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7-22 16:26 (월)
“벗이 가까이 있으니 더 즐겁지 아니한가”
“벗이 가까이 있으니 더 즐겁지 아니한가”
  • 김창윤
  • 승인 2024.05.22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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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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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소장
  • 제주특별자치도육상경기연맹 부회장
  • 제주도청 배드민턴동호회 회장
  • 미디어제주 독자권익위원
  • 수상 : 농림식품부장관상, 농촌진흥청장상 등 다수

 

[걸어서 대한민국 한바퀴] <4>

부제 : 첫 번째 여정 해파랑길 770km

제6코스 (덕하역 ~ 선암호수공원 ~ 울산대공원 ~ 고래전망대 ~ 태화강 전망대)

해파랑길 6코스는 혼자가 아니다. 오래전부터 마라톤으로 인연이 되어 친한 친구랑 함께했다. 제주교도소에 직장을 다니고 있는(지금은 명예퇴직했지만) 친구랑 둘이서 벗삼아 해파랑길을 걷기로 했다.

해파랑길 6코스에서 친구와 함께. 김창윤
해파랑길 6코스에서 친구와 함께. ⓒ김창윤

2021년 10월 2일. 아침 일찍 울산행 비행기를 타고 친구랑 둘이서 제주를 떠났다. 덕하역을 출발하는 해파랑길 6코스는 총 연장 15.7㎞이다. 선암댐과 저수지 주변의 자연경관을 조화롭게 만들어 놓은 선암호수공원, 실내외 수영장과 4가지의 주제로 꾸며진 울산대공원, 다양한 코스의 순환산책로 솔마루길 등 주변 관광지와 잘 어우러져 있다. 그렇지만 출발부터 함월산을 올라 코스 대부분 산길로 이루어진 난이도 ‘어려움’ 수준의 코스이다.

울산공항에 내린 둘은 공항 앞 정류소에서 225번 버스를 타고 약 1시간 가량 이동한 후에야 덕하역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덕하역 도착시간은 1시 경. 식당을 찾아 점심을 해결하고 6코스 출발지를 찾아가 걷기 시작했다. 산업로 방향으로 길을 걷는데 지난 9월과 달리 공기가 사뭇 달라졌다. 이 구간은 길이 다소 헷갈리는 곳이기에 리본과 이정표를 잘 찾아야 한다. 20여 분을 걷다 보니 함월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초입부터 본격적으로 가파른 숲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네를 지나면 갑자기 급경사가 나타난다. 정상을 지나 선암호수공원 방향으로 리본이 안내해 준다. 선암호수공원은 데크길로 잘 이어져 걷는 이를 편안하게 해준다. 울산은 신기하게도 민물 호수임에도 불구하고 돌고래 조형물이 있어 ‘역시 울산은 고래 도시가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또, 호수에서 자라는 잉어는 거짓말을 조금 보태, 돌고래 수준으로 큰 것들이 몰려다닌다. 그만큼 먹이가 많아서 이렇게 비육이 됐나?

물 맑은 선암호수공원을 지나면 울산대공원까지는 5㎞ 남짓. 다시 6코스의 3번째 산행 코스 중 두 번째인 선암동 뒷산. 운동하는 사람도 많고 산책하는 사람도 많다. 잘 정리된 숲길을 따라 걸으면 구름다리가 나오고 이 다리를 지나면 울산대공원으로 이어진다, 다시 솔마루길을 걷는다. 이곳저곳 잘 만들어진 산책길은 지역 주민에게는 최고의 산책 코스이겠지만 해파랑길을 걷는 이에게는 길을 잃기 쉬운 복병일 수 있으니 정신 바짝 차리고 걸어야 한다. 솔마루 하늘길 초입에는 무슨 이유로 세워졌는지 모를 소 등에 올라탄 피리부는 소년이 우리를 반겨준다. 좀 더 지나니 큰 갓을 쓴 김삿갓이 반겨주는 다리를 만난다. 발길을 재촉하니 솔마루정이 웅장하게 나타난다.

솔마루 일대에서 바라본 울산 태화강과 울산 시내. 김창윤
솔마루 일대에서 바라본 울산 태화강과 울산 시내. ⓒ김창윤

솔마루정에서 바라본 울산 태화강 줄기와 백리 대나무 숲이 멀리서도 뚜렷하게 보인다.

산길은 다시 이어진다. 눈에 들어오는 건 고래전망대. 이곳은 좀 전에 솔마루정에서 바라본 태화강과 대나무 숲길이 더 가까이 다가온다. 울산의 높은 빌딩과 아파트도 한눈에 잡힌다. 이제 태화강 전망대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계속해서 오솔길을 오르고 내리다 보면 태화강 전망대가 나타난다.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생긴다. 6코스의 종점이 태화강 전망대인데 그럼 여기가 종점인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자세히 알고 보니 태화강 전망대는 2곳이 있는데 삼호산에 있는 전망대와 태화강변에 있는 전망대가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삼호산의 전망대는 산에서 바라보는 전망대이고 태화강변의 전망대는 평지에서 바라보는 전망대라 생각하면 된다.

산길을 내려와 찻길을 건너 태화강변으로 발길을 돌리면 오늘의 종점 인증장소가 나타났다.

이번 6코스는 친구와 함께 걸어서인지 산길로 이어지는 길이었지만 즐거웠다. <논어>에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했는데, 그 말이 맞다. 더욱이 내겐 ‘먼 곳’이 아니라, ‘함께’였으니 더 즐겁지 아니한다.

