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6-23 13:39 (일)
해설사 없인 못 들어갔던 제주 거문오름, 앞으론 자율탐방도
해설사 없인 못 들어갔던 제주 거문오름, 앞으론 자율탐방도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5.10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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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본부, 5월부터 거문오름 자율탐방 시범운영
분화구 내부 탐방로 등 일부는 해설사 동행 필수 지속
세계자연유산인 제주시 선흘리 거문오름 전경.
세계자연유산인 제주시 선흘리 거문오름 전경. / 사진=제주도 세계유산본부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예약제로만 운영되며, 예약을 한 상태에서도 해설사의 동행 없이는 탐방을 할 수 없었던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에서 앞으로 해설사 없이 혼자서도 탐방이 가능해지게 됐다. 

10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이번달부터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자리잡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의 자율탐방이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일반인이 거문오름을 탐방하기 위해선 사전에 탐방예약을 하고, 탐방 당일에는 출입증을 받은 후 해설사와 함께 거문오름 탐방에 나서야먄 했다. 하루 탐방 가능 인원은 450명이다. 

출입증을 착용하지 않고 해설사와의 동행 없이 거문오름에 들어갓을 때에는 퇴장조치되고, 아울러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처벌까지 받을 수 있었다. 

거문오름 탐방시 반드시 해설사와 동행해야 했던 것은 거문오름의 체계적인 보전과 관리를 위해서였다. 

거문오름은 지금으로부터 약 8000년에서 1만년 전에 용암이 분출하면서 제주 동부에 걸쳐 있는 만장굴과 김녕굴 등을 포함한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을 형성했고, 동시에 일대 곶자왈을 만든 오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지질학적 및 생태적·경관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 오름이다. 

거문오름 일대는 이와 같은 중요성을 인정받아 2005년 천연기념물 제444호로 지정되면서 국가지정문화재가 됐고, 그로부터 2년 뒤인 200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아울러 높은 가치를 지닌 곳이기에, 세계자연유산 등재 과정에서 탐방객의 적절한 관리 등의 내용을 담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권고사항이 제시됐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예약제와 해설사 동행을 통해 하루 450명만 탐방이 가능하게 됐다. 

이 중 해설사 동행 탐방은 단순히 거문오름의 보전 등의 목적을 넘어, 뛰어난 지질학적 가치 및 생태적·경관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거문오름을 탐방객들에게 보다 체계적이자 전문적으로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거문오름에 대한 재방문 인원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자율탐방에 대한 민원들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미 해설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에 다시 해설을 듣지 않고 거문오름을 탐방하고 싶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제주도청 홈페이지 '제주자치도에 바란다' 게시판에도 이와 같은 민원이 제기됐다. 

글쓴이는 "최근 거문오름 탐방을 위해 방문했는데, 일전에 거문오름을 방문한 적이 있어서 굳이 해설을 다시 듣고 싶지는 않았고 더군다나 외국인과 함께 동행했 때문에 한국어 해설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며 "자율탐방을 하고자 했으나 해설사 안내에 따라서만 탐방이 가능하다고 해서 결국 탐방은 하지 않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문오름 탐방해설을 개인 선택사항으로 변경해 운영하는 것을 검토해 줄 수 있는지 답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같은 민원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세계유산본부는 이달부터 탐방객 중 자율탐방을 원하는 이에 대해 자율탐방 허용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5월 한 달동안 자율탐방을 시범적으로 운영한 후 이에 대한 효과를 검토, 이후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자율탐방 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거문오름의 모든 탐방로에서 자율탐방을 허용하진 않는다. 거문오름의 탐방로 중 거문오름 정상을 탐방하고 내려오는 1코스와, 거문오름의 능선길을 따라 탐방하는 3코스의 일부만 자율탐방이 가능하다. 거문오름 분화구 내부로 들어가는 2코스는 해설사와 동행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분화구 내부는 다양한 식생이 형성되면서 생태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 곳인데다, 이와 같은 곳에서 자율탐방을 허용하게 될 경우 탐방 이외에 식물 굴취 등의 목적을 가진 이들이 들어와 주변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하에 분화구 내부에선 자율탐방을 허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됐다. 

예약제도 변함없이 운영된다. 거문오름 탐방을 원하는 이는 탐방 하루 전날 예약을 하고, 거문오름 입구에서 출입증을 받아 착용한 후 해설사 동행 혹은 자율탐방에 나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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