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기본계획 고시를 앞두고 있는 제주 제2공항이 지금까지의 절차에서 갖은 문제점과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기 때문에, 기본계획 고시 절차를 중단하고 사업의 타당성 여부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11일 국회의서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진보당 윤종오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 제2공항이 절차적으로 문제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먼저 사업비 문제를 언급했다. 제주 제2공항의 경우 2023년 기본계획에서 제시된 제2공항 총사업비는 6조8900억원으로 2016년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 4조7800억보다 44%나 늘어난 수준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가사업이 예비타당성보다 15% 이상 증액되면 타당성 재조사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이 증액률에서 지가와 물가 상승분은 제외해야 한다. 

제2공항의 경우는 지가와 물가상승률 등을 제외하고 사업비 증가률이 15%를 넘지 않으며, 이에 따라 타당성 재조사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제2공항 반대 측은 이에 대해 "실상을 호도하는 거짓 변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비상도민회는 제2공항과 관련해 "예비타당성 당시에는 국제선 전부와 국내선 50%를 제2공항에 배정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기본계획에서는 국내선 50%로 변경했고, 부지면적도 763만㎡에서 550만㎡로 축소됐다"며 "반면에 사업비는 지가·물가상승분을 제외하고도 12% 가량 늘어났다. 규모의 축소를 반영하면 적어도 20% 이상 늘어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사업비 증가규모에 기존 사업 축소분을 적용하면 제2공항 사업은 타당성 재조사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외에 제2공항과 관련된 다수의 논란을 언급하기도 했다. 먼저 항공수요 문제가 있다. 

이들은 "제주의 항공수요는 10년 가까이 늘지 않고 있다"며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2016년 1580만명 고점을 기록한 이후 코로나 엔데믹 이후에도 1300만명 대에 머물고 있으며, 2023년에는 관광객이 1337만 명으로 2022년보다 3%가 줄었다.향후 인구감소와 고령화, 경제성장률 저하 등 항공수요에 영향을 주는 변수를 고려할 때 제주의 관광객수는 이미 고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지적했다. 

제2공항의 추진 근거였던 항공수요가 앞으로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또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주요 환경전문기관들이 제2공항과 관련해 갖가지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사업의 추진 자체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언급한 점을 꼬집기도 했다. 

이들은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환경전문기관들이 지적했던 것처럼 부지와 주변 지역의 환경에 미칠 치명적인 피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며 한국환경연구원을 비롯한 환경전문기관들은 항공기-조류충돌 위험 예방과 조류서식지 보호 간의 상충, 빗물을 빨아들이는 숨골을 막을 경우 지하수 함량과 재해에 미칠 영향, 법정보호종 등의 보전방안 미흡 등을 들어 제2공항 계획부지가 환경적으로 부적합하다고 적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제2공항 건설이 최근 전지구적인 기후위기 상황에 역행하는 사업임은 물론, 제주도민들과의 약속을 어기는 반민주적 행위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와 국토교통부를 향해 제주 제2공항과 관련된 기본계획 고시 절차를 중단할 것과, 타당성 재조사를 실시할 것, 그리고 제2공항과 관련해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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