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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출력제어 해소 안됐는데 대규모 태양광 발전 승인?
제주 출력제어 해소 안됐는데 대규모 태양광 발전 승인?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5.03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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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면적 2.4배 수망리 태양광 발전, 승인 신청 들어와
제주 최대 100MW급 시설 ... 출력제어 더욱 심화될 수도
제주도내 최대 규모로 추진되는 수망태양광발전시설 조성사업의 부지.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내 최대 규모로 추진되는 수망태양광발전시설 조성사업의 부지.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내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태양광 시설만 마라도 면적(30만㎡)의 2.4배에 달하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의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내의 출력제어 문제 해결을 위해 제주와 육지부를 연결하는 제3연계선의 구축과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 구축 등이 추진 중이지만, 이 시설들만으로 출력제어를 해소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데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태양광발전 시설이 추진되고 있어 한동안 출력제어 문제가 심화되는 것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3일 홈페이지 고시·공고 게시판에 ‘수망태양광 발전시설 조성사업 개발사업 시행승인 신청에 따른 열람공고’를 내고 이 사업의 최종 승인과 관련해 주민과 관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기 시작했다.

수망태양광 발전시설 조성사업은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산178번지 일원 76만7000㎡의 부지에 1391억원을 들여 100MW급 대규모 태양광시설을 구축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태양광 시설의 면적만 마라도 면적의 2.4배에 달하는 73만2400㎡ 수준이다.

사업자는 이 사업을 통해 “풍력발전지구로 결정돼 운영 중이 수망풍력발전소의 유휴부지 및 인접부지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해 지구온난화를 예방하고, 발전사업 이익을 지역사회와 공유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사업자는 이 사업과 관련해 “지구온난화를 예방하겠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지만, 이 사업으로 인해 3만8000그루의 나무가 잘려나가면서 오히려 환경훼손과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사업이라는 비판이 환경단체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제주도의회에서 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을 통과시키면서 훼손 수목을 최소화하고 수목 이식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등을 세울 것을 조건으로 걸기도 했다.

이외에 이 사업의 추진으로 인해 제주도내에서 신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에서의 신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문제는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문제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시설의 과다한 보급으로 인해 전력이 지나치게 많이 생산됐지만 이를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전력계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출력제어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2015년에 풍력발전에서 3차례의 출력제어가 있었다. 그 후 출력제어 규모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15회, 2019년에는 46회, 2020년에는 77회의 출력제어가 있었다. 2021년에는 출력제어가 65회로 다소 줄어드는 듯 했지만, 지난해에는 132회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2021년부터는 태양광 발전에서도 출력제어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라”는 제주도의 독려에 따라 태양광 발전사업에 나섰던 민간업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재 제주와 육지부을 연결하는 제3연계선이 구축되고 있다. 제주에는 현재 육지부에서 제주로 전력을 전송하는 2개의 연계선이 놓여 있다. 각각 1998년과 2014년에 구축됐다. 하지만 이 두 연계선은 한 방향으로 흐르던 전력을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육지부에서 제주로 오던 전력을 멈추고 제주에서 육지부로 전송하는 것이 어려운 구조였다.

하지만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제3연계선은 전력의 전송 방향 전환이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제3연계선이 완성될 경우 제주도내에서 생산된 전력의 육지부 전송이 원할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제3연계선은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제3연계선이 만들어지더라도 도내 출력제어를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60MW 규모의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가 구축중이지만 이 역시도 제주도내 출력제어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60MW 규모의 ESS에 더해 100MW 규모의 대규모 ESS 장치를 더 만든다는 방침이긴 하지만 이 역시 2026년이 완공 예정이다. ESS 장치 구축에 수천억원 단위의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는 것을 고려할 때 완공 예정은 더욱 늦어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100MW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선다. 제주도에 따르면 이외에도 다른 소규모 태양광 시설들이 승인됐거나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대규모 발전시설에 더해 소규모 발전시설까지 연이어 구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작 출력제어 문제를 해결해줄 방안의 마련은 더딘 상황이라 출력제어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관계자 역시 이와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출력제어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며 "전력관련 기관들이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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