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6-16 15:59 (일)
안전 사각지대 제주오름? 무너지는 시설, 탐방객 부상까지
안전 사각지대 제주오름? 무너지는 시설, 탐방객 부상까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5.09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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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족은바리메오름 및 어도오름 탐방로 낙후 심각
어도오름에선 계단 무너지면서 탐방객 부상 당하기도
제주시 "사유지 오름, 소유주 민원으로 정비 힘든 상황"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족은바리메 오름의 탐방로 일부 모습. 오래전에 깔린 고무 메트가 망가져 있다. /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족은바리메 오름의 탐방로 일부 모습. 오래 전에 깔린 것으로 보이는 고무 메트가 망가져 있다. /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내 일부 오름의 탐방로 및 시설 등이 정비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장기간 방치되면서 탐방객들의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재로 일부 오름 등에서 오래된 계단 등이 부서지면서 오름을 탐방하던 탐방객들이 부상을 당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미디어제주>가 최근 제주시 일부 오름들을 둘러본 결과, 탐방로 등이 낙후되거나 사람이 다니기 힘들 정도로 파손된 경우가 확인됐다.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중산간에 있는 족은바리메오름은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9년 마지막으로 대대적인 탐방로 정비가 이뤄진 후 지금까지 간간히 소규모 정비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일부 시설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족은바리매오름의 경우 오름 입구에서 북동쪽 방면과 남동쪽 방면의 두 방면으로 탐방에 나설 수 있다. 이 중 남동쪽 탐방로의 경우 정비가 상당히 오랬동안 이뤄지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동쪽 방면의 탐방로는 탐방로에 최근에는 사용하지 않는 고무 메트가 깔려 있는데다, 이 고무 메트마저도 탐방로의 상당 구간에서 대부분이 부셔져 있다. 

여기에 더해 이 고무메트를 고정하기 위해 고무메트 위로 심은 철근 등이 고무메트가 파손됨에 따라 지상으로 그대로 노출되고 있어 안전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이 철근 중 일부는 부러지면서 날카로운 부분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데, 탐방객이 이 같은 곳에서 넘어지게 될 경우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상부근에서도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야외 벤치 등이 망가진 상태로 상당히 오랜 기간 방치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노출되기도 했다.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의 족은바리메오름 탐방로가 일부 훼손된 상태로 방치되면서, 탐방로 설치에 쓰인 철근이 그대로 노출돼 탐방객들의 안전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 /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의 족은바리메오름 탐방로가 일부 훼손된 상태로 방치되면서, 탐방로 설치에 쓰인 철근이 그대로 노출돼 탐방객들의 안전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 /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어도오름에선 한 탐방객이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탐방로에서 부상을 입기도 했다. 제주시에 거주하는 고모씨는 최근 어도오름을 방문했다가, 하산 도중 디딘 계단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넘어졌고, 이로 인해 팔이 다치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고씨는 이에 대해 "당시 오름에서 내려가는 길이었는데, 하산길 탐방로의 나무계단이 상당히 많이 썪어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며 "이 계단에 발을 딛고 내려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계단의 섞은 부위가 부서지면서 미끄러졌고, 넘어지면서 팔을 다쳤다"고 설명했다.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어도오름 탐방로의 상태.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이 썩어 무너져 있다. /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어도오름 탐방로의 상태.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이 썩어 무너져 있다. /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가 실제로 찾아가 살펴본 어도오름의 탐방로의 상태는 심각했다. 일부 탐방로의 경우는 최근에 야자수 메트가 새롭게 설치되는 등 정비가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다른 구간에선 나무 계단의 대부분이 썩어들어가면서 무너지고 있었다. 

일부 계단은 썩고 바스러지면서 계단의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일부 계단은 계단이 뽑힐 정도로 흔들리기도 했다. 또한 이렇게 계단이 부서지고 흔들리면서 계단을 고정하기 위해 박은 철근 등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위험도를 높였다. 이외에 옆으로 설치된 나무 난간 등이 부러지고 쓰러진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어도오름 탐방로의 상태.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이 썩어 바스러지면서 형태가 사라져 있다. /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어도오름 탐방로의 상태.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이 썩어 바스러지면서 형태가 사라져 있다. / 사진=미디어제주.

이처럼 낙후돼 탐방객들의 부상까지 유발하는 탐방로에 대해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관계 부서 등에서 정비 작업을 해야 했다. 하지만 일부 오름에 대해선 관계 부서에서도 탐방로의 낙후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손을 대지 못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일부 오름들이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제주시 관내 오름 중 약 60~65% 정도가 사유지로 알려져 있는데, 제주시 등에서 이 오름에서 탐방로 정비라도 나서게 되면, 토지 소유주들이 민원을 제기하거나 심할 경우 소송까지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도오름도 마찬가지다. 어도오름의 경우 오름 전체가 사유지인데다, 소유주 역시 많다. 제주시에서 소유주와 협의를 하며 지난해 탐방로 정비에 나섰지만, 일부 구간에서 오름의 소유주가 탐방로 정비에 반발했고, 이로 인해 모든 구간에서의 정비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정비가 이뤄지지 못한 구간은 상당기간 방치되면서, 현재는 탐방객의 부상까지 유발하는 '위험한 구간'이 된 상황이다.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어도오름 탐방로의 상태. 나무로 만들어진 탐방로 난간이 부러진 상태로 쓰려져 방치되고 있다. /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어도오름 탐방로의 상태. 나무로 만들어진 탐방로 난간이 부러진 상태로 쓰려져 방치되고 있다. /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어도오름 탐방로의 상태. 나무로 만들어진 탐방로 난간이 부러진 상태로 쓰려져 방치되고 있다. /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어도오름 탐방로의 상태. 나무로 만들어진 탐방로 난간이 부러진 상태로 쓰려져 방치되고 있다. /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애월읍의 고내봉도 상황이 비슷하다. 제주시 등에서 탐방객들의 편의와 안전보장을 위해 탐방로를 설치했지만, 토지 소유주가 이에 반발하면서 결국 탐방로가 철거됐다. 이 때문에 고내봉을 탐방하려는 이들의 안전사고 위험이 이전에 비해 높아졌다. 

제주시 관계자는 "오름을 탐방하는 이들이 탐방로 정비 등에 대해 문의를 많이 하고, 제주시 역시 안전사고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정비에 나서려고 하는데, 오름의 경우 사유지가 많다보니 탐방로 정비 등이 이뤄지면 소유주 측에서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며 "이 때문에 탐방로 정비와 관련해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 때문에 탐방로의 정비나 유지 및 보수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주도 차원에서 사유지 오름을 모두 사드려 관리하는 것이고, 이에 대한 계획도 있다. 하지만 예산이 상당히 들어갈 수 밖에 없는데다, 현재 제주도는 곶자왈 매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 오름 매입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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