울산의 숙소를 찾아 여정을 풀고 쉴 시간이 돌아왔다. 숙소는 나의 코골이 때문에 처음부터 각방을 쓰기로 했다.

6코스의 달라진 점은 혼자 걸을 때 보다 사진 찍는 횟수와 양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둘이 이야기하면서 걷는 길은 마냥 즐거웠다.
 

제7코스 (태화강 전망대~번영교~내황교~염포사거리~염포산 입구)

2021년 10월 3일. 아침에 숙소를 출발해 7코스 출발지인 태화강 전망대까지 버스로 이동했다.

해파랑길 7코스는 총 연장 17.5㎞로 쉬운 난이도의 길이다. 울산의 상징 태화강과 십리대나무 숲길을 오른쪽에 두고 태화강과 대나무 숲을 바라보며 잘 정돈된 산책길을 따라 약 3㎞를 걷는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태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하시는 분이 많다, 산책길을 따라 계속 걸으면 옛 삼호교가 나타난다. 현재 이 다리는 보행교로만 사용하고 있다. 다리를 건너면 우리나라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가도가도 끝이 없는 대나무 숲과 길이 나타난다.

태화강 국가정원 알림판 앞에서. 김창윤
태화강 국가정원 알림판 앞에서. ⓒ김창윤
십리대숲길. 김창윤
십리대숲길. ⓒ김창윤

태화강 국가정원은 1급수 생태하천 태화강을 끼고 있는 친환경 생태공원이다. 시간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울산 시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관광요지이다. 울산광역시 중구와 남구에 걸쳐 있고, 총면적 835,452㎡의 하천 부지에 조성되어 있다. 생태, 대나무, 계절, 수생, 참여, 무궁화 등 6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십리대나무 숲길을 따라 한참을 걷다 보면 아침에 지나쳐 걸었던 길이 강 건너편에 보이는데 내심 바로 앞 다리를 건너면 이곳으로 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파랑길은 왜 왕복 6㎞이상을 돌아가게 만들었을까? 의문이 앞서지만 태화강의 속살을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기 위한 해파랑길 운영자의 배려라 생각하고 발길을 재촉한다.

태화강 국가정원 안내 센터를 지나면 본격적인 정원이 나온다. 길 양쪽에 빛바랜 억새가 하얀손을 흔들며 우리 둘을 반겨주고 있다. 대나무 숲길을 걸을 때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대나무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무척 정겹다.

십리대밭교를 지나 ‘태화루’를 향해 발길을 옮긴다. 태화루는 고려 성종이 울산에 행차했을 때 이곳에서 잔치를 열었을 정도로 유명한 누각이었다고 한다. 태화루의 기원은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이 창건한 태화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태화루는 조선시대에 2번 고쳤다는데, 그때마다 당대 최고 학자였던 권근과 서거정이 기문을 썼을 정도로 명성이 있었다. 서거정은 “경치가 내가 전에 보았던 누대들과 엇비슷한데, 앞이 멀리까지 넓게 트인 것은 이곳 태화루가 오히려 더 좋다”라고 했다. 주로 공무를 처리하거나 경치를 감상하는 장소 등으로 활용되었으나 임진왜란 전후에 사라졌다. 이후 2014년 국내 모 정유업체에서 건립비를 지원하여 새롭게 지은 곳으로 2층 전망대를 올라가면 태화강을 조망할 수 있다.

울산교, 번영교를 지나 내황교를 향해 쭉 뻗은 산책길을 걷는다. 내황교 밑에 도착하면 계단을 따라 수직 위로 올라가 내황교를 건너간다. 억새 사이로 난 산책길은 걷는 이와 자전거를 탄 이들이 조화롭게 억새와 어울린다.

억새 산책길을 지나면 아산로가 나오는데 이 길은 정주영 회장이 도로를 개설하여 국가에 헌납했다고 한다.

아산로는 1975년 당시 건설부에 의해 도시계획도로로 고시되었으나 현대자동차가 이 도로부지 일부가 포함된 산업기지 개발구역 안에 포함되어 울산시와 경상남도, 현대자동차의 의견 충돌로 공사는 지지부진했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도로 노선을 변경하고, 현대자동차 이외 도로 부지까지 현대측에서 공사를 완료한 후 울산시에 기부채납 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1994년 10월에 착공한 후 1996년 12월 28일에 준공 개통되었다고 한다. 이후 2001년 6월에 울산시에서는 이 도로의 명칭을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호를 따 ‘아산로’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 길은 현대자동차, 제철, 모비스 등 현대 그룹의 자회사가 많다. 때문에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직원과 라이더들이 많이 이용하는 도로도 잘 알려지고 있다. 아산로 초입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난 뒤 다시 발길을 옮겼다. 길은 직선 도로로 계속 이어지고 저 멀리 울산대교가 한눈에 들어오고 자동차를 수출하기 위하여 대기하고 있는 차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자동차를 수출하기 위한 크루즈급 배에 차량을 선적하느라 바쁘다. 여기서 차량을 선적하여 수출국에 하역하고, 전 세계에 대한민국 차들이 힘차게 달린다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하다.

자동차 수출 물류 기지와 울산대교를 등지고 잠시 걷다 보니 염포 삼거리를 오른쪽으로 돌아서 염포산 입구가 나온다. 염포산 입구는 7코스의 종착지점이자 8코스의 시작점이다.

인증 스탬프를 찍고 계속해서 8코스로 출발한다. 다시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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