이 빠지고, 앙꼬없는 찐빵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이어 오름 자체에 불을 놓기보다는 ‘연대’나 ‘봉수대’를 활용해 불을 밝히는 방안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영훈 지사는 강 의원의 아이디어에 선을 그었다. “레이저 등을 쏘는 등의 방식은 다양하게 검토해 볼 수 있지만, 불과 관련해서는 불씨를 날려서도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오영훈 지사가 들불축제 직후 오름에 불을 놓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이번에는 공식적으로 “불은 물론 불씨도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오 지사가 이에 대해 분명하게 의견을 밝히면서 향후 들불축제의 방향도 크게 변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시는 현재 들불축제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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