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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불황 이어지는 제주 건설 및 부동산 시장, 앞으로 나아지나?
장기 불황 이어지는 제주 건설 및 부동산 시장, 앞으로 나아지나?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4.20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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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20일 오전 제3차 경제산업 정책회의 가져
건설 및 부동산 화두 ... 경기는 회복세, 과제는 남아
제주시 전경.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전경.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불황을 겪고 있는 제주도내 건설 및 부동산 경기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왔다. 제주도 차원에서도 건설 및 부동산 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는 20일 오전 8시 제주도청 본관 2층 백록홀에서 제3차 경제산업 정책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제주지역 건설 및 부동산 분야 현황 및 전망이 화두가 됐다. 건설산업이 제주도내 생산 및 고용에 높은 파급 효과를 가지는데다, 부동산 시장 역시 도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주요 논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은행 제주지역본부 박동준 경제조사팀장의 건설·부동산 관련 현황 발표에 이어 오영훈 지사 주재로 토론이 진행됐다. 회의에는 정일동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양덕순 제주연구원장, 백경훈 경제정책자문관, 고규진 대한건설협회 제주도지회 사무처장 등을 비롯해 도 경제, 건설주택분야 공무원들이 참석했다.

박동준 팀장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제주지역 건설수주액은 기저효과와 공공부문 조기 발주 정책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8.7%, 건축허가 면적은 44.6% 증가했다. 아울러 건설 및 부동산이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8.5%(건설 11.2%, 부동산 7.3%)로 고점을 찍은 이후 코로나19 하강 국면에서 벗어나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건축착공 면적이 전년 동월 대비 45.4% 감소하는 등 주택시장 부진의 이어지고 있고, 경기둔화에 더해 금리상승과 자금조달의 영향으로 회복세는 더딘 상황이다. 또 도내 건설업체 대부분이 토목·건축 분야에 주력하나 육지업체에 비해 영세한데다 도외공사 수주 비율이 23%로 전국 평균 60%과 비교해 크게 뒤떨어지고 있어, 도외 및 해외시장 진출 등을 위한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동준 팀장은 “제주지역은 다소 개선 조짐을 보이는 수도권 지역과는 상이한 흐름이 예상된다”며 “최근 수도권 지역 가격하락폭 축소 및 급매물 소화는 주택거래 및 금융규제 완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존에도 규제 완화 지역이었던 제주지역은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또 “2017년까지 국제자유도시 개발과 관광객 및 인구의 대량 유입이 호황을 불러왔으나 규제 정책과 코로나19 등으로 부동산과 건설 경기가 가라앉은 측면이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지역 건설사의 수익성과 재무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분양시장이 위축되면서, 부동산 관련 대출의 부실화가 생겨 건설사 자금 악화 및 건설투자 제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와 관련된 리스크도 점검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일동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은 건설 및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공공발주 등 건설과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만들 필요가 있으며, 인구 유입과 투자 확대를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갖춰서 대응해야 건설과 부동산을 비롯한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규진 대한건설협회 제주도지회사무처장은 “주택시장은 금리나 금융 에 큰 영향을 받고 있어 지방정부 차원에서의 대응에 한계가 있지만, 건축 인허가나 심의과정을 통해 외곽 지역의 수급 조절 대책을 검토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오영훈 지사는 “올해 계획을 집행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며 도내에서 제한적인 경쟁에 매몰되는 상황을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며 “건설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나 육지부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오 지사는 그러면서도 “건설과 부동산 경기에 제주지역 산업구조가 반영되는 측면이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재편할 것인지가 상당히 중요한 시점”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제주의 산업이 건설과 부동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야 한다는 주문이다.

오 지사는 이와 관련해 “우주산업, 분산에너지 특별법, 그린수소 실증 등 도정이 추진하는 신성장 사업이 본격화되면 제주도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영역이 형성되고 관광과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제주도는 국내 건설시장 축소 및 경기둔화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도내 건설업 육성과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추진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도는 올해 ‘지역건설산업 활성화로 지역경제 활력 제고’를 슬로건으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고 4대 전략과제 및 17개 추진과제를 실행하고 있다.

도내 국가기관에서 발주하는 건설공사에 대한 지역건설업체의 참여를 확대해 나가는 한편, 도내 건설업체의 도외 및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15분도시 제주 조성과 연계한 공사물량 확보 등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재건축 및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활성화와 부실·부적격 건설업체에 대한 지도 감독도 강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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