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2-21 09:46 (수)
“제주로 유배 온 정난주 관련 전승은 대부분 ‘어머니’”
“제주로 유배 온 정난주 관련 전승은 대부분 ‘어머니’”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3.12.01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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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난주와 제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학술대회, 다각적인 조명 이뤄져

한국교회사연구소 권이선 연구원 “다양한 방면의 자료 추가 발굴 필요”
송란희 연구이사 “정난주 기념관, 역사적 사실‧전승 포용하는 기념관으로”
현요안 신부, ‘상처와 고난의 길을 걷는 여인들을 위한 기념관’ 등 컨셉 제안
천주교 제주교구와 한국교회사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제주와 정난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학술대회가 지난 10월 30일 중앙성당에서 열렸다. /사진=천주교 제주교구
천주교 제주교구와 한국교회사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제주와 정난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학술대회가 지난 10월 30일 중앙성당에서 열렸다. /사진=천주교 제주교구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천주교 제주교구 건립을 추진 중인 정난주 기념관의 방향성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돼 앞으로 기념관 건립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추진될 것인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천주교 제주교구와 한국교회사연구소가 지난 10월 30일 공동 주최한 ‘제주와 정난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학술대회는 1801년 신유박해 때 남편 황사영이 ‘백서(帛書)’ 사건으로 처형당하고 제주에서 유배 생활을 하다 숨진 정난주 마리아(1773~1883)의 삶을 역사적 사료와 전승, 문학 작품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새롭게 조명해보는 시간이 됐다.

첫 번째 발표에 나선 한국교회사연구소의 권이선 연구원은 ‘기억과 기록을 통해 본 정난주의삶에 대한 검토 – 호명(呼名)의 역사에 대해서’ 발표를 통해 다산 정약용의 조카이자 황사영 백서로 유명한 황사영의 아내 정난주가 대부분의 사료에는 ‘정명련(丁命蓮)’으로 기술되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처음으로 ‘정난주’로 지칭된 문헌은 1977년 김병준 신부가 남긴 ‘항사영 처지의 귀양길’이라는 글이었으며, 이 글이 김 신부가 제주도에서 진해진 정명련에 대한 구전을 조사한 후에 남긴 결과물이라는 데 주목했다.

이에 대해 권 연구원은 “문헌에서 보이지 않던 ‘정난주’라는 이름이 처음 나타난 것은 김병준 신부가 채록한 전승에서부터였다”면서도 “왜 정명련이 정난주로 전승된 것인지는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후 정난주의 무덤을 관리하던 김상집의 후손들조차 그 이름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서울 할머니’로 불러온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다만 권 연구원은 정명련과 관련된 전승이 공통적으로 ‘어머니’의 상이 투영돼 있다는 점에 특히 주목했다.

이미 유배지인 제주로 떠나기 전부터 아들 황경한이 황사영의 아들로 조정에서 인지되고 있었고, 전승 속에서 정명련이 아이의 미래를 위해 애끓는 마음을 품은 채 추자도에 아이를 두고 온 결단력 있는 어머니로 등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권 연구원은 “정명련의 행적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좀 더 다양한 방면으로 자료 발굴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정명련이 제주로 유배된 후 제주 목사 또는 판관, 대정 현감을 역임한 인물들을 발췌해 그들이 남긴 문집 중에 정명련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지 찾아볼 것을 제안했다.

정난주 기념관의 방향성과 관련해서는 송란희 한국교회사연구소 연구이사가 ‘정난주기념관의 방향성 모색 – 역사와 활용 사이에서’ 발표를 통해 역사적 사실과 전승을 포용하는 기념관으로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송 연구이사는 기념관 설립 예정지인 대정 성지의 가치에 주목, “제주교구에서 지켜온 신앙의 증거자 정난주 마리아의 현양 정신이 살아있는 대정 성지에 기념관을 설립함으로써 ‘추모의 공간’에서 ‘기억의 공간’으로, 다시 ‘기념의 공간’으로 전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토론자로 나선 현요안 신부는 기념관 설립 방향과 관련해 ‘남편과 자식에 대한 인생의 상처와 고난의 길을 걷는 여인들을 위한 기념관 또는 기도의 못자리’로 방향과 콘셉트를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정난주를 통해 육지 문화와 제주 문화가 만나면서 서로를 향한 존중과 새롭고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는 관계의 모델이 될 수 있다”면서 농경사회가 갖는 ‘효(孝)’ 기반의 사상보다 바다를 중심으로 하는 ‘용(勇)’의 자유롭고 개인을 존중하는 제주 고유의 사상과 문화를 소통하고 토론하면서 나누는 ‘복합 문화교육센터’ 유형을 제안하기도 했다.

천주교 제주교구와 한국교회사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제주와 정난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학술대회가 지난 10월 30일 중앙성당에서 열렸다. /사진=천주교 제주교구
천주교 제주교구와 한국교회사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제주와 정난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학술대회가 지난 10월 30일 중앙성당에서 열렸다. /사진=천주교 제주교구
천주교 제주교구와 한국교회사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제주와 정난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학술대회가 지난 10월 30일 중앙성당에서 열렸다. /사진=천주교 제주교구
천주교 제주교구와 한국교회사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제주와 정난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학술대회가 지난 10월 30일 중앙성당에서 열렸다. /사진=천주교 제주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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