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등 기후위기 가속화하는 행위, 한데 모여 더 크게 목소리 낼 것” 다짐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기후 위기, 기후 재난의 시대, 우리들의 아름다운 터전과 삶을 지켜내고 싶습니다!”
제주에 사는 청소년과 청년들이 ‘앞으로 살고 싶은 미래’라는 질문에 답한 내용 중 한 대목이다.
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둔 7일 오후, 한여름 제주를 뜨겁게 달궈온 폭염이 아직 가시지 않은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청소년들의 기타 반주와 노래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과 제주지역 대학생 기후행동이 함께 마련한 ‘907 제주기후정의행진 청청이들의 푸르른 외침’ 문화제 행사였다.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 행동팀의 공연으로 문을 연 이날 문화제는 정근효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 단장의 발언과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청소년 연극 공연, 간바라 미츠키 대학생기후행동 제주지역 회원의 발언에 이어 지구별 키즈 합창 공연, 강현우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 행동팀장의 발언, 선언문 낭독 등 순으로 진행됐다.
버지니아 리 버튼의 동화 ‘작은 집 이야기’ 동화와 그림으로 풀어낸 연극 공연은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녹지 공간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또 대안학교인 보물섬학교 재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강현우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 팀장은 “전쟁이 없고 모두가 평등하며, 모두가 죽을 때가 되면 내가 정말 재미나게, 신나가 지냈던 거 같다고 말할 수 있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나라는 이제 우리가 미래에 살아갈 터전을 부수고 환경을 오염시켜 나라를 발전시키겠다고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최근 기본계획이 고시된 제주 제2공항에 대해서도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는 이유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러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자연을 파괴하고 건물을 세우면 사람들에 오겠느냐. 굳이 돈을 들여 환경이 오염돼 있고 건물이 많은 제주에 오겠느냐. 미래 세대는 무엇으로 먹고 살아가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문화제에 참여한 청소년과 청년들은 ‘청소년, 청년의 푸르른 외침’이라는 제목의 선언문에서 “제가 살고 싶은 세상은 모두가 꽃을 피울 수 있는 희망적인 세상입니다. 모두가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자신이 원하는 꿈에 도달할 수 있고 그 꿈에 대하여 함부로 이야기하지 않는 세상을 바라고 그런 사회를 만들기까지 강한 믿음, 닿을 수 있다는 희망이 존재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자신들의 바람을 전했다.
또 이들은 “푸르렀던 우리 삶의 터전인 제주는 제2공항과 같은 이윤만을 추구하는 난개발로 망가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기후위기가 없는 세상에서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갈 권리에 대해 외치고,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행위에는 한데 모여 더 크게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다짐을 피력했다.