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8 22:34 (목)
"제주도, 개발사업자 대변해 브리핑하나?" 제주도의회 질타
"제주도, 개발사업자 대변해 브리핑하나?" 제주도의회 질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5.16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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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홍, 송악산 사유지 매입 관련 제주도 브리핑에 비판
"제주도 브리핑인지 사업자 브리핑인지 모를 정도"
"도청과 의회에 횡단보도뿐 ... 소통, 그렇게 어려운가"
제주도의회 현지홍 의원. /사진=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 현지홍 의원. /사진=제주도의회.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가 송악산 일대 사유지 매입을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제주도의회에서 심사보류된 것에 대해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제주도의회에서 이에 대해 강한 질타의 말이 이어졌다.

제주도의회 현지홍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16일 열린 제416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앞서 행정자치위원회가 송악산 일대 사유지 매입을 위해 제주도가 제출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에 대해 심의의결 결정을 내리자 제주도가 반발의 목소리를 낸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현 의원은 먼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은 집행부의 시간이지만, 그 예산안을 심사하는 것은 오로지 도의회의 시간이라고 보여진다”며 “그 시간만큼은 의회가 제주도를 존중하는 것처럼 제주도 역시 의회를 존중해야 한다고 판단된다”고 운을 땠다.

현 의원은 그러면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송악산 일대 사유지 매입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제주도는 송악산 일대 사유지 매입을 위해 올해 추경안에 161억원을 편성해 제주도의회에 제출했고, 동시에 공유재산관리계획안도 제출했다. 하지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에 대해 심사보류 판단을 내렸고, 이에 따라 올해 추경안에 편성된 161억원의 관련 예산도 자동삭감됐다. 이 때문에 올해 중에 송악산 일대 부지 매입을 시작하려던 제주도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자치위의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의보류 이후 제주도에서는 즉각 반발의 움직임이 나왔다. 지난 15일 브리핑을 갖고 “이번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사보류 등으로 향후 사업자의 사유재산권 행사, 국제소송 제기 등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사업자가 송악산 주차장, 올레길, 송악산 진입로를 갖고 있어 사유재산권 행사 시 지역주민 및 관광객 통행제한 등 불편과 경관 사유화가 우려된다”고 말한 것이다. 사실상 의회를 압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한 브리핑이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역시 이날 도정 주요 간부공무원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지난해 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자와 업무협약 체결 이후 의회 동의 절차에 이어 도의회에서 두세 차례 설명이 이뤄졌고, 환경단체와 해당 지역주민이 환영의 뜻을 밝힌 상황에서 보류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 의원은 제주도정의 이와 같은 움직임을 지적하며 “송악산과 관련해서는 도민 혈세가 지출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해보였고, 그에 따라 상임위에서 심사보류 입장을 냈는데, 이에 대해 바로 브리핑을 가졌다”며 “브리핑에 향후 투자자 사유재산권 행사와 국제소송 등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이 있는데, 심하게 말하면 제주도청의 브리핑인지 사업자의 브리핑인지 모를 정도”라고 질타했다.

현 의원은 그러면서 “제주도청과 도의회 사이에 횡단보도가 하나 있을 뿐인데, 도청에서 이 브리핑을 하기 전에 도의회로 와서 대화를 하면 안되는 것이었나?라며 “소통을 이와 같은 브리핑으로 해야하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예산안 심의는 도의회의 시간이고, 도의회가 존중을 받아야 하는 시간인데 이번 브리핑으로 도의회의 심의를 일부분 무너드렸다. 이에 대해서는 매우 아쉽게 생각하고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양경호 예결위원장 역시 제주도의 브리핑에 대해 “이는 도의회의 심의 및 의결 과정을 압박해 도의회 고유 권한마저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도록 의회 기능을 훼손시키는 것”이라며 “이번 추경 예산 편성 및 심의 과정에서 도민의 대의기관이 도의회를 경시하고, 도의회의 역할과 권한을 존중하지 않는 제주도정의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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