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6-24 17:21 (월)
“제주 곶자왈에서 들은 모든 ‘자연의 소리’가 특별했어요”
“제주 곶자왈에서 들은 모든 ‘자연의 소리’가 특별했어요”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4.04.20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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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안내견 동반가족의 제주 여행, 더욱 특별했던 ‘사운드 워킹’
제주관광공사, 장애인‧고령자‧임산부 등 관광약자 위한 프로그램 진행중
지난 19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 곶자왈 숲에서 시각장애인 안내견 동반가족의 ‘사운드 워킹’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사진=미디어제주
지난 19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 곶자왈 숲에서 시각장애인 안내견 동반가족의 ‘사운드 워킹’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봄 기운이 완연한 4월 셋째 주 주말을 앞둔 지난 19일. 람사르 습지를 품고 있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 서쪽 입구에 관광버스 한 대가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은 시각장애인 동반 가족 24명. 안내견과 함께 버스에서 내린 이들 일행이 간단한 설명을 듣고 곶자왈 숲을 걷기 시작했다. 수음기에 연결된 헤드셋을 끼고 제주의 곶자왈이 들려주는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면서 걷는 곶자왈 숲길은 이들 가족에게 더욱 특별한 체험이었다.

‘2024 제주 무장애 여행주간’을 처음으로 도입한 제주관광공사가 관광약자를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 중 하나로, 시각장애인 안내견 가족과 함께 하는 ‘사운드 워킹’ 체험 프로그램이다.

수음기가 새소리가 들리는 쪽을 향하면 지저귀는 새소리가, 낙엽이 쌓인 숲길 바닥을 향하면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가 또렷이 들려온다. 함께 걷고 있는 안내견의 숨소리가 더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숲에서 들리는 소리에 조금씩 집중하기 시작하면 이전까지 들리지 않았던 더 작은 소리까지 헤드셋을 통해 들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숲 속 교실을 지나 최종 목적지인 먼물깍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돌아오는 길. 대전에서 3살짜리 안내견 단군이와 함께 온 이상희씨(22) 가족을 만났다.

상희씨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소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오늘 숲 속에서 들리는 소리는 모든 소리가 새롭게 들렸다”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가장 인상적인 소리가 어떤 소리였는지 묻는 질문에도 상희씨는 “모든 소리가 새롭게 들렸고, 온전히 숲에서 들리는 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단군이도 다른 친구들이랑 같이 숲에 오니까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고 만족해 했다.

어머니 이은경씨(49)도 “상희가 원래 청각이 예민한데, 오늘은 훨씬 더 소리에 집중하는 것 같았다”면서 색다른 체험을 하게 해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날 숲에서 나는 소리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안내를 맡은 이용원 슬리핑라이언 대표는 “곶자왈은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곤충이나 철새 등 다양한 생물이 공존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곶자왈 숲에서 ‘사운드 워킹’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것도 곶자왈의 ‘생물 종 다양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새 소리마저 잦아든 새벽 시간에 곶자왈 숲에서 소리를 녹음할 때면 곤충이 움직이면서 나뭇잎을 갉아먹는 소리까지 또렷이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제주 곶자왈의 생물 다양성을 직접 두 귀로 체험해볼 수 있다”면서 갈수록 제주 자연의 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고 있는 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제주관광공사가 제주 무장애 여행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한 ‘모두의 제주 여행’ 프로그램은 장애인과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가족으로 대표되는 관광약자의 여행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 곶자왈 숲에서 시각장애인 안내견 동반가족의 ‘사운드 워킹’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사진=미디어제주
지난 19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 곶자왈 숲에서 시각장애인 안내견 동반가족의 ‘사운드 워킹’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사진=미디어제주
지난 19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 곶자왈 숲에서 시각장애인 안내견 동반가족의 ‘사운드 워킹’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사진=미디어제주
지난 19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 곶자왈 숲에서 시각장애인 안내견 동반가족의 ‘사운드 워킹’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사진=미디어제주
지난 19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 곶자왈 숲에서 시각장애인 안내견 동반가족의 ‘사운드 워킹’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사진=미디어제주
지난 19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 곶자왈 숲에서 시각장애인 안내견 동반가족의 ‘사운드 워킹’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사진=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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