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7-12 17:58 (금)
제주도가 3억 들여 조성한 도로 ... 그런데 이게 무슨 도로라고?
제주도가 3억 들여 조성한 도로 ... 그런데 이게 무슨 도로라고?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6.12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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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연동 등에 제주 최초 보행자 우선도로 구축돼
이름만 보행자 우선 ... 안내표시 및 관련시설 전무
도로 곳곳에 주차, 가로등 부족, 쓰레기 투기도 상당
제주도가 지난 1월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 고시한 제주시 연동의 제원4길.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됐음에도 관련 안내판 등을 찾아보기 힘들뿐더러, 차량들이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주차돼 보행자의 이동을 방해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제주도가 지난 1월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 고시한 제주시 연동의 제원4길.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됐음에도 관련 안내판 등을 찾아보기 힘들뿐더러, 차량들이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주차돼 보행자의 이동을 방해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가 3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제주시 연동과 한림읍 등에 '보행자 우선도로'를 조성했지만,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불편한 도로의 모습을 보이면서 실효성에서 의구심을 받고 있다. 

보행자우선도로는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 제17조의2에 따라 차도와 보도가 분리되지 않은 도로에서 사람이 차량에 우선하도록 지정된 도로를 말한다.

제주도는 앞서 올해 1월 제주시 연동 제원아파트 인근과 한림읍 한림여중 인근 도로 등 모두 5개 도로를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 고시한 바 있다. 골목길 보행 안전과 상권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한 제주 최초의 보행자 우선도로 지정이었다. 

제원아파트의 경우는 신광로 4길 440m, 제원 2길 440m, 제원4길 250m 등이다. 한림여중은 문교길 120m와 한림남2길 182m 구간이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됐다. 

이 보행자 우선도로 지정 및 구축에는 특별교부세 국비 1억5000만원을 포함해 모두 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하지만 지정 이후 5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 보행자 우선도로와 관련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모습이 노출되고 있다. 

<미디어제주>가 제원2길과 제원4길 등의 현장을 방문해본 결과, 해당 도로에는 현재 다른 도로와는 달리 인도 블럭 패턴으로 페인트가 칠해져 있지만, 이외에 해당 도로가 보행자 우선도로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그 어떤 표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보행자 우선도로'임을 나타내는 표시판은 물론 도로 바닥 표식 등도 전무했다. 

제주도가 지난 1월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 고시한 제주시 연동의 제원2길.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됐음에도 관련 안내판 등을 찾아보기 힘들고, 차량들이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주차돼 보행자의 이동 역시 방해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제주도가 지난 1월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 고시한 제주시 연동의 제원2길.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됐음에도 관련 안내판 등을 찾아보기 힘들고, 차량들이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주차돼 보행자의 이동 역시 방해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 제17조의3에 따르면 보행자 우선도로에는 안전표지 및 안내표지, 속도저감시설, 보행 친화적 도로포장, 그 밖에 주차 및 정차 억제 시설과 장애인 안전시설, 조경시설, 편의시설, 조명시설 등이 설치돼야 한다. 

하지만 제주의 보행자 우선도로에선 '보행 친화적 도로포장' 이외에 대부분의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로 '보행자 우선도로'로 불리고 있는 실정인 샘이다. 

이 때문에 보행자는 물론 이 도로에 진입하는 운전자들도 해당 도로가 '보행자 우선도로'라는 것을 알기 힘든 상황이다. 

더군다나 해당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30km 이하로 설정돼 있지만, 이를 알 수 있는 표지판은 제원2길과 제원4길에 각각 1개가 전봇대 등에 달려 있을 뿐이었다. 

또한 해당 도로는 양방향 통행이 이뤄지는 도로이지만, 제한속도를 알려주는 표지판은 한쪽 방향에서만 확인할 수 있어, 일부 차량들은 해당 도로가 보행자 우선도로인 것은 물론 해당 도로의 제한속도도 제대로 인식하기 힘들다. 이 도로에 진입하는 운전자들에게 주의를 요구하는 표시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제주도가 지난 1월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 고시한 제주시 연동의 제원2길. 보행자 우선도로임을 나타내는 안내판 등을 찾아볼 수 없고, 도로를 따라 주차까지 이어져 있다. 이외에 클린하우스 주변으로 쓰레기들이 버려지면서 미관도 헤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제주도가 지난 1월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 고시한 제주시 연동의 제원2길. 보행자 우선도로임을 나타내는 안내판 등을 찾아볼 수 없고, 도로를 따라 주차까지 이어져 있다. 이외에 클린하우스 주변으로 쓰레기들이 버려지면서 미관도 해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이 '보행자 우선도로'는 운전자만이 아니라 보행자들에게도 상당히 불친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해당 도로가 보행자 우선도로라는 것을 인지할 수 없다는 점은 보행자들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아울러 보행자 우선도로에 주차 및 정차 억제 시설이 설치돼 있어야 하지만, 이와 같은 시설이 부족해 도로의 상당부분에서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일반 이면도로에서 볼 수 있는 갓길주차가 이어져 있다. 일부 구간에선 이와 같은 주차 차량으로 인해 인도 블럭 패턴 형태의 페인트도 칠하다 만 상태로 남아 있다. 

이외에 관련 법에 명시된 속도저감시설 등과 관련해 방지턱 등도 사실상 없는 상태였다. 

보행자 우선도로에는 조명시설 등도 설치돼야 하지만, 해당 도로에선 이 조명시설도 매우 부족한 형국이다. 제원4길의 경우는 250m 구간 전체에 가로등이 단 3개에 불과했다. 제원2길의 경우 가로등이 비교적 많이 설치돼 있지만, 이 가로등이 제원2길의 양 끝단에 집중돼 있고, 도로의 중간 약 150m 구간에서 가로등이 단 하나도 설치돼 있지 않아 야간에 상당히 어두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외에 도로 곳곳에 쓰레기 역시 상당히 많이 버려져 있어 미관을 해치고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제원2길의 경우는 도로 곳곳에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것은 물론, 도로의 끝에 설치된 클린하우스 주변에도 쓰레기가 도로 위로 버려져 있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결과적으론 3억원이나 투입했지만 페인트만 새로 칠해졌을 뿐, 기존의 다른 도로와는 다른 점을 없는 도로로 남아 있는 꼴이 되고 있다. 

제주도가 지난 1월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 고시한 제주시 연동의 제원4길. 도로 곳곳에서 쓰레기가 상당히 많이 버려져 있는 모습이 노출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제주도가 지난 1월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 고시한 제주시 연동의 제원4길. 도로 곳곳에서 쓰레기가 상당히 많이 버려져 있는 모습이 노출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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