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제주4.3 폄하 발언 김재원, 공식사과 뜻 밝혔지만 강풍에 막혀
제주4.3 폄하 발언 김재원, 공식사과 뜻 밝혔지만 강풍에 막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4.18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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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18일 오후 제주서 4.3유족회 만나 공식사과 예정
제주전역에 강풍 특보, 제주공항 결항 속출에 일정 차질
오는 20일로 일정 미뤄 ... 태영호 공식사과는 요원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4.3폄하 발언으로 공분을 샀던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주를 찾아 4.3유족들에게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공식사과하려 했지만 강풍에 막혔다. 강풍으로 제주국제공항의 항공편 결항이 이어지면서 이 공식사과가 미뤄지게 됐다.

18일 제주4.3희생자 유족회 등에 따르면 당초 이날 오후 1시30분 제주4.3평화공원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이 4.3희생자 유족회을 만나 자신의 4.3폄하 발언에 대해 공식사과할 예정이었다.

김 위원은 제75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의 다음날인 지난 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4.3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4.3추념일은 3.1절이나 광복절보다는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무조건 공격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4.3을 폄하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김 위원이 “4.3추념식이 3.1절이나 광복절보다는 격이 낮다”고 표현하면서, 4.3 자체가 3.1절이나 광복절보다는 격이 낮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4.3희생자 유족회는 물론 도·내외 4.3단체와 각종 사회단체의 반발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김 위원의 언급에 대한 반발이 이어졌다. 제주도내 70개 단체도 지난 17일 공동 성명을 내고 “제주도 인구의 10%가 희생된 추념식이 격이 낮은 거냐. 김 최고위원의 격은 어디 있느냐”며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정부 주관으로 엄수되고 있는 4.3 추념식을 공개적으로 폄훼하고 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제주도민의 명예를 또 다시 훼손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오는 21일까지 이 발언에 대해 공식사과를 할 것을 요구하면서, 공식사과가 없을 경우 법적 대응 등에 나설 뜻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재원 위원이 4.3유족회 측에 직접 연락을 했고, 공식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 위원이 직접 김창범 유족회장에게 연락해 사과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18일 오후 1시30분 4.3평화공원에서 만나 공식사과를 하는 일정이 잡혔다.

하지만 바람이 발목을 잡았다. 이날 제주 전역에 태풍급의 강풍이 불면서 제주국제공항을 기점으로 하는 대부분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김 위원도 당초 10시30분경 제주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으로 제주에 들어올 예정이었지만, 강풍에 의해 항공편이 결항되면서 예정대로 제주에 오지 못했다.

김 최고위원 측은 4.3유족회에 연락해 “강풍이 심해 비행기를 탈 수 없는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제주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유족회에서는 “김 위원이 오는 것을 마냥 기다리고 있을수만은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결국 공식사과가 미뤄졌다.

김 위원 측은 오는 20일 다시 제주를 찾아 4.3유족회와 만나 공식사과를 할 예정이다.

김 위원 측에서는 이처럼 4.3폄하 발언에 대해 공식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역시 지속적으로 4.3펌하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같은 국민의힘 소속 태영호 국회의원(서울 강남갑)의 사과는 요원한 상태다.

태 의원은 지난 2월13일 국민의힘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자리에서 “4.3은 명백히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며 4.3왜곡 발언을 꺼낸 바 있다. 이후 이어지는 다른 지역에서의 합동연설회에서도 이와 같은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태 의원의 이와 같은 발언 이후 일부 극우보수정당 및 단체에서 제주 곳곳에 태 의원의 발언과 같은 내용의 4.3왜곡 현수막을 내걸기 시작하는 등 도내에서 4.3펌하 및 왜곡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4.3단체는 물론 제주도내 각 정당과 인사들이 태 의원을 향해 사과를 요구했지만, 태 의원은 “자신이 무엇을 사과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반응만을 보일 뿐이었다. 4.3추념식이 열린 4월3일에도 자신의 발언에 ‘잘못된 점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면서 오히려 “유족이나 피해자 단체가 내 발언의 취지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4.3왜곡 발언이 아니라 4.3피해자나 유족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이다.

4.3단체들도 이와 같은 태 의원의 발언에 대해 “4.3유족들을 조롱하는 발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공식 사과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태 의원이 보인 모습을 봤을 때, 태 의원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